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16(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22. 01:43

소설 대조선16(작성자; 손진길)

 

203710월 미국의 핸더슨 대통령에게 미국항공우주국인 나사의 보고서가 한 장 올라온다. 그 내용이 심히 간단하다; “지난 석 달간 우리 나사의 연구진들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조선이 사용한 소형 핵폭탄과 소형 드론을 개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

핸더슨 대통령이 그 다음 구절을 읽으면서 신음소리를 낸다; “그 결과 드론은 대조선의 경우처럼 정밀타격이 가능하도록 개발에 성공했지만 극소형 핵폭탄 개발에는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그 비결을 별도의 방법으로 알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가 속으로 한탄한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세계 제1의 방위산업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이다. 그런데 대조선이 만든 그 극소형 핵폭탄을 우리가 제조할 수가 없다고 하니, 참으로 문제이다. 그렇다면 대조선의 그 과학자를 납치라도 해야만 한다는 말인가?... “.

나사의 보고서를 먼저 읽어본 사람이 둘이나 있다; 한사람은 안보특보인 칼슨이고 또 한사람은 비서실장인 제임스이다. 그들이 서로 논의한다. 그 내용은 핸더슨 대통령보다 한술 더 뜨고 있는 것이다; “이거, 그냥 두어서는 안되겠어요. 미국의 과학자보다 더 뛰어난 핵공학자가 대조선에 있다고 하니 미국으로 데려옵시다”.

미국의 정보력은 역시 세계 최정상이다. 그들은 벌써 대조선 원자력연구소의 장종성 박사가 비밀리에 극소형의 핵폭탄을 제조한 인물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203711월 중순에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학회에 그를 주제 발표자로 초청하고 있다.

국제원자력학회가 장종성 박사에게 부탁하고 있는 주제발표의 제목은 겉으로 보면, 핵폭탄의 제조와는 관계가 먼 것이다; “원자로를 어떻게 하면 더욱 소형화하고 경량화 할 수가 있는가?”.

그렇지만 그 주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핵폭탄의 원리가 숨어 있다. 그래서 장종성 박사가 중얼거린다; “평화적인 연쇄 핵분열의 장치에서 제어봉만 제거해버리면 곧바로 핵폭탄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이거 국제원자력학회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이 내가 극소형 핵폭탄의 원리를 발견한 과학자라는 사실을 벌써 알고 있는 것이야이거 어떻게 한다?... “.

그렇게 판단한 장종성 박사가 정중하게 국제원자력학회에 사양의 뜻을 밝힌다; “저는 한국원자력학회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번의 기회는 제가 아니라 현재 학회장을 맡고 있는 신용성 박사에게 주어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렇게 조치해주시기를 바라면서 저는 사양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장종성 박사의 이멜을 받아본 국제원자력학회의 총무인 토빈이 낭패한 표정이다. 그가 급히 모처에 전화를 내고 있다; “장종성 박사가 정중하게 거절의 의사를 밝히고 있어요. 이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그 말을 듣자 상대방이 신중하게 답변한다; “상부에 보고 드리고 따로 지시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한시간만 기다려 주세요”. 정말 의사결정이 빠르다. 미국의 정보력과 공작이 대단한 것이다. 그 결과 토빈 총무가 다시 초청장을 작성하여 장종성 박사에게 이멜로 보낸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국제원자력학회에서는 대조선에서 두 분의 고명한 과학자를 모시고자 합니다. 신용성 학회장에게는 그분의 전공분야인 노심설계분야의 주제발표를 맡기고 장박사님께는 전번의 주제를 그대로 맡기고자 합니다. 간곡하게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주제발표자에게는 여행경비 일체를 저희 학회에서 부담할 예정입니다”.

그러한 내용의 이멜을 받아본 장종성 박사가 고민한다. 그가 내심 중얼거린다; “집요한 놈들이다. 내가 발견한 그 극소형 핵폭탄의 원리를 그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이야. 그래서 학회를 빙자하여 그 원리를 얻고자 하는 것이지. 이거 어떻게 한다. 나 혼자서는 대처할 방도가 없구만… “.

장종성 박사가 핸드폰으로 급히 조카인 허영수에게 말한다; “영수야, 미국 쪽에서 내가 극소형 핵폭탄의 원리를 개발한 것을 알고서 나를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학회에 초청하고 있어. 그들이 자체개발에 실패하자 나를 다른 명분으로 미국에 불러들이고자 하는 술책이야. 이거 어떻게 하지?... “.

그날 밤 허영수의 요청으로 박상규의 사무실에서 장후재가 자리를 함께한다. 3사람이 머리를 맞대고서 논의한다. 그 자리에서 허영수가 먼저 제안한다; “장종성 박사를 미국에 보내지 아니했으면 좋겠는데좋은 방법이 없을까?... “.

그러자 장후재가 머리를 긁으면서 말한다; “하나의 방법이 있기는 한데 그것이 좀 과격해서 말이야… “. 박상규와 허영수가 궁금하여 급히 묻는다; “무슨 방법이기에 그러냐?... ”.

장후재가 먼저 다음과 같이 허영수에게 물어본다; “내가 알기로는 영수 너의 외삼촌 장박사가 독신주의자인데 그것이 사실이냐?”. 허영수가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장후재가 말한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아주 신분세탁을 하지 그래. 손톱만 조금 남기고 말이야… “.

그 말을 허영수가 알아 들었다. 그래서 그가 말한다; “그래, 그 방법이 있구만.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미국에 가서 실종이 되는 것보다는 낫겠지알겠어, 내가 그렇게 추진하도록 하지. 이것은 우리 가족들에게도 비밀이야. 그러니 두 사람은 입을 꾸욱 다물도록, 알겠지?... “.

박상규는 장후재와 허영수가 저희들끼리 무언가 뜻을 통하고는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눈치이다. 그것을 보고서 장후재가 말한다; “며칠 후 쇼킹한 뉴스가 사회면에 한 줄 나올 것이니 그것을 보고서 그냥 짐작만 하고 있으라고그리고 우리는 관심을 끄는 것이 장박사님을 도와주는 것이야그렇지 않으면 우리까지 위험하게 되지… “.

며칠 후에 사회면에 뉴스가 하나 올라온다. 인터넷으로 그것을 확인한 박상규가 혼자서 씁쓸하게 쓴 미소를 짓는다. 그 기사의 내용이 다음과 같다; “저명한 핵공학자 장종성 박사가 교통사고로 별세하다. 그가 타고 있던 차가 낭떠러지에 떨어져서 전소하는 바람에 시신이 거의 타버린 상태이다. 다만 남아 있는 손톱에서 유전자 검색을 한 결과 장종성 박사임이 틀림없다고 국과수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이 두 장 뉴스와 더불어 올라오고 있다; 하나는, 허영수의 모친이 남동생의 죽음을 슬퍼하여 오열하고 있는 사진이다. 또 하나는,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져서 타버린 장종성 박사의 자가용이다.

갑작스러운 사고소식을 접하자 국제원자력학회보다는 서울에 나와 있는 미국의 정보요원들이 더 바쁘다. 그들이 국과수까지 찾아가서 확인작업을 한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어서 본국에 보고한다; “다행히 불에 탄 시신에서 일부 남아 있는 손톱 샘플을 채취하여 본인임을 확인한 후 완전히 화장을 하였음. 무리한 빗길운전으로 낭떠러지에 떨어져 사망한 것이 확실함”.

미국정보부에서는 입맛만 다시고 있다. 그리고 나사에서는 쉽게 극소형 핵폭탄을 제조한 기술을 획득하는데 실패하자 100명이 넘는 전문직원을 독촉하면서 자체 개발에 계속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2037년이 다 가도록 그 비결을 찾지를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당한 성과가 있다. 핵폭탄을 10킬로 그램의 무게까지 줄이는 데는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그 정도이면 손가방에 넣어서 운반할 수가 있는 규모이다. 그래서 미국이 긴장한다. 그 기술이 새어 나가게 되면 테러리스트들이 자살 핵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기술은 극비 중의 극비로 2038년부터 미국에서 분류가 되고 있다.

미국이 대조선의 극소형 핵폭탄 제조기술을 빼내는데 실패하자 이제는 윤창윤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하여 공작에 나선다. 그들은 2040년 봄에 정식으로 대조선 연방의회가 다시 구성되고 연방대통령을 간선으로 뽑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때 대조선의 제1야당을 움직여서 윤창윤 대통령의 연임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정부의 수상을 맡고 있는 이토에게 접근한다. 미국의 재무장관인 윌리엄이 동경에서 20383월에 개최가 된 국제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김에 이토 수상을 예방한다. 그 자리에서 두사람이 밀담을 나눈다.

윌리엄 장관이 말문을 연다. 그는 최신형 동시 통번역기를 이용하고 있다; “저희 핸더슨 대통령께서는 대조선의 윤창윤 대통령이 너무 전쟁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평화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이토 수상과 같은 분이 차기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이토 수상의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그는 너무 좋아서 표정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즉시 답변한다; “미국 대통령께서 저를 지지하여 주신다고 하면 제가 한번 이제부터 지지세력을 규합해보겠습니다. 핸더슨 대통령에게 저의 감사의 뜻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때부터 대조선 연방의회에서 일본계 의원 100명의 행동이 수상하다. 그들이 별도의 교섭단체를 만들어 제1야당이 되면서 사사건건 여당인 한민족당의 정책에 시비를 걸고 나온다.

한민족당은 본래 남북한을 합쳐서 연방의원이 80명이다. 그러나 만주와 연해주 출신 연방의원 130명이 추가로 가입했다. 그들은 그 옛날 고구려가 자신들의 나라였기에 한민족당에 새로이 가입한 것이다. 그래서 윤창윤 대통령의 한민족당이 의석 210석으로서 명실공히 제1당이다.

기타 2개의 교섭단체가 있다; 하나는, 시베리아공영권, 몽골공영권, 일본북부공영권, 내몽고공영권, 위구르공영권 등 기존 5개 극동공영권 출신 연방의원 90명이 만든 극동회이다.

또 하나는, 새로 생긴 운남공영권과 티베트공영권인데 그들의 의석이 50개나 된다. 그들의 교섭단체의 이름이 남서회이다. 그래서 전체의석이 450석인데 그로 미루어 보면 대조선의 인구가 약 45천만명이다. 인구 100만명에 연방의원 한 명을 선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토 수상이 2038년 봄부터 2039년 가을까지 16개월간 아무리 노력해도 지지의원의 수가 110명을 넘어서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2040년초에 있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토 수상이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거 어떻게 한다?... 윤창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나보다 2배나 되니 낭패이다. 미국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하는 도리밖에 없겠구만… “.

이토 수상이 미국의 재무장관인 윌리엄에게 은밀하게 전화를 낸다; “오래간만입니다. 내가 1년반이나 노력했지만 역시 의석수에 있어서 도저히 윤창윤 대통령을 이길 수가 없어요. 저는 그만 포기를 할까 합니다만… “.

윌리엄 장관은 이토 수상이 말꼬리를 흐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공을 이제는 미국측으로 넘기고자 하는 심산인 것을 눈치채고 있다. 그래서 그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면, 윤 대통령만 아니면 이토 수상이 연방대통령으로 유력하다는 말씀이군요. 알겠습니다. 아마 한두 달 내로 긍정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입니다… “.

그 말을 듣자 이토 수상이 다시 희망을 가진다. 그리고 그는 미국 쪽에서 어떠한 사태변화를 몰고올 것인지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그것이 두가지의 공작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가, 윤창윤 대통령이 러시아 공산당 및 중국 공산당에게 너무 유착이 되어 있다는 비난공세이다. 미국측에서 갑자기 그러한 이슈를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는, 굉장히 비극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스스로 비밀결사 자유수호당 소속이라고 주장하는 청년 고창범이 윤창윤 대통령을 저격하였기 때문이다. 오래간만에 서울을 다시 방문하는 러시아 연방대통령 페테르친을 맞이하기 위하여 윤 대통령이 궁을 나서자 얼마 되지 아니하여 빌딩에서 저격범이 총질을 한 것이다.

그런데 범인을 잡고 보니 그가 사용하고 있는 저격용 총이 특이하다. 과거 러시아의 저격수들이 사용하던 것이다. 다행히 윤 대통령의 차에 가장 최신의 강력한 방탄유리가 장착이 되어 있어서 암살을 당하지는 아니했다. 하지만 신기술로 만든 그 최신형 방탄유리창이 아니었다고 하면 그대로 비명횡사를 하고 말았을 것이다.

대조선의 정보부에서는 저격범 고창범에 대하여 상세하게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배후를 일체 자백하지 않는다. 단독범이며 자신은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에게 너무나 관대한 자이며 친북성향이 강한 인사이기 때문에 자유 자본주의 국가인 대조선의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활동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은 자유자본주의를 살리기 위하여 한 몸 희생한 것이므로 열사이며 의사라고 강변하고 있다.

정부부에서는 그 저격용 총기의 구입경로를 캐묻고 필사적으로 추적하고 있지만 오리무중이다. 분명히 제조원은 러시아인데 자유자본주의의 수호자라고 자처하는 저격수 고창범이 그것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전혀 그림이 어울리지 아니하고 있는 것이다.

그날의 위기를 면한 윤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반대측면에서 추론하고 있다; “미국의 사주를 받은 암살 저격범이라고 한다면 미제가 아니라 러시아제를 사용하는 것이 말이 된다. 고창범의 배후를 밝힐 수 없다고 하는 것이 그 뒤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막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 “.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 아쉽지만 역사적인 미제사건으로 남게 된다. 하기야 그러한 미제사건이 한둘이 아니다. 그만큼 인류의 현대사에는 미스테리가 많다. 그 배후가 도대체 누구일까?...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