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1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20. 06:19

소설 대조선14(작성자; 손진길)

 

5. 러시아와 미국으로부터 오는 도전들

 

203731일은 대조선과 중국 사이에 평화협정이 체결된 날이다. 역사적인 그날 밤에 무역회사의 부장인 박상규의 사무실에서 장후재허영수가 만나고 있다. 그들 3사람이 그동안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 정보교환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날 그 방의 주인인 박상규가 친구 허영수에게 먼저 묻는다; “영수야, 너의 외삼촌이신 장종성 박사님의 연구에는 진전이 있는가? 그 어른은 한번 연구에 몰두하면 일체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아니하고 있는 모양이지그동안 내가 세번이나 방문했지만 얼굴도 못 보고 돌아왔거든... ”.

그 말을 듣자 허영수가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 나도 그런 대접을 받고 있으니까!...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내가 외삼촌의 연구성과에 대해서는 귀신같이 알고 있으니까내가 외삼촌에게 꼭 필요한 다른 전문가를 한사람 소개해주었거든… “.

그 다음에 허영수가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다;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간 모양이야. 드론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폭탄은 성공적으로 제조했지... 그래서 사실은 비밀리에 폭발시험을 해보고 계시지.. “.

성격이 급한 박상규가 얼른 물어본다; “어디에서 시험하고 있는데? 그리고 드론 제작자는 어떻게 구했어?... “. 허영수가 간단하게 대답한다; “아주 소형 핵폭탄이지만 그 폭발력이 대단한 모양이야. 그래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폐광 깊숙이 드론을 날아들게 하여 시험하고 있지. 그리고… “.

허영수가 갑자기 말꼬리를 흐리고 있다. 그러더니 다음과 같이 말하고 그만둔다; “드론의 제작과 비행에 있어서는 전문가인 예비군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지. 그 정도만 알고 있어. 궁금하겠지만, 나중에 모든 작전이 성공하게 되면 내가 자세하게 말해 주겠네… ”.

사실은 그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충분하다. 장후재박상규가 그것이 어떤 위미인지 벌써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정보부대에서 때로는 정보부에서 일하고 있는 허영수 소령이기에 특수군 부대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꼭 필요한 한사람을 소개했다는 말의 의미도 그것일 것이다.

당장 궁금한 장종성 박사의 연구와 시험에 대한 질의와 답변이 끝나자 이제는 장후재가 두사람에게 말한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지난달 중순에 우리 대조선과 중국이 종전협상에 들어가서 전격적으로 오늘 평화협정에 조인하였기 때문이지. 그러니… “.

잠시 장후재가 두 친구의 얼굴을 살핀 다음에 이어서 말한다; “이제는 중국의 핵무기와 관련된 정보수집은 뒤로 미루도록 하고 그 대신에 우리는 러시아의 핵무기 관련정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해야 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

그 말을 듣자 박상규가 미소를 띄면서 말한다; “그게 말이지,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내가 우연히 무역관계로 일본인 친구를 한사람 사귀었는데 그가 그 방면에 상당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더군. 그 참, 역시 일본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앙숙인가 봐… “.

그 말을 들은 장후재와 허영수가 고개를 끄떡인다. 그들 3사람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첫째로, 일본과 러시아는 20세기초인 1904년에 서로 조선을 식민지로 차지하고자 전쟁을 했다. 그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제국이 1905년 양국 사이에 있는 북쪽의 섬들을 전리품으로 차지하고 말았다. 그 섬들은 러시아가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부동항으로서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일본으로서도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완충지대로서 그 북쪽의 열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둘째로, 그러다가 19458월초에 일본제국이 미국과의 태평양전쟁에서 패배가 거의 확실해지자 그때서야 뒤늦게 참전한 소련이 재빨리 그 북쪽의 섬들을 다시 차지하고 말았다. 그후 양국 사이에 그 섬들을 둘러싸고서 영토분쟁이 계속된 것이다.

셋째로, 그런데 소련의 뒤를 이은 러시아가 여전히 세계 제2의 핵 강대국이다. 한편, 승전국인 미국에 의하여 평화헌법의 유지를 계속 강요당하고 있는 일본은 핵무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자구책으로 세계 제1의 핵 강대국인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은 물론 일본의 남쪽 열도의 중심인 오키나와에 미군의 주둔이 계속 필요했던 것이다.

세계 제2차대전의 전범국가인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의 도움으로 소련과 그 뒤를 이은 러시아의 핵위협에서 그나마 생존하고 있다. 그러한 처지이기에 그들은 평소에 첩보작전을 통하여 독자적으로 러시아의 핵폭탄과 그 보관 및 발사시설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항상 수집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러시아의 핵정보를 은밀하게 최신의 것으로 계속 업데이트하여 보유하고 있다. 만약의 경우에는 일본이 자체 핵무장을 하고서 러시아의 핵시설에 대한 최신정보를 활용하여 정밀타격을 가할 생각이다.

그런데 대조선 연방정부에서 얻지 못하고 있는 그 러시아 핵관련 최신정보를 일본에서 구할 수가 있다는 것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일까?... ‘, 그 점을 곰곰이 생각하던 장후재의 인상이 갑자기 찌그러지고 있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오래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장차장의 감이 중요한 무엇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기자로서의 촉이 발동되자 장후재가 논리적으로 추론하기를 시작한다; “이제는 일본이 대조선의 일부가 되어 있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 그들이 자체적으로 수집한 그 최고급 군사정보를 대조선 연방정부에 넘겨주는 것이 옳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그렇게 하지 아니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

그 점을 추론한 장후재가 신음소리를 내면서 두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일본이 현재 우리 대조선의 일부이고 일본 열도에서는 100명이나 되는 연방의원을 선출하여 대조선의 연방의회에 보내고 있다. 그리고… “.

장후재가 이제는 한숨을 쉬면서 계속 말한다; “더구나 일본의 자위대가 전부 대조선 연방의 군대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가 군사적인 기밀을 대조선 연방정부에 넘겨주지 아니하고 그들이 따로 보관하고 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가?... “.

 그 말을 듣자 박상규와 허영수가 중요한 사실을 하나씩 깨닫고 있다. 그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일본이 진심으로 대조선의 일원으로서 영구히 함께 가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언제라도 때가 되면 대조선을 탈퇴하여 딴 살림을 채릴 준비를 하고자 하는 것이겠지거참, 그렇다면 대조선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신기루와 같은 것인가? 아니면, 깨어지기 쉬운 유리 찻잔과 같은 것인가?... “.

  장후재는 두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벌써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생각에 오래 머물 수가 없다. 그보다 시급한 일이 눈앞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후재가 말한다; “지금은 그것을 덮어두고 러시아의 핵정보가 필요하지. 그래 상규야,  그 일본인 친구에게서 얻은 정보가 어떤 것이냐?... “.

박상규가 얼른 대답한다; “역시 일본인은 기록을 잘하는 민족이야. 그래서 그런지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에 있어서도 일가견이 있어. 더구나 각종 취미활동을 하는 매니아들이 여러가지 동호회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해. 그래서 핵 매니아인 그 일본인 친구가 엄청난 정보를 보유하고 있더군. 내가 찍어온 사진을 한번 보여주지… “.

박상규의 핸드폰에서 두사람이 러시아의 핵정보를 사진으로 살펴본다. 그 가운데에는 일본정부가 비밀리에 보관하고 있는 정보들도 들어있다. 그것을 보고서 장후재가 질문한다; “그들이 어떻게 일본정부의 비밀자료까지 수집하고 있지?... 일본정부가 그렇게 허술한가?... “.

그 말을 듣자 박상규가 대답한다; “나도 그 점이 궁금하여 그 친구에게 따져 물었지. 그랬더니 그 친구의 대답이 걸작이야. 그들은 해커들인데 서로 전문분야가 있다고 하더군. 그래서 일본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핵정보를 해킹하는 친구, 아예 영어나 러시아어를 습득하여 그들의 핵정보를 빼어내는 자들, 그렇게 구분이 되어 있다는 거야… “.

쉽게 믿을 수가 없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일단은 진짜 정보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장후재가 말한다; “상규야, 미안하지만 너의 핸드폰의 사진들을 나에게 전송해다오. 내가 한번 연방정부의 전문담당관들의 협조를 얻어서 정보의 진위여부를 확인해볼 테니까… “.

장후재가 연방의원인 친형 장선재의 도움을 받아서 연방정보부의 비밀실에서 그 사진들의 가치를 확인한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99%의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러시아의 핵무기의 보유장소와 그 발사체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를 얻게 된다.

그와 같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느닷없이 그해 5월초가 되자 선전포고도 없이 러시아의 핵공격이 대조선에게 이루어지고 만다. 한발은 나진지구에 떨어진다. 그리고 또 한발이 홋카이도에 떨어진다.

그와 동시에 러시아로부터 다음과 같은 성명이 발표된다; “한반도공동체가 전쟁을 쳐서 일본을 집어삼키더니 이제는 중국의 많은 영토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대조선이라고 하는 거대한 나라를 만들고 있다. 이는 극동에서 유일한 패권국이 되고자 하는 작태이다... “.

그 다음에 뒤늦게 다음과 같은 선전포고가 나타나고 있다; “유라시아에 걸쳐 있는 우리 러시아는 이를 좌시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선제공격을 가하여 이제 대조선의 팽창야욕을 물리치고자 한다. 빨리 항복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서울과 평양 그리고 동경이 동시에 불바다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한 핵공격을 받은 대조선 연방정부가 이상하게도 차분하다. 즉각적인 반박성명이 일체 없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가 오히려 당황해 한다; “어째서 대조선이 조용하지?... 핵폭탄 2개가 충분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

러시아가 심히 궁금해하고 또한 의아해하고 있는 그때에 엉뚱한 곳에서 그 대답이 들려오고 있다. 러시아 군대의 전시상황실로 급박한 보고가 일시에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발틱함대 사령부입니다. 지금 수많은 가미가제 폭격기에 의하여 핵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거의 전멸 상태입니다… “.

여기는 크레믈린 궁입니다. 수많은 자살비행체의 등장으로 핵공격을 받았습니다. 정부요인들이 거의 몰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여기는 블라디보스톡의 극동함대 사령부입니다. 수많은 드론의 공격으로 회복불능의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핵폭탄이 투하된 것으로 보입니다… “.

크레믈린 궁에 설치가 되어 있던 전시상황실조차 일시에 핵폭발로 날라가 버린다. 그래서 야전에 있는 사령부의 전시상황실로 계속 피해보고가 들어오고 있다. 그 정보를 종합해보니 러시아가 지니고 있는 모든 핵무기와 핵발사체가 완전히 날라가고 있는 것이다.

누가 이 사태를 수습할 수가 있을 것인가?... “. 세계 제2의 핵보유국가인 러시아가 일시에 그러한 패망을 허무하게 맞이할 것이라고 상상한 국가나 군사전문가가 전혀 없다. 그만큼 불가사의한 일이 20375월에 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바로 그때 시베리아공영권의 수상인 페테르친이 다음과 같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제 러시아를 다스릴 수 있는 연방지도자들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므로 러시아 공산당이 통치하던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만 것이다. 따라서 나는 러시아의 각 지방정부에서 새로 의원을 선출하여 연방정부를 민주적으로 수립하기를 권고하는 바이다”.

러시아가 선제공격을 가하고 대조선을 굴복시키고자 획책했으나 그 결과는 전혀 그들이 기대한 것이 아니다. 1917년 러시아혁명이후 100년 이상 계속된 공산당 일당독재체제가 순식간에 끝나고 이제는 민주국가 러시아를 만들자고 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급변하는 시대를 세계의 경찰이라고 하는 미국은 어떻게 바라보고 또한 대응하고자 하는 것일까? 대조선의 연방정부는 그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