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15(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21. 10:35

소설 대조선15(작성자; 손진길)

 

시베리아공영권은 이제 대조선의 영토에 속하고 있다. 그에 따라 러시아인이지만 시베리아공영권의 수상인 페데르친의 성명서는 일종의 권고문 형식이다. 그런데 러시아의 각 지방정부에는 페트르친의 친구들이 여러 명 정계의 지도자로 일하고 있다.

한때 페테르친이 러시아의 유능한 정치인이었기에 그의 친구들이 지방정부의 리더로 많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페테르친의 성명서가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그들 가운데 일부가 대조선의 지방정부가 되어 있는 시베리아공영권의 수상인 페테르친을 찾아오고 있다. 그들의 방문목적이 무엇일까? 페테르친은 그들이 자신을 만나기 위하여 먼 길을 왔기에 따뜻하게 맞이한다. 서로 반갑게 인사가 끝나자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기를 시작한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페테르친, 우리 러시아의 군사력이 절단이 나고 말았어. 게다가 크레믈린에 모여 있던 연방의 지도자들이 모두 죽고 말았지... 이제는 자네의 권고 그대로 각 지방정부에서 연방의원을 선출하여 러시아연방을 민주적으로 재건하도록 해야 하네. 그러니 자네가 우리들을 좀 도와 주기 바라네… “.  

그들의 간곡한 요청에 대하여 페테르친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여보게들, 자네들의 답답한 심정은 내가 잘 알겠지만 나는 이제 대조선의 지방정부의 수상이야. 그러니 러시아연방이나 지방정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그런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

그 말을 듣자 평소 페테르친의 절친인 차이스키가 말한다; “자네가 대조선의 지방정부 수상이기에 우리를 도와줄 수가 있어... 이제 우리 러시아는 빨리 대조선과 종전을 해야만 하네. 그리고 대조선의 도움을 받아서 평화와 안정을 되찾아야만 하는 거야. 그 일에 자네가 나서주면 고맙겠네… “.

페테르친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묻는다; “차이스키, 그 일은 지방정부의 수상들인 자네들이 나서서 대조선 연방정부와 협상하면 되지 않는가?... 그런데 내가 무슨 도움이 되는 거지?... “.

그 말을 듣자 차이스키가 답답한 듯이 말한다; “페테르친, 자네 우리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괜히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구만이번 전쟁에서 대조선은 러시아의 군 주둔지와 크레믈린만 정밀타격을 했어. 그와 달리 핵무기로 선제공격을 한 러시아에 의하여 대조선의 나진과 홋카이도가 불바다가 되고 말았지. 그러니 그 손익계산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

페테르친이 잘 알겠다는 듯이 대답한다; “그야, 핵무기를 투하하여 두개의 도시를 박살낸 다음에 선전포고를 한 러시아에 대하여 전쟁에서 승리한 대조선이 배상청구를 하겠지군부대에 대한 정밀타격과 대도시에 대한 무차별 핵투하는 전혀 그 피해양상이 다른 법이니까!… “.

그 말을 들은 차이스키가 말한다; “그래서 우리 러시아는 대조선의 요구조건이 무엇이 될지 몹시도 궁금해. 만약에 대조선이 지상에서 러시아의 소멸을 원한다고 말해도 지금의 러시아로서는 대항할 수가 없어. 그러니 페테르친, 자네가 러시아 출신이니 조국을 좀 구해주게. 우리가 부탁하는 바이네… “.

그 말이 끝나자 모두가 페테르친을 향하여 머리를 숙인다. 그 모습을 보고서 페테르친이 속으로 생각한다; “, 이거 참, 러시아의 존망여부가 이제 대조선에게 달려 있구만... 러시아가 괜히 핵 강대국이라고 으시대면서 대조선에게 선제공격을 했다가 그만 자멸의 수순을 밟고 있군. 이것 어떻게 한다?... “.

하지만 역시 러시아출신인 페테르친의 결론은 이미 그의 마음속에 정해져 있다. 그래서 그가 다음과 같이 친구들에게 말한다; “잘 알겠네. 그렇다면 내가 별로 힘은 없지만 대조선의 윤창윤 연방대통령을 만나 뵙고서 자비로운 처결을 요청하겠네. 그러니 돌아들 가있게나… “.

20375월말이 되도록 대조선 연방정부의 장관들과 대통령궁의 보좌진들이 패망한 러시아의 뒷처리를 두고서 갑론을박을 계속하고 있다. 연방의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강경파들이 주장하고 있다; “차제에 러시아를 없애 버려야 합니다. 자원이 많은 북극의 곰이 언제 다시 일어나서 우리 대조선을 공격할지 모릅니다”.

반면에 온건파들은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러시아의 핵무기와 연방지도자들을 우리가 징벌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용서하는 대신에 전쟁배상금만 받으면 됩니다.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게 되면 우리 대조선의 이미지가 전세계적으로 나빠지게 됩니다. 특히 세계의 경찰이라고 하는 미국이 우리 대조선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래서 윤창윤 대통령이 결심을 미루고 있는데 마침 페테르친 수상이 찾아온다. 인사가 끝나자 그가 말한다; “각하, 저의 친구들이 러시아 지방정부에 상당수 있습니다. 그들이 일부러 저를 방문하여 러시아가 민주국가로 탄생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선처를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왔습니다… “.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이 페테르친 수상을 유심히 쳐다본다. 그러면서 천천히 말한다;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페테르친 수상만 같다고 하면 제가 호의적으로 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그런 인물이 친구 중에 있습니까?... “.

페테르친이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한다; “제 친구들은 모두 저와 뜻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를 차기 러시아 연방대통령으로 내세워도 문제가 없습니다… “.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이 혼자서 잠시 생각을 한 다음에 갑자기 미소를 짓는다.

그 다음에 그가 진중하게 말한다; “그렇다면, 내가 잘 알고 있는 페테르친 수상 당신이 차제에 러시아의 연방대통령을 맡으면 되겠군요. 그렇게 되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페테르친 수상이 깜짝 놀란다. 그래서 황급히 묻는다; “각하, 어째서 저입니까? 저는 극동공영권의 수상이며 대조선의 지방정부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러시아출신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곳의 정치지도자가 아닙니다… “.

윤 대통령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물론 그렇지요. 하지만 대조선의 입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대가 대조선을 떠나서 러시아에서 출마하여 연방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친구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고 동시에 우리 대조선의 지지를 받지 않겠어요? 그러니 장래의 양국관계를 생각하면 페테르친 수상이 적임자이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

놀라운 생각이며 기발한 착상이다. 그 말을 듣자 페테르친 수상이 마음속으로 깨닫는 바가 있다; “대조선이 성장한 것은 윤 대통령의 통찰력과 지혜가 큰 힘이 되고 있구나. 그는 탁월한 인물이다. 어떻게 나를 출마하게 하여 러시아 연방을 우호국으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지?... 이거 조국을 살리기 위해서 내가 결심을 해야 하겠구나… “.

생각은 길었지만 결심은 빠르다. 그래서 그날 페테르친 수상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서 돌아간다; “저는 윤 대통령 각하의 말을 믿고 러시아로 돌아가겠습니다. 시베리아공영권의 수상직은 부수상이 대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

페테르친 수상이 윤 대통령을 똑바로 보고서 확인하듯이 말한다; “이미 말씀하신 그대로 만약 제가 러시아연방의 대통령이 되면 모든 지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전쟁배상금은 어떻게 지불하면 됩니까?... “.

윤 대통령이 담담하게 말한다; “지금 러시아는 재정적으로 우리 대조선에게 배상할 정도로 외환보유고가 넉넉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석유가 우리 대조선에게는 별로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대조선에 인접하고 있는 연해주를 떼어서 주시지요. 그것으로 배상문제가 끝나도록 제가 한번 의견을 모아 보겠습니다… “.

20376월이 되자 페테르친이 대조선에 사표를 내고 러시아로 돌아간다. 그는 그의 고향이 있는 지방정부에서 연방의원에 출마한다. 그가 출마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지금 난국에 처한 러시아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승전국인 대조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교섭의 역할을 제가 맡겠습니다”.

러시아의 국민들은 100년 이상 지속이 된 공상당의 일당독재보다는 이제 정당체계를 형성하고 정책대결을 통하여 민주적으로 연방정부를 구성하고 운영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한 국민들의 열망이 대조선에서 민주적인 수상을 지낸 바가 있는 페테르친에게 모아지고 있다.

그 결과 7월이 되자 페테르친이 러시아연방의 대통령에 당선되고 새로이 정부를 조직한다. 그 다음 그의 첫 방문국이 대조선이다. 그가 윤대통령을 만나서 큰 성과를 얻는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러시아가 전쟁배상금으로 연해주를 대조선에게 준다. 그 대신에 대조선이 러시아연방과 친선을 도모하기 위하여 신기술사용료를 절반으로 줄여준다”.

공동성명으로 그러한 합의가 이루어지자 러시아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찬성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원자탄을 대조선의 도시에 투하하지 아니한 중국에 준 그 혜택을 우리 러시아도 받게 되었으니 잘된 것이야. 그것이면 연해주를 떼어주더라도 별로 손해가 아니지… “.

20378월에 역사적인 대조선과 러시아 사이의 우호협력관계가 성사되자 그때부터 미국의 조야가 비밀리에 대조선 대책을 논의하기에 바쁘다. 그동안 전통적인 우방국이므로 지지를 표명해주었더니 너무나 대조선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서서히 고삐를 조여야만 한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이다.

미국은 그 조상이 대부분 영국에서 건너왔다. 영국인들은 그 옛날에 대영제국을 건설하고 효과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과 미국은 대전략과 음모에 밝다. 그들이 한번 입 밖에 말을 꺼낸다고 하면 그것은 벌써 내부적으로 다각적인 논의를 거치고 확고한 대책을 세운 다음에 상대방에게 말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정치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 핸더슨20379월에 서울로 대조선 연방의 윤창윤 대통령을 방문한다. 공식적인 방문이므로 의전적인 행사가 상당히 요란하다. 그러한 절차를 모두 마친 다음에 양국의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회담에 들어간다.

그 자리에서 핸더슨 대통령이 먼저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대조선은 이미 중국과 러시아에 신기술사용료를 절반으로 삭감해주었어요. 그 혜택을 오랜 우방인 우리 미국에게도 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어요?... “.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좋은 지적이십니다. 제가 연방정부와 의회에 제안하여 한번 의견을 모으도록 해보겠습니다”. 그 다음에 핸더슨 대통령이 말한다; “지금 대조선은 미국 다음으로 큰 나라입니다. 그러니 국제사회와 국제기구에 그 격에 맞는 기부와 헌신이 필요합니다… “.

그 말을 들은 윤 대통령이 다시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한다; “그것도 합리적인 지적입니다.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겠습니다. 달리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 그 말을 듣자 핸더슨 대통령이 정색을 하면서 말한다; “차제에 대조선이 아시아를 맡아서 맹주 노릇을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우리 미국의 짐이 줄어들 것입니다… “.

윤 대통령이 속으로 그 말이 무서운 함정이며 시험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손을 가로 젓는다. 그리고 급히 대답한다; “아닙니다. 우리 대조선은 어디까지나 세계의 경찰인 미국의 지원 하에 주변국의 도전을 물리치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

핸더슨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빤히 보고 있다. 그의 귀에 상대방의 말이 통역을 통하여 들려온다; “감히 어떤 세력권을 형성하거나 지역의 맹주가 되고자 하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어울리지도 아니하거니와 우리 대조선의 성립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듣자 핸더슨은 마음이 넉넉한 늙은이의 웃음을 웃는다. 그리고 말한다; “좋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번 내뱉은 말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책임을 지는 정치인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 미국의 막강한 군대가 세계의 질서를 평화와 번영으로 이끄는데 있어서 대조선 연방이 적극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고서 돌아가겠습니다”.

핸더슨 대통령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내민다. 윤 대통령이 그 손을 마주 잡는다. 그날 회담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양국의 정상은 아주 우호적인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70을 바라보는 두 정상이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러나 그날 회담을 마치고 자신들의 참모를 만나고 있는 두 정상의 생각은 회담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먼저 미국으로 돌아가는 제1호 공군기에서 핸더슨 대통령이 비서실장인 제임스와 안보특보인 칼슨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은근히 표현하고 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윤 대통령은 생각보다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그 속을 알 수가 없는 인물이다. 슬쩍 내가 그의 야망을 떠보았더니 일체 나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는다. 그만큼 영리하게 처신하고 있으니 우리가 조심해야 한다. 돌아가서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도록 하자. 윤 대통령의 힘을 빼는 것이 상책이야… “.

그의 측근인 제임스칼슨이 깊은 생각에 빠진다. 그들이 과연 어떤 계책을 마련하여 핸더슨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인가?... 한편 윤 대통령도 핸더슨 대통령을 떠나 보낸 다음에 측근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의 견해가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