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8(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16. 03:05

소설 대조선8(작성자; 손진길)

 

그때 해군 장교가 한사람 장후재를 방문한다. 절친인 박상규이다. 그는 4년전에 경비함을 타고 있다가 동해상에서 수많은 보트 피플을 목격했다. 당시 일본에서 한국에 몰려들고 있는 보트 피플에 관하여 가장 먼저 장후재 기자에게 제보한 인물이 바로 박상규이다.

박상규는 장후재의 고교동창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이다. 고교시절 박상규가 한번은 자신의 결심을 친구 장후재에게 개인적으로 말한 바가 있다; “후재야, 나는 해군사관학교로 진학하고 싶다”. 그 말을 듣자 장후재는 어리둥절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규야, 너는 공부도 잘하고 성적도 좋다. 충분히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실력이다. 그런데 어째서 해사를 가고자 하는 것이니?... 이유가 무엇인데?... “.

장후재가 궁금하여 물었더니 당시 그의 이유가 확실했다; “후재야, 나는 한국의 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도 알다시피 한국은 세계에서 10번째 내외에 손꼽히는 경제력을 지니고 있다. 이른바 무역대국이지. 그 부가 대부분 해상무역을 통해서 얻어지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

잠시 말을 끊고서 박상규가 장후재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리고 대장부 답게 말한다; “한국의 해군력은 그 바닷길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어. 따라서 만약의 경우에는 우리 한국의 부가 껍데기만 남게 될 수도 있는 거야. 그러니 내가 해사를 졸업하고 해군의 간성이 되어 우리의 해상왕국을 굳건하게 지켜야 하는 거지. 그 옛날 장보고처럼 말이야. 이제 알겠어?... 이게 내가 선택하고 있는 나의 길이야, 멋있지?... 하하하… “.

맞는 말이다. 그래서 장후재가 감탄하면서 그때 박상규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혼자서 생각했다; “그래 박상규는 키도 크고 체격도 우람하지... 녀석,  고려나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분명히 역사에 남는 장군이었을 거야아니 지금도 늦지 않았지한국의 바다를 지키는 오늘날의 장보고나 충무공이 될 수 있고 말고… “.

그런데 그날 박상규 해군 소령이 일부러 친구인 장후재 기자를 본사로 찾아와서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일까?... 그의 말 가운데 장후재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는 대목이 있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장후재가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 박상규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오피스 건물이 많은 곳이라 골목에 맛집이 여럿 있다. 그 가운데 장후재가 자주 가는 순댓국 전문식당이 있다. 식성이 비슷해서 그런지 박상규가 그것을 먹고 싶다고 하여 뜨거운 순댓국을 서로 맛있게 먹고 있다.

그때 식사를 하면서 박상규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후재야, 내가 요즘은 함선을 타면서 곰곰이 생각하고 있어.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때로는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하지. 그래서 한가지 얻은 결론이 있는데 네게 말해줄까?... “.

박상규 역시 고교시절부터 장후재처럼 생각이 깊은 친구이다. 그래서 기대를 가지고 장후재가 고개를 조용히 끄떡이면서 그를 쳐다본다. 그때 정말 중요한 이야기가 나타난다; “후재야, 우리는 한반도를 통일한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리고 북방에는 여러 개의 극동공영권을 가지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의 무역로는 바닷길이 대세이다. 나는 그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

바닷길을 지키는 해군장교가 어째서 이제는 육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는 것일까?... ‘, 장후재는 그것이 궁금하여 귀를 기울인다. 그때 박상규의 설명이 들려온다; “바닷길을 통하여 한국에서 유럽에 상품을 수송하게 되면 빠르면 14일 늦으면 29일이 걸리지. 그런데 유라시아 철도가 연결이 되는 경우에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물류수송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

박삼규가 잠시 장후재의 얼굴을 보더니 말한다; “우리가 그동안 중국이나 러시아의 항구를 이용하여 배로 상품을 보내고 다시 육상운송을 하던 것을 이제는 철도로 곧바로 배송을 하게 되니 그만큼 물류취급비용이 적게 들게 되지. 그것이 상당한 이익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

장후재가 경청하는 것을 보고서 신이 나는지 박삼규가 이어서 말한다; “한반도공동체 정부는 그동안 북한 땅의 부족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인민들을 재교육시키느라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또한 재정을 거의 소비하고 있어. 그러니 이제는 극동공영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우리 한반도공동체가 다시 유라시아 철도를 제대로 연결하여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

그 말을 듣자 장후재가 말한다; “당장은 북한과 극동공영권에 상품을 배송하는데 도움이 될거야. 그러면 철도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도 같이 건설하는 것이 좋겠군. 그 일은 중국과 러시아의 영토를 통과하는 부분이 있으니 그들과도 협의해야 하는 것이지. 이제 그 이야기를 꺼낼 때가 된 것 같군. 우선 내가 자료를 다시 수집하여 한번 체계적으로 보도를 해보도록 하지… “.

그 말을 하면서 장후재가 친구 박상규에게 말한다; “육로수송에 눈을 돌리는 것을 보니 상규 너는 이제 해군이 아니고 육군이 하고 싶은 것이냐?... “. 그 말을 들은 박상규가 하하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사실은 나하고 사귀는 여성분이 이제는 육지에 살면서 해상수송이 아니라 육상수송에 신경을 쓰라고 강권하고 있어서 말이야하하하… “.

그 말을 하면서 박상규가 언뜻 지나가는 말처럼 친구 장후재에게 묻는다; “그런데 후재야, 너는 사귀는 여성분이 아직 없는거냐? 너나 나나 벌써 34살인데 이제는 가정을 가져야 되는 나이가 아니냐?... “.

그 말을 듣자 장후재가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나는 기자생활이 바빠서 여자분을 사귀지를 못했어. 그러니 좋은 사람이 있으면 절친에게 한번 소개를 해보지 그래?... “. 그러자 박상규가 역시 장난스럽게 대답한다; “나야 우리가 처남 매부 사이가 되면 딱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지… “.

그때서야 장후재는 생각나는 것이 있다. 그래서 급히 박상규에게 물어본다; “상규, 너는 혹시 네 여동생 박혜리를 두고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혜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데?... “.

그 말을 듣자 박상규가 유심히 친구 장후재의 얼굴을 본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아직 미혼이고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안 그래도 내가 후재 너를 만난다고 했더니 혜리가 말하더라. 후재 오빠는 어째서 아직 결혼하지 아니하고 있느냐?고 말이야. 혹시 사귀는 사람이 없으면 자기에게 소개를 시켜 달라고 말하더라… “.

그 말을 들은 장후재가 조용히 고개를 끄떡이면서 친구에게 말한다; “상규야, 그러지 말고 혜리 전화번호를 내게 주지 그래. 내가 전화를 한번 내볼 테니까… “. 두녀석이 나이가 들어도 싱겁기 그지없다. 구태여 그 식당에서 전화번호를 주고 받으면서 장후재가 박혜리에게 전화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참으로 오래간만에 통화가 연결이 되자 박혜리가 엄청 반갑게 말한다; “이게 누구야? 오빠 친구인 장후재 오빠이구나. 진짜 연락이 왔네내가 이 전화를 기다렸는데이제서야 전화를 주다니, 후재 오빠는 참 내가 보고싶지 않았던 모양이구나?... “.

어쩌면 말하는 투가 그 옛날 후재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에 박상규의 집을 찾아가면 초등학생인 혜리가 말하던 것과 똑같다. 그때의 아스라한 추억이 생각나서 자기도 모르게 장후재가 그만 약속하고 있다; “그래, 내가 바빠서 그랬어. 이제 숙녀가 된 박혜리의 얼굴이나 한번 보자. 지금도 옛날처럼 깜찍한지 말이야… “.

핸드폰에서 당찬 박혜리의 음성이 들려온다; “그러면 후재 오빠, 내가 그 옛날의 깜찍한 모습을 한번 보여줄 터이니 오늘 저녁이라도 밥을 사도록 해. 우리 회사에서 오빠네 방송사가 멀지 않으니 일과 후에 내가 들릴까?... “.

그 말을 듣자 장후재가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박상규에게 묻는다; “상규야, 네 동생 혜리가 오늘 일과후에 만나자고 하는데, 네 시간은 어떠냐?... “. 박상규가 즉시 대답한다; “나는 어차피 휴가기간이니까 문제 없어. 그렇게 하지”.

그래서 그날 저녁에 우연하게 장후재가 친구 박상규와 저녁식사까지 함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그녀의 말그대로 깜찍한 29살의 박혜리가 합석하고 있다. 그 자리에서 박혜리가 농담삼아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그 내용이 당돌하게도 다음과 같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우리집을 방문한 오빠 친구인 후재 오빠가 마음에 들더라. 그래서 나중에 내가 크면 후재 오빠에게 시집을 가야지 생각했어. 그런데 그것이 가능할까?... “.

그 말을 듣자 장후재가 장난스럽게 생각을 했는지 그만 대답하고 만다; “그래, 나는 일이 바빠서 아직 사귀는 여성분이 없어. 그러니 혜리 너에게 기회가 있지. 혜리 너라면 내가 데이트를 할 수가 있지. 그런데 혜리 너는 사귀는 사람이 없는 거야?... “.

그 말을 박혜리가 진지하게 듣고서 대답한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서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후재 오빠만큼 똑똑하고 배려심이 깊은 남자분을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니 아직 사귀는 사람이 없지요. 그러니 우리 청춘남녀끼리 한번 진지하게 사귀어 보아요”.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박상규가 한마디를 보태고 있다; “후재야, 너는 이제 꼼짝 없이 내 동생에게 붙잡혔어혜리가 그동안 얼마나 너를 소개시켜 달라고 나에게 졸랐는지 너는 모를 거야. 그러니 이제는 책임지고 내동생과 진지하게 데이트를 해보라고... 이제는 칠거지악이 아니면 내 동생 혜리를 버릴 수가 없다고하하하… “.

그 말을 듣더니 박혜리가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한다; “오빠도 짓궂기는내가 뭐 불가사리인가?... 아무거나 집어 삼키게나는 후재 오빠가 옛날 그때처럼 여전히 멋있는지 한번 알아보려고 하는 거야… “.

그 말을 듣자 장후재도 웃는다. 물론 박상규가 기분이 좋은지 더 크게 웃고 있다. 그 옆에서 박혜리가 무엇이 수줍은지 29살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그만 얼굴을 숙이고 있다. 그녀로서는 큰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 말을 한 모양이다.

사실 그것은 그녀의 순정을 털어놓은 오래 품어온 사랑의 고백이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깨닫고 장후재의 마음이 크게 움직이고 있다. 그 두사람은 장차 어떻게 되는 것일까?...

장후재는 박상규가 다녀간 이후 한반도공동체의 정부가 2건의 신기술을 보유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특허사용료 수입을 얼마나 받아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낙후된 북한의 기반시설을 보수하고 확충하고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자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새삼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그가 한가지 사실을 깨닫고 있다; “임지상 박사가 제공한 그 두가지 신기술이 없었다고 하면 그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겠구나!... 한국의 기업들이 들어가서 북한 땅의 지하자원을 개발하여 투자한 비용을 건지고는 있지만 아직 요원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대륙을 통한 무역에 나서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때이구나… “.

그래서 기자인 장후재는 일본과 한국을 해저터널로 연결하고 부산에서 신의주로 또 하나는 나진으로 달리는 두개의 고속열차와 고속도로에 대하여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러시아를 통하여 시베리아와 몽골의 극동공영권을 연결하고 또 하나는 중국을 통하여 내몽골과 티베트의 공영권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장후재의 보도와 기사가 상당히 체계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래서 한반도공동체 정부와 기업들이 관심이 높다. 어차피 해상수송을 통하여 상품을 수출하고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입장이므로 그것의 상당부분을 이제는 육상수송을 통하여 분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박상규의 주장처럼 장점이 있다. 한쪽길이 막히면 다른 한쪽길로 수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태평양을 지키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과 육로를 지키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서로 경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 따라 한반도공동체는 하나의 지렛대 역할을 하면서 나름대로 중립적인 처신을 할 수가 있어서 그만큼 민족적으로 독립성과 자주성을 얻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통일비용을 많이 지불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민족적인 자긍심 하나만은 확실하게 챙기고 있다고 장후재가 자신의 특집보도에서 나름대로 결론을 맺고 있다.

그렇게 장후재가 서울에서 기자로 열심히 활동하면서 박혜리와 사귀고 있는 가운데 2034년이 보람차게 흘러가고 있다. 이제 또 한해 장후재의 2035년은 어떻게 전개가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