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강해 제110강(롬16:14-16)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타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7년 4월 20일(목)
사도 바울이 자신을 도운 수많은 성도들을 일일이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롬16:14-16)
사도 바울은 본문에서 그 정체를 추정하기 어려운 9명의 성도들의 이름을 열거하고 있습니다(롬16:14a, 15a). 그리고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과 성도들에 대하여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롬16:14b, 15b). 그들 모두에게 문안하고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서로 거룩한 입맞춤으로 좋은 교제를 가지라는 것입니다(롬16:16). 그들이 로마교회와 기타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사도 바울이 그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일까요? 다른 성경의 구절에서는 도무지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없는 본문의 9명과 그들의 공동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우선적으로 묵상을 해보고자 합니다;
(1) 로마서 제16장에서 사도 바울이 소개하고 있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이 몇개의 집단으로 나누어지고 있습니다;
1) 첫째가 로마시에 이미 들어가서 살고 있거나 그곳을 방문하고 있는 성도들입니다. 사도 바울이 그들을 로마교회의 성도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도 바울이 작성한 로마서라고 하는 서신을 로마교회에 전달하기 위하여 제국의 수도를 방문하고 있는 여집사 뵈뵈가 있습니다(롬16:1-2). 그리고 주후 54년에 제4대 로마황제 클라우디우스의 서거로 말미암아 유대인 추방령이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자 로마시로 되돌아가서 가정교회를 개척하고 그곳에서 살고 있는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가 그러합니다(롬16:3-5a). 그리고 그들 부부와 함께 로마시에서 전도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에배네도가 있습니다(롬16:5b).
2) 둘째가 사도 바울이 개척한 소아시아와 유럽의 마케도니아 및 그리스 반도의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그동안 바울의 선교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던 인물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우선 수많은 익명의 여성도들의 헌신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마리아를 거론하고 있습니다(롬16:6). 이어서 헌신적인 모든 부부들을 대표하여 상징적으로 바울은 자신의 친척이며 옥중생활을 같이한 바가 있는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부부를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롬16:7).
3) 셋째가 로마교회와 여러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평소에 다음의 인물들에게 문안하고 지내게 되면 어려운 때에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력한 성도들에 대하여 그 이름을 열거하고 있습니다(롬16:8-11); 속국의 백성이었지만 로마황실과 인연을 맺고 있는 암블리아, 그리스 출신이지만 그 학문과 능력으로 황제의 종이 된 우르바노와 그의 아들인 스다구, 그 능력이 출중하여 교회에서나 로마의 행정부에서나 크게 빛을 발하고 있는 아벨레, 헤롯의 왕족으로서 로마시에서 살고 있는 성도인 아리스도불로와 그의 집안사람들과 아리스도블로의 신하인 바울의 친척 헤로디온, 그리고 로마의 권력자 나깃수의 가족 가운데 성도가 된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고 있습니다(롬16:8-11). 그들에게 문안하고 서로 알고 지내면 로마교회나 기타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사도 바울이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4) 넷째가 사도 바울이 선교여행을 하고 있는 동안 자신에게 크게 도움을 준 여성도님들의 이름을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롬16:12-13); 드루배나와 드루배사 그리고 버시가 있습니다(롬16:12). 특히 시리아 안디옥 교회에서 차세대 지도자가 되고 있는 루포와 그의 모친이 있습니다(롬16:13). 바울은 자신을 선교사로 파송한 모교회인 시리아의 안디옥교회를 방문할 때에는 루포의 집에서 신세를 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마다 자신을 마치 친자식처럼 보살펴준 루포의 어머니를 자신의 모친과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사람 시몬의 아내입니다(막15:21). 시몬은 주후 47년경에는 안디옥교회의 원로로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행13:1).
5) 다섯째가 오늘 본문에서 다루게 되는 그룹의 사람들인 9명과 그들 교회의 성도들입니다(롬16:14-15); 사도 바울이 장기간 한 도시에 체류하면서 성경공부반을 운영하고 현지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을 양육하여 복음의 일꾼으로 파견한 장소가 크게 보아 두 곳입니다; “그리스반도의 남단인 고린도와 소아시아의 서남단인 에베소입니다”(행18:11, 19:8-10). 먼저 고린도에서 양육이 된 복음의 일꾼들로서 그리스 반도와 마케도니아에 교회를 개척하여 운영하고 있는 인물들과 그들 교회의 성도들입니다(롬16:14). 그 다음에는 에베소에서 바울의 가르침을 받아 복음의 일꾼으로서 서부 소아시아 여러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고 있는 인물들과 그들의 성도들입니다(롬16:15).
6) 여섯째가 지금 고린도에서 로마서를 작성하고 있는 사도 바울과 함께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들입니다(롬16:21-22). 그리고 그들을 현지에서 돌보아주고 있는 조력자들입니다(롬16:23). 특히 가이오는 고린도교회의 장로이며 사도 바울과 사도 요한의 식주인이 되고 있습니다(고전1:14, 롬16:23, 요삼1:1).
(2) 그와 같이 36명이나 되는 인물들을 일일이 로마교회와 여러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사도 바울이 소개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1) 그것은 통상적인 서신의 마지막 문안인사에서는 볼 수가 없는 대단히 특이한 경우입니다. 그 경우가 바로 이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게 되는 사도 바울의 운명과 관련이 되고 있습니다(롬15:25). 예루살렘에 당도하게 되면 바울의 생사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밀레도에서 에베소를 비롯한 7교회의 장로들을 소집하여 고별설교를 하면서 자신을 위한 중보기도를 부탁하고 이미 후사를 당부하고 있습니다(행20:17-38).
2) 그와 똑같은 심정이 로마서 제16장의 길다란 문안인사에 담겨 있다고 하겠습니다. 자나깨나 초대교회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는 사도 바울입니다. 그래서 일일이 열거한 성도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하나님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바울의 생사와는 상관이 없이 로마시에서부터 서유럽의 선교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어서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이상과 같은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본문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문안하라”(롬16:14);
(1) 사도 바울이 아주 편하게 5명의 이름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수식어를 동원하여 소개하던 경우와는 판연히 다릅니다. 그와 같이 허물없이 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그들 5명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의미입니다. 예컨대, 사도 바울이 그들과 성경공부를 오래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①선교의 현장에서 사도 바울이 현지인들인 그들을 모아서 수년간 그리스도의 복음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서 ②하나님의 일꾼으로 양육한 후 ③인근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도록 파송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2) 사도 바울이 처음 성경공부반을 운영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를 양성한 장소가 그리스 반도 남단의 큰 항구도시이며 이태리의 로마시로 들어가기에 편리한 고린도입니다(행18:1, 11). 그곳을 제2차 선교 당시에 처음으로 방문한 사도 바울은 천막을 제조하고 있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만났으며 그들과 의기투합하여 현지에서 1년 6개월간 성경공부반을 운영했습니다(행18:1-11).
(3) 그때 두각을 드러낸 여집사가 뵈뵈입니다. 그녀는 고향인 겐그레아로 돌아가서 교회를 개척한 바가 있습니다(행18:18, 롬16:1). 이제 사도 바울은 그때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서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서 교회를 개척한 남자 집사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영광스러운 이름이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롬16:14a) 등입니다.
(4) 그리고 사도 바울은 그들의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형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롬16:14b). 그들 모두를 로마교회와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그리스 반도와 이태리 반도의 성도들이 힘을 모아서 서유럽선교에 함께 나서 주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롬16:15);
(1) 제3차 선교여행을 시작한 사도 바울은 소아시아 에베소에서 오래 머물게 됩니다. 그곳에서 몇 년 전에 그리스 반도 고린도에서 운영했던 것과 같은 성경공부반을 설치하여 그리스도의 제자를 양성해내려고 합니다. 그들이 복음의 일꾼으로 성장하여 에베소 지역을 중심으로 소아시아 서쪽의 전도와 선교를 맡아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목적으로 에베소에서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와 함께 머물면서 사도 바울이 3년간 선교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2) 처음에는 3개월간 회당에서 강론을 했습니다(행19:8). 회당의 유대인들이 일부 반발을 하자 사도 바울은 두란노서원으로 옮겨서 2년간 그리스도의 복음에 비추어 히브리정경을 강해하면서 성도들을 가르쳤습니다(행19:9-10). 그 결과 두각을 드러낸 5명의 집사가 있습니다; “빌를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롬16:15).
(3) 그들 5명의 집사들이 에베소와 서쪽 소아시아에서 교회를 개척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가운데 한사람은 그 옛날 고린도에서의 뵈뵈처럼 여집사로 보이는데 여기서는 단지 ‘네레오의 여형제’라고만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롬16:15a). 그리고 사도 바울은 그들이 개척한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성도들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롬16:15b). 에베소 일대의 교회의 지도자와 성도들을 사도 바울이 초대교회의 모든 성도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앞으로 소아시아 전체의 복음화에 서로 협력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셋째로,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롬16:16);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롬16:16a); 입맞춤의 역사는 오래됩니다. 창세기를 보면 입맞춤 곧 키스가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두가지로 보입니다; ①첫째, 오래간만에 만난 혈육들이 정을 나누기 위한 것입니다. ②둘째, 용서의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가 창세기에서 다음과 같습니다; 라반이 멀리 가나안 땅으로 시집을 간 여동생 리브가의 아들 야곱이 생전 처음으로 자신을 찾아 북부 시리아 하란 땅까지 왔을 때에 그에게 혈육의 진한 정을 키스로써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를 영접하여 안고 입맞추며 자기 집으로 인도하여 들이니”(창29:13). 그 전에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딸인 미인 라헬을 들판에서 만나서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대성통곡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가 라헬에게 입맞추고 소리내어 울며”(창29:11).
2) 후자의 경우입니다;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이 22년만에 총리의 관저에서 이복형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일찍이 요셉 자신을 애굽으로 가는 상단에 돈을 받고 노예로 팔아 치운 범죄자들입니다(창37:28). 그러나 요셉은 자신을 애굽에 보내신 하나님의 만민구원의 큰 뜻을 깨닫고 있기에 그들의 범행을 용서해줍니다(창45:5-8). 그 행위가 다음과 같이 거룩한 입맞춤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요셉이 또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우니 형들이 그제서야 요셉과 말하니라”(창45:15). 요셉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그들의 죄를 용서하는 거룩한 키스를 해줄 때에 비로서 그들이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면서 요셉에게 말문을 열고 있는 것입니다.
3)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시고 거듭난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 성도들은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이 세상에서 영적으로 한 형제들이며 자매들입니다. 그러므로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가 같은 형제이며 자매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혹시 잘못한 사실이 있으면 그 거룩한 키스로써 용서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성도 간의 거룩한 용서이며 사랑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은 그와 같은 거룩한 키스로서 서로 문안하라고 그의 서신서에서 즐겨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롬16:16a, 고전16:20, 고후13:11, 살전5:26). 사도 베드로도 그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사랑의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벧전5:14).
4) 예수님 당시에도 유대 땅에서는 오랜 전통으로 남자들 사이의 키스까지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룟 유다가 스승인 예수님을 적들에게 팔아 치우려는 속셈으로 다가올 때에도 풍습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키스를 하려고 합니다; “예수께 입을 맞추려고 가까이 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유다야 네가 입맞춤으로 인자를 파느냐 하시니”(눅22:48). 그것은 배신과 죽음의 끔찍한 입맞춤입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당시에 그러한 관습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2)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롬16:16b);
1) 모든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희생의 피로 사신 것이기에 주님의 것이며 예수님의 몸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교회와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유기체입니다. 그에 따라 이 세상에서 공동운명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차 하나님나라에서 함께 영생을 누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이므로 혈육의 정보다 더 깊은 거룩한 사귐과 교제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협력하여 온 세상을 복음화해야 합니다.
2) 그 일을 위하여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여러 지역의 개별교회와 성도들에게 문안하며 함께 교제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들이 외로운 존재가 아니며 수 많은 거룩한 형제와 자매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때에 세계선교는 더욱 활성화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로마서 제16장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의 선교여행을 도와준 많은 동역자들과 후견인들의 이름 그리고 그가 하나님의 복음을 가르쳐서 양성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에 대하여 그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로마교회의 성도들 및 초대교회의 성도들과 서로 주님 안에서 교제하면서 바울 자신의 선교활동을 계승해 나가기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로마서 제16장은 사도 바울의 지난 10년 세월의 선교 보고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끝까지 사심없이 초대교회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성도들이 서로 합심하여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기만을 소망하고 있는 사도 바울이기에 그를 보호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대단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동역자들과 헌신하는 성도들을 바울에게 붙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자세한 기록을 사도 바울의 선교의 동역자이며 주치의인 의사 누가가 저술하고 있는 사도행전 제20-28장의 내용에서도 불 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아무쪼록 사도 바울처럼 사심없이 교회의 확장과 땅끝까지 이르는 선교활동에 전념하셔서 하나님의 특별하신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경험하시는 성도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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