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로마서 강해 제108강(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1. 5. 12. 03:50

로마서 강해 제108(16:8-10)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타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7 4 18()

 

사도 바울이 자신이 사랑하는 성도인 암블리아와 스다구, 그리고 동역자 우르바노, 인정받는 복음의 일꾼 아벨레, 나아가서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을 로마교회와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16:8-10)

 

사도 바울이 적고 있는 본문의 내용을 묵상하다가 보면 시편의 구조와 상당히 닮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편은 처음 제1편과 제2편이 익명의 저자의 시가로 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 제3편에서부터 다윗 왕의 시가가 실리고 있습니다.

그와 비슷하게 사도 바울은 로마서 제16장에서 마리아와 그의 친척인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부부에게 문안하라고 먼저 말하고 있습니다(16:6-7). 바울은 익명의 여성 헌신자들을 모두 마리아라는 이름속에 포함하고 있으며 부부가 크게 헌신한 경우를 자신의 친척인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부부의 이름으로 대표하고 있습니다.

시편에서 편제상 익명자의 시가 다음에 다윗 왕과 같이 저명한 자의 시를 싣고 있듯이 사도 바울이 그 다음에 본문에서 암블리아, 우르바노, 스다구, 아벨레, 아리스도불로의 권속들에게 문안하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16:8-10). 그렇게 볼 수 있는 이유는 처음에 나타나고 있는 암블리아와 마지막에 나타나고 있는 아리스도불로가 로마의 지배층과 인연이 닿아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들어 있는 세 사람의 이름에 대해서는 달리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사도 바울이 의도적으로 그 사이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역시 로마제국에서 나름대로 명망이 있는 가문의 사람들로 짐작이 됩니다.

그 정도의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본문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16:8); ‘암블리아가 누구인지 성경에서는 달리 비교할 수 있는 대목이 없습니다. 따라서 성경학자들이 주로 세가지 측면에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①첫째, ‘암블리아라고 하는 이름이 흔한 노예의 이름입니다. ②둘째, 왕족으로 편입이 된 암블리아가 있습니다. ③셋째, 사도 바울에게서 복음을 들은 성도입니다. 세가지 사항을 좀더 살펴봅니다;

(1)  첫째, 주후 1세기 로마의 남자 노예 가운데 암블리아라고 하는 이름이 흔하기 때문에 그를 노예 출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로마의 노예의 수는 6천만명이나 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에는 학문과 기술이 뛰어나 해방 노예의 신분으로서 제국에서 출세를 한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별히 제4대 황제인 클라우디우스(통치 AD41-54)의 시대가 그러합니다. 그는 로마의 귀족들이 지배하고 있는 원로원의 세력을 견제하고 황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아예 학식과 경륜이 있는 해방 노예를 대거 등용하여 행정부를 이끌어가도록 한 것입니다.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통치기간이 대체로 사도 바울의 세계선교의 기간과 겹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주후 47년경 로마시에서 소동을 자주 피우던 25천명의 유대인들을 그리스반도의 남쪽 도시 고린도로 쫓아내어버린 사건이 유명합니다(18:2). 하지만 그의 황권강화방안으로 암블리아와 같은 노예 출신이 해방이 되고 황족의 가문에 편입이 되는 기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2)  둘째, 로마의 왕족인 도미틸라 가문에서 자신들의 카타콤 일부를 기독교인들에게 사용하도록 주고 있는데 그곳에서 암블리아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정교한 비석이 발견이 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황족과 귀족 가문의 인물이 그러한 비석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이름에는 가문과 성이 함께 새겨져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암블리아라고 하는 이름만 새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학자들이 그것이 노예  출신인 암블리아가 황족인 도미틸라 가문에 편입이 되고 그 무덤과 비석이 그곳에 남게 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기록이 없어서 그가 어떤 계기가 있어서 그 대단한 집안의 일원이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르고 있습니다.

(3)  셋째, 사도 바울이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16:8)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두가지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①첫째, 암블리아의 나이가 사도 바울보다는 한참 연하라는 것입니다. ②둘째, 그는 바울로부터 하나님의 복음을 듣고 회심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그가 로마 제국의 수도로 들어가서 일약 출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로마교회의 성도들이 그에게 문안하고 사귀게 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사도 바울이 보고 있습니다.

(4)  참고로 비록 소수설이기는 하지만 암블리아라고 하는 이름이 남자 노예의 이름이 아니고 높은 가문에서 여성의 이름으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황족인 도미틸라의 여성이 기독교인으로서 사도 바울과 인연이 닿아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관련성을 상상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다만 그 가능성이 전혀 없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참조사항으로 실어 두고자 합니다.

둘째로,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16:9);  성경에서는 본문에서만 우르바노와 스다구의 이름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에 대하여 자세하게 비교해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유추할 수는 있습니다;

(1)  우르바노라고 하는 이름은 로마의 노예의 이름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황제의 종의 이름으로 우르바노가 주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9절은 앞서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16:8b)고 말한 직후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암블리아우르바노의 경우가 서로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들은 비록 시작은 로마의 노예였지만 나중의 출세는 대단합니다. 암블리아는 황족의 가문에 속하게 되고 우르바노는 황제의 종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2)  그런데 나이는 우르바노가 암블리아보다 연상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사도 바울이 그들을 부를 때에 암블리아에게 있어서는 주 안에서 사랑하는 암블리아”(16:8a)라고 표현함으로써 그가 바울 자신보다 한참 연하임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그렇지만 우르바노의 경우에 있어서는 동년배에 가까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우르바노”(16:9a).

(3)  사도 바울이 우르바노에 대해서는 자신만이 그를 알고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바울 자신의 선교팀들이 모두 그에 대하여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동역자 우르바노라고 하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르바노는 그리스 반도에서부터 사도 바울과 인연을 지니고 있으며 바울에게서 하나님의 복음을 듣고 배운 자입니다. 그렇게 짐작할 수 있는 근거가 같은 구절에 함께 기록이 되고 있는 젊은이 스다구때문입니다. ‘우르바노라고 하는 이름은 라틴식으로 개명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어린 스다구는 헬라식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르바노와 스다구는 부자지간으로 보입니다.

(4)  로마제국이 헬라제국을 정복하면서 특별히 그리스인들을 중용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인들의 학문과 철학 그리고 과학과 예술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학문이 뛰어나고 정치철학에 밝은 자들을 많이 황제의 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을 라틴식으로 개명해주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스다구의 부친이 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우르바노는 황제가 하사한 이름이며 정련이 되고 우아한종이라고 하는 좋은 뜻을 지니고 있는 이름이므로 훗날 로마의 교황들 가운데 우르바노라고 하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자가 많습니다.

(5)  스다구에 대하여서는 사도 바울이 암볼리아의 경우와 같이,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16:9b)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스다구가 청년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헬라식 이름인 스다구이삭 또는 곡식의 알맹이라는 좋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다구는 그의 이름에 어울리게 신앙심이 좋은 청년으로 보입니다.

셋째로,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 아리스도불로권속에게 문안하라”(16:10);

(1)  아벨레라고 하는 이름이 본문에서만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벨레의 내력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습니다. 다만 사도 바울이 아벨레를 소개하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16:10a)고 상당히 특이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인정함을 받는다라고 하는 것은 그 능력이 출중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행정능력이 뛰어난 아벨레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제4대 황제인 클라우디우스에 의하여 발탁이 된 그리스 사람이며 행정부의 요직에 있는 기독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2)  아리스도불로권속에게 문안하라”(16:10b)는 사도 바울의 언급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당시에 아리스도불로라고 불리고 있는 사람은 유대 땅에서나 로마시에 있어서 유명한 인물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로마의 제4대 황제인 클라우디우스에 의하여 주후 41년에 유다의 왕으로 임명이 된 헤롯 아그립바1세의 친동생이기 때문입니다;

1)   로마제국의 황손들과 아그립바1세는 어릴 때부터 친구 사이입니다. 그 이유는 아그립바1세와 그의 형제 자매들이 황제에 의하여 모두 예루살렘에서 로마시로 옮겨져서 황실의 도움으로 황손들과 함께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로마황제는 유대 왕 헤롯 대왕이 왕비 미리암과 아들 아리스도불로 등을 살해하자 아리스도불로의 자식들을 보호하여 로마시에서 살도록 조치한 것입니다. 그 덕택에 아그립바1세의 동생들인 아리스도불로와 헤로디아 등도 모두 로마의 황손들과 함께 로마시에서 성장을 하고 친구가 된 것입니다.

2)   참고로, 그와 같은 인연을 훗날 갈릴리의 분봉 왕인 헤롯 안디바가 유배를 가게 될 때에 로마의 황제가 헤롯의 왕비인 헤로디아에게 특혜를 베풀어주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물론 헤로디아는 남편 안디바를 따라가는 쪽을 택하고 있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황제의 배려로 로마시에서 귀족으로 계속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3)   로마의 귀족이 되고 있는 아리스도불로와 그 집의 권속들이 하나님의 복음을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 그 집안의 노예들까지 기독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 점을 알고 있는 사도 바울이 초대교회의 성도들에게 앞으로 어려운 일이 발생할 때에는 아리스도불로를 찾아가서 상의를 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로마제국의 정치의 흐름과 권세가들의 동향에도 밝은 자가 사도 바울이라고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도 바울이 자신의 동역자들의 이름을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서로 알고 지내도록 로마서 제16장에서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의 본문은 특히 로마의 권력자들과 줄이 닿아 있는 유력한 성도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장차 정치적으로 초대교회에 어려운 일이 발생하게 되면 그들과 먼저 상의를 해보라는 바울의 지혜가 그 속에 숨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류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놀라운 지혜와 창조의 능력으로 온 세상의 복음화와 만민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시고 계십니다. 먼저 이 세상에서 노예와 같은 비참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가난한 자와 핍박을 받는 자들을 돌아보십니다. 그리고 그 일에 교회와 성도들이 힘을 모으도록 역사하십니다. 그 일에 크게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부유하며 세상의 권력을 선하게 사용하고 있는 성도들을 또한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 명단을 본문에서 거듭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세상적으로 부유하며 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면 그러한 성도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특별한 사명이 있다고 하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선교의 지평을 넓히며 교회 내의 가난한 성도들을 돌보고 그 생명을 살리는데 그 재물과 권력은 먼저 사용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그렇게 하나님의 선한 청지기로서 살아가시는 성도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

 

(사진은 헤롯 왕가의 가계도임)

(사진은 로마의 지하묘지 카타콤에 남아 있는 물고기 문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