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21(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4. 27. 07:44


소설 여고냐21(작성자; 손진길)

 

주전 5865월에 들어서자 느부갓네살 황제가 단 2만명의 친위부대만을 이끌고 예루살렘에서 갈릴리 동남부에 있는 리블라로 떠난다. 그 이유는 두로섬을 공격하고 있는 군사령관 네리갈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두로 요새에 갇혀 있던 5만명의 페니키아 군대가 최근에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는 갈대아군대의 수가 5만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그때부터 그들은 배를 타고서 연안으로 나와서 네리갈의 군대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군사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네리갈 사령관의 군대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느부갓네살 황제가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 있는 20만명의 갈대아군대 가운데 2만명의 친위부대를 데리고 리블라에 온 것이다.

리블라에서 느부갓네살 황제는 압둘 장군에게 기병 1만을 주고서 속히 두로로 가서 곤경에 처해 있는 네리갈의 군대를 지원하라고 명령한다. 압둘 장군이 지휘하게 된 친위 기마대는 정예병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네리갈의 부대를 지원하자 견디지 못한 페니키아의 군대는 다시 두로섬으로 퇴각하고 만다.

하지만 6만의 갈대아군사로 여전히 철옹성인 두로섬을 점령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연안에 진을 치고서 페니키아의 군대가 섬을 빠져나오는 것을 저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로 말미암아 페니키아의 군대가 반() 바벨론 동맹에 속하고 있는 블레셋의 도시국가나 유다왕국을 전혀 지원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리블라에서 느부갓네살 황제는 첩보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들이 블레셋과 에돔 그리고 유다와 애굽제국의 정세를 살피고 그 결과를 황제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한다. 그것을 보고서 5월 말에 갑자기 느부갓네살 황제가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 있는 군사령관 네르갈사레셀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블레셋의 도시국가들을 공략하고 있는 군사령관 느부사라단 및 에돔왕국을 공격하고 있는 군사령관 발라단과 비교할 때 예루살렘성을 포위하여 공격하고 있는 군사령관 네르갈사레셀의 활동이 가장 미지근하다. 그러므로 짐이 1달의 말미를 줄 것이니 반드시 눈에 띄는 전과를 올리도록 하라. 아무런 성과가 없으면 그대가 비록 나의 사위라고는 하지만 해임조치를 하고 말 것이다”.

황제의 강력한 경고장을 받은 네르갈사레셀이 여러 장군들을 소집하여 긴급회의를 한다. 그가 먼저 말한다; “나는 토성을 2년 안에 완성하여 적은 희생으로 예루살렘성을 정벌하고자 계획하고 있었소. 하지만 지금 리블라에서 전황을 파악하고 있는 폐하의 생각은 달라요. 한달의 말미를 줄 것이니 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라고 명령하고 있어요. 그러니 제장들이 좋은 묘책을 제시하세요”.

갑자기 회의분위기가 무거워진다. 모두들 한참 생각을 해보지만 별다른 묘수가 없다. 그때 별동부대를 이끌고 있는 마르둑 장군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소장의 생각으로는 토성이 완성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적성에 침투하여 식량창고를 불태워버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먹을 것이 없으면 적들이 항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부터 궁하면 통한다고 한다. 황제의 부마인 네르갈사레셀이 듣고 보니 그것이 정답이다. 그래서 제장들에게 슬쩍 물어본다; “방금 마르둑 장군이 제안한 내용에 대하여 어떻게들 생각하세요?... “. 모두들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것을 보고서 네르갈사레셀 사령관이 결론을 내린다; “좋습니다. 모두들 찬성하고 있으니 그렇게 시행하도록 합시다. 마르둑 장군은 별동부대를 이끌고 빠른 시일내 예루살렘성에 침투하여 식량창고를 전부 불태워버리도록 하세요. 그대의 손에 우리 군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반드시 성공하도록 하세요… “.

마르둑은 그날부터 하늘을 살핀다. 가장 어두운 밤을 선택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자 63일밤 초생달이 유난이 어두워 보인다. 그는 매일같이 대기하고 있는 그의 별동부대원 가운데 가장 정예병인 500명을 엄선하여 그날 밤 시온산으로 올라간다. 그들은 벌써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하고 있다.

비탈을 타고 있는 500명의 특수대원들이 마치 비호와 같다. 그 움직임이 얼마나 날쌔고 은밀한지 모른다. 각종 침투작전에 특화되어 있는 그들이므로 반 시진만에 예루살렘 외성의 성벽 아래 도착한다. 그들은 어깨에 매고 온 간단한 줄사다리와 갈고리를 이용하여 성벽을 타고 넘는다.

어두운 밤에 설마하니 갈대아군대의 침투조가 잠입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예루살렘의 군사들이다. 그래서 그들 500명의 흑의인들이 어둠과 동화가 되어서 예루살렘 성내의 어두운 구석을 이용하여 식량창고를 수색한다.

별동부대장인 마르둑500명의 부하들을 20명씩 25개조로 나누고 있다. 백부장 5명과 십부장 20명에게 2시진 후에 지금 흩어진 장소에 전원 집합하라고 지시한다. 20명으로 구성이 된 조에는 기름 항아리를 짊어진 2명씩의 대원들이 들어 있다. 그리고 불을 붙일 수 있는 도구들을 각자 지니고 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그들은 불화살을 쏠 준비까지 하고 있다. 그날 밤 그들 25개조가 예루살렘 성안을 샅샅이 수색한다. 그 결과 20군데의 식량창고를 발견하여 한꺼번에 불을 붙이고 마는 것이다.

갑자기 예루살렘의 하늘이 붉은 빛으로 물들고 만다. 20군데의 창고에서 화마가 넘실대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 뜨거운 불기운과 밝은 빛으로 말미암아 예루살렘성이 대낮과 같이 밝아온다. 화재를 발견한 주민들과 병사들이 불을 끄기 위하여 그릇을 가지고 저수조에서 물을 퍼서 나르기에 분주하다.

그러한 대혼란을 틈타서 마르둑 장군은 자신의 부하 500명을 데리고 무사히 예루살렘성을 탈출하고 만다. 그날 밤의 거사는 갈대아군대의 대승이다. 반면에 그 소식을 들은 시드기야왕과 신하들은 가히 절망적이다.

급히 화재를 진압하고서 식량을 점검하고 보니 한달치도 되지가 않는다. 그것을 보고서 시드기야왕이 모진 결심을 한다. 그가 신하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이제 식량이 한달치도 되지가 않아요. 7월초가 되면 양식이 동이 나고 맙니다. 그러므로 방법은 두가지 뿐이요. 하나는… “.

대신들과 장군들이 시드기야왕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들의 귀에 국왕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도 침투조를 보내어 한밤중에 적들의 식량창고를 전부 불태워버리는 것이요. 또 하나는, 양식이 떨어지기 전에 전군이 산아래로 내려가서 갈대아군대와 일전을 벌이는 것이요. 이기면 살고 지면 죽는 것이요”.

그 말을 듣자 군부대신 세바가 자리에서 일어나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국왕 전하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그러므로 저희 군부에서는 먼저 특수부대를 파견하여 산 아래에 진을 치고 있는 적들의 군량미와 군수품 창고를 전부 불태워버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여의치 못하면 성문을 열고 나가서 최후의 결전을 치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갈대아군대의 사령관인 네르갈사레셀과 부사령관인 삼갈네부가 보통이 아니다. 그들은 틀림없이 양식이 부족한 예루살렘의 군대가 하산하여 자신들의 군량미창고를 습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그 경비가 철통과 같다. 그 결과 야음을 타서 침투한 유다의 병사들이 작전에 실패하고 수없이 목숨을 잃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군부대신 세바가 장군들을 모아서 최후의 일전을 치를 작전을 새우고자 한다. 그러나 누가 선봉장이 되느냐?의 문제를 가지고 의견의 일치가 되지를 않는다. 서로 선봉장을 맡지 아니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부 장군들은 이 참에 국왕을 설득하여 갈대아군대에게 항복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보고서 군부대신 세바가 절망을 느낀다. 이제 실질적으로 예루살렘성은 멸망한 것과 진배가 없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후의 작전을 수행하지도 못한 채 7월초를 맞이하고 만다. 그동안 한달간 양식을 아껴서 먹었지만 성내의 식량창고가 전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예루살렘의 주민들에게는 6월말부터 식량을 전혀 배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병사들에게도 군량미가 없어서 지급하지를 못한다.

7 2일에 완전히 양식이 바닥이 나자 예루살렘성에서는 골목을 다니고 있는 동물들을 잡아먹기 시작한다. 가축은 물론이고 개와 고양이까지 사람들의 먹거리가 되고 만다. 그런데 사람들이 율법에서 금하고 있는 부정한 동물들을 잡아먹게 되자 그만 예루살렘에 전염병이 발생한다.

그해 주전 58675일부터 창궐하기 시작한 전염병이 7일이 되자 예루살렘에 만연이 된다. 먹을 것도 없이 굶고 있는데 전염병마저 극성을 부리고 있으니 성내의 주민들과 병사들이 생지옥을 경험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군부대신 세바가 결단을 내린다. 백성들을 모두 죽이는 것보다는 신바벨론제국에게 항복하는 것이 그들을 살리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지지하는 장군들 3명과 함께 은밀하게 8일밤에 적장 네르갈사레셀을 방문한다.

세바가 통역을 통하여 먼저 제안한다; “우리 예루살렘성에는 지금 먹을 것이 없어 모두가 굶주리고 있어요. 게다가 전염병이 발생하여 그대로 두면 전부 죽고 말 것이요. 그래서 나는 백성을 구하기 위하여 나를 희생하고자 합니다. 내일 저녁 무렵에 동쪽 성문을 열겠습니다. 군대를 몰고 입성하여 예루살렘성을 접수하시고 저희 불쌍한 백성들을 살려주십시오”.

황제의 사위이며 군부의 실세인 네르갈사레셀이 흔쾌히 그 제안을 수락한다. 그래서 주전 58679일에 예루살렘성이 마침내 함락이 되고 만다. 갈대아군대의 사령관인 네르갈사레셀과 부사령관 삼갈네부 그리고 감찰관 살스김이 유다왕국의 군부대신 세바의 내부 호응으로 말미암아 무혈 입성하여 성의 중문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39:2-3).

일이 그렇게 진행되자 근위대장 나훗시드기야왕을 모시고 급히 북문으로 탈출한다. 근위대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서 갈대아군대가 추격하기 시작한다. 나훗이 기지를 발휘하여 자신은 부하 몇 명과 함께 시드기야왕을 모시고 북동쪽 여리고 방향으로 달린다. 나머지 대부분의 부하들은 반대쪽인 남쪽으로 달아난다.

그것을 보고서 갈대아군대의 기마대장인 모르김이 부하를 둘로 나눈다. 한쪽은 남방으로 달리도록 하고 자신은 나머지 부하를 이끌고 여리고 방향으로 말을 달린다. 모르김이 여리고 방향을 선택한 것은 지난번의 경험 때문이다. 그때 여리고 방향으로 도망치던 유다의 기마대가 홀연 사라져버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곳 지리에 익숙한 유다의 기마대가 이번에도 은신처를 여리고 길에서 찾을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르김의 판단이 정확하다. 근위대장 나훗이 국왕 시드기야를 모시고 은신처를 찾고 있다. 그러나 갈대아 기마대가 너무 빨리 추격해오고 있다.

어쩔 수가 없어서 시드기야왕을 일부 기병과 함께 먼저 보내고 나훗 자신이 소수의 부하들과 남아서 적병을 막는다. 그러나 오래 버티지를 못하고 모르김의 기마병에 의하여 전부 죽고 만다. 모르김이 무섭게 시드기야왕을 추격한다. 그 결과 여리고까지 가지를 못하고 시드기야왕이 적에게 생포가 되고 마는 것이다.

기마대장 모르김이 유다왕을 사로잡아오자 바벨론의 군사령관 네르갈사레셀이 그 공을 크게 치하한다. 이제 적의 손아귀에 들어간 시드기야왕을 비롯한 예루살렘의 귀족들과 백성들의 운명은 장차 어떻게 되고 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