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고냐(손진길 작성)

소설 여고냐13(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4. 20. 08:59


소설 여고냐13(작성자; 손진길)

 

4. 세자 여고냐가 단 3개월간 여호야긴왕으로 지내다.

 

전란 중에 갑자기 여호야김왕이 별세하고 나자 근위대장인 가이난이 그 자리를 물러나게 된다. 11년 전에는 가이난이 한갓 여호아하스왕의 근위대 백부장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그에게 맡겨진 직무가 여호아하스왕의 반대편에 서있는 국왕의 형인 엘리아김 왕자와 그의 측근들을 감시하는 것이었다.

그는 별로 중요하지 아니한 그 직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순식간에 출세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기회를 하나 포착한다. 그것은 엘리아김 왕자의 심복인 재사 하나니와 친하게 지내고 내부반란에 동참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하나니와 의기투합하여 호형호제 하면서 오래 의형제로 지내게 된다.

3개월만에 내부반란으로 말미암아 졸지에 여호아하스왕이 애굽으로 끌려가게 되고 만다. 그 대신에 엘리아김 왕자가 애굽의 바로인 느고2세에 의하여 그 이름이 여호야김왕으로 바뀌어 유다의 신왕으로 즉위한다. 그때 백부장 가이난이 일약 공신이 되면서 2단계를 뛰어넘어 근위대장으로 무섭게 출세하게 된 것이다.

그와 같은 기억을 지니고 있는 가이난이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한번 크게 출세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고자 한다. 지금은 갑자기 등극한 신왕 여호야긴을 모시고 군부대신 하나니가 전권을 휘두르고 있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하나니를 개인적으로 의형으로 모시고 있는 가이난은 그의 심복인 셈이다.

따라서 가아난이 예루살렘의 정보를 총괄하고 있다. 동시에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 있는 신바벨론 군대에 대한 첩보도 수집하고 있다. 그 과정에 있어서 그는 느부갓네살 황제가 원하고 있는 것을 주게 되면 전후에 엄청 출세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게 된다.

때는 겨울이 한창인 주전 59812월말이다. 주택이 즐비한 예루살렘성 내부보다는 인가가 없는 성밖의 추위가 더 심하다. 그러한 무서운 추위와 싸우면서 예루살렘성을 함락하고자 시도하고 있는 자가 신바벨론제국의 황제인 느부갓네살이다.

그는 막사 안에서 혹독한 추위에 시달리면서 부하들에게 빨리 예루살렘성을 정복하라고 매일같이 성화이다. 그러나 천하의 기재인 하나니가 예루살렘성 안에서 군부대신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상 그 일이 결코 쉽지가 아니하다.

그러니 사마리아 총독부에서 파송이 된 군사령관 바라크와 라기스 요새를 함락하고 합류하게 된 군사령관 바르단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래서 두 사령관이 첩보부대를 이끌고 있는 천부장 케르와 별동부대장 메사옥에게 자주 자문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천하의 철옹성인 예루살렘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비책이 없다. 그런 가운데 새해가 밝아오고 만다.

그런데 새해가 되고 2월달에 들어서게 되자 메사옥이 유대인 한사람을 데리고 첩보부대장인 케르를 방문한다. 케르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묻는다; “메사옥 장군, 어쩐 일로 유대인을 데리고 내 처소를 방문하고 있는 것이요?... ”.

메사옥 장군이 싱긋 웃으면서 대꾸한다; “케르 장군에게 제가 선물을 하나 준비하여 왔습니다. 이 유대인은 우리 바벨론 말을 할 줄 압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성 안에 있는 유다왕국의 첩보부대장 가이난의 심부름을 하고자 저를 찾아 왔습니다. 그의 말을 한번 들어 보시지요… “.

케르 장군이 관심을 보이며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그 유대인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첩보부대장 가이난을 주군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저의 주군께서는 비밀리에 느부갓네살 황제를 도우면 예루살렘성을 정벌하신 후에 어떠한 상급을 얻을 수가 있는지 알고 싶어하십니다… “.

그 말을 듣자 케르 장군의 눈이 커진다. 그래서 즉시 말한다; “그 상급은 그대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것이 될 것이다. 우리 제국의 황제께서는 은원이 확실하신 분이시다. 공을 세운 자에게는 넘치게 상급을 주시고 반면에 끝까지 저항하는 자에게는 가혹한 징벌을 내리신다”.

그 말을 들은 그 유대인이 말한다; “저의 이름은 유다입니다. 사실 가이난 장군은 저의 친척 형님이십니다. 형님은 평민 출신으로서 보기 드물게 별세하신 여호야김왕의 근위대장으로 오래 일하셨지요. 지금은 신왕 여호야긴에 의하여 그 직에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따라서 큰 상급을 주신다고 하면 좋은 정보를 흘려 주시고자 하십니다”.

군침이 크게 도는 제안이다. 그래서 케르 장군이 묻는다; “구체적으로 말해보라. 어떤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인가?”. 유다가 신중하게 대답한다; “적어도 두가지 심히 중요한 정보입니다; 하나는, 신바벨론의 침투조 수백명이 은밀하게 예루살렘성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알려줄 것입니다. 또 하나는, 유다왕국의 여호야긴 국왕과 군부대신 하나니가 자고 있는 처소를 알려줄 수가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케르 장군이 메사옥 장군과 함께 그 유대인을 데리고 군사령관들의 회의장소로 이동한다. 그리고 사령부의 막료에게 즉시 4사람의 군사령관을 모두 모셔오도록 부탁한다.

바벨론에서부터 황제를 수행하여 온 군사령관 우르벨 벨살 그리고 현지에서 합류한 군사령관 바르단바라크가 전부 사령부에 집합한다. 그 앞에서 첩보부대장 케르 장군이 보고한다; “별동부대장인 메사옥 장군이 중요한 인물을 한사람 데리고 왔습니다. 그는 유대인입니다… “.

4사람의 군사령관들이 어리둥절해 한다. 평범하게 보이는 유대인을 케르 장군이 소개하는데 별로 중요한 인물로 보이지가 아니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케르 장군이 설명한다; “이 유대인은 우리 바벨론 말을 알고 있습니다. 이 자는 유다왕국에서 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장군 가이난의 심복입니다. 그가 두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그 말을 듣자 군사령관들이 고개를 끄떡이면서 경청한다. 그들의 귀에 케르 장군의 말이 들려온다; “첫째로, 가이난은 전후에 황제 폐하로부터 큰 상급이 주어진다고 하면 예루살렘성을 정벌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둘째로, 그 정보는 구체적으로 우리의 침투조가 예루살렘성에 안전하게 들어가서 국왕과 권신인 하나니를 암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군사령관 가운데 선임자인 우르벨이 말한다; “좋습니다. 저 유대인의 말이 사실인지 먼저 확인한 다음에 내가 케르 장군과 함께 황제 폐하에게 보고를 드리는 것으로 하십시다. 그러니 케르 장군은 먼저 그 진위를 파악하여 주세요”.

그 결과 케르 장군과 메사옥 장군이 그날 밤 유대인 유다의 안내로 비밀리에 예루살렘성 안으로 침투한다. 물론 무예가 뛰어난 부하 10명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유다가 그들을 이끌고 은밀하게 가이난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 사랑채에서 케르와 메사옥이 가이난을 만나게 된다.

케르가 데리고 온 부관 가운데 한사람이 히브리어를 알고 있으며 말할 줄을 안다. 그 인물은 8년전 곧 주전 605년에 바벨론에 인질로 끌려간 예루살렘의 귀족 미가야의 손자인 시몬이다. 그가 케르 장군의 말을 먼저 통역한다; “그대가 과거 근위대장을 지낸 가이난이 맞는가?”.

가이난이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그렇다'고 말한다. 그 대답을 통역 시몬을 통하여 케르가 듣고서 바벨론 말로 메사옥에게 묻는다; “장군은 세겜성과 라기스 요새를 오가면서 첩보활동을 했다. 혹시 예루살렘의 근위대장인 가이난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메사옥이 신중하게 답변한다; “장군, 소장이 예루살렘성으로 침투하여 한번 근위대장 가이난의 얼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용모가 이 자와 같습니다”.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통역 시몬이 말한다; “제가 바벨론으로 가기 전 일년 전에 예루살렘성에서 여호야김왕을 수행하고 있던 근위대장 가이난의 얼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인상착의가 이 자와 같습니다”.

가이난은 그들이 바벨론 말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을 자신의 친척 동생이자 심복인 유다를 통하여 전부 듣고 있다. 그러자 점잖게 한마디를 한다; “내가 지금의 조정을 반대하고 신바벨론제국과 화해를 추진하고자 하는 이유는 멸망의 자리에 들어서고 있는 조국을 내 나름대로 한번 구해보고자 하는 숭고한 뜻이요. 그러한 중차대한 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나 가이난이 어찌 상대방을 기만할 리가 있겠소?... “.

자기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하여 감히 조국을 배신하고 있는 가이난이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 우스운 일이다. 통역일을 하고 있는 시몬은 속으로 그러한 생각이 들지만 그 자리에서는 일체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아니하고 있다.

가이난 본인임을 확인하게 되자 바벨론의 첩보부대장인 케르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전후에 당신이 얻을 상급이 더 클 것이요. 그러니 이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당신이 심복을 통하여 이미 언급한 그 두가지 정보를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 넘겨 주세요”.

그 말을 듣자 가이난이 신중하게 말한다; “그 정보를 넘겨 드리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소. 그러나 그 전에 나는 구체적으로 그 보상이 어떠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소. 그것이 무엇이요?”.

케르가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답변한다; “우리가 예루살렘성을 차지하게 되면 국왕 다음의 자리를 가이난 당신에게 주도록 하겠소,. 그것이면 되는 것이 아니요?”. 그 말을 듣자 가이난이 크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당신의 말만 듣고서 나는 고급정보를 넘길 수가 없소. 그러니 며칠 후 느브갓네살 황제의 확인서를 가지고 오시요. 인장반지를 함께 가지고 오시면 될 것이오”.

어이가 없는 무례하기 그지 없는 요구이다. 그러나 케르 부대장이나 메사옥 장군이 그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다. 그래서 케르가 말한다; “좋소이다. 확실한 작전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당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요. 그러니 내가 군사령관을 통하여 황제 폐하에게 보고를 드리고 그대로 조치하도록 할 것이요. 또 봅시다”.

유다의 도움으로 무사히 예루살렘성을 빠져나간 케르 장군이 황제의 확인서와 인장반지를 가지고 다시 가이난의 저택을 방문한 시점이 주전 597210일이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가이난의 저택에서는 그의 큰 웃음소리가 울리고 있다; “하하하, 재상의 자리를 나에게 준다는 말이지. 그 정도이면 유다왕국의 국왕을 갈아치울 수가 있고 말고, 하하하… “.

가이난이 심복 유다의 통역을 통하여 케르에게 두가지 정보를 넘기고 있다; 하나는, 수백명의 군사들이 안전하게 예루살렘성으로 들어올 수 있는 비밀통로의 위치를 알려준 것이다. 또 하나는, 젊은 국왕인 여호야긴과 군부대신 하나니가 거처하고 있는 궁내의 건물 위치도인 것이다.

그 정보를 얻게 되자 주전 597213일 밤에 적장 케르메사옥500명의 정예병을 이끌고 예루살렘 왕궁으로 들어온다. 그 길잡이가 유다이다. 그들이 여호야긴왕하나니의 침실로 고양이걸음으로 다가가고 있다. 과연 여호야긴왕과 대신 하나니의 운명은 어떻게 되고 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