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강해 제79강(눅8:1-3)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타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6년 7월 22일(금)
예수님 일행의 복음사역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준 여인들에 대하여(눅8:1-3)
요단 강가에서 세례 요한으로부터 침례를 받으신 예수님은 북상하면서 자신의 공생애를 시작하십니다. 그리고 공생애 전반기를 대부분 갈릴리를 중심으로 하여 그 사방에서 보내시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갈릴리 출신이 상당히 많습니다.
의사 누가는 예수님께서 많은 제자들 가운데 특별히 12사도를 선택한 장면을 그의 복음서 제6장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눅6:12-17). 그들 12사도의 특징은 두 가지입니다; ①첫째, 예수님과 복음사역을 같이하면서 끝까지 공생애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들입니다(행1:21-22). 그러므로 끝까지 예수님을 떠나지 아니할 자들입니다(요6:66-71). ②둘째, 함께 먹고 마시며 전도여행과 수행까지 할 수 있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처럼 하나같이 남자들입니다(눅6:14-16).
고대의 족장사회에 있어서는 남녀구별이 엄격합니다. 남녀가 함께 여행을 하거나 한 상에서 먹고 마시는 것이 허용이 되지를 않습니다. 그러므로 복음사역을 고대사회에서 수행하시는 예수님의 입장에서 여자 제자들을 사도로 삼아 함께 다닐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했다고 하면 여성 사도로 그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헌신적인 여인들이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하여 여러 명 존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와 같은 측면에서 의사 누가는 본문에서 예수님의 복음사역을 여러 가지로 지원해준 여인들의 이름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시대적인 상황 때문에 남성이 아니기에 12사도가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헌신과 봉사는 결코 12사도에 뒤떨어진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이제부터 본문의 말씀을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 “ 그 후에 예수께서 각 성과 마을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며 그 복음을 전하실새 12제자가 함께 하였고”(눅8:1);
(1) 여기서 ‘그 후에’는 바리새인들의 집요한 추적과 비난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후의 복음사역에 대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의 산헤드린 대 공회에서 파송한 서기관과 랍비 그리고 바리새인들은 갈릴리까지 와서 예수님 일행의 복음사역지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눅5:17b, 21). 그들은 사사건건 예수님의 사역에 대하여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그들 뿐만이 아닙니다. 갈릴리 가버나움에 있는 공회의 랍비와 바리새인들도 그들과 행동을 같이하고 있습니다(눅5:17a). 또한 예수님에게 호의적인 바리새인 시몬과 같은 자들도 예수님과 식사를 함께 하다가 죄인인 한 여자의 향유부음 사건을 통하여 이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눅7:36-39).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갈릴리 지역에서의 복음사역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2) 하지만 그 후에도 예수님은 조금도 위축이 되지를 아니하시고 복음사역의 지경을 넓혀나가시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사실을 의사 누가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 예수께서 각 성과 마을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며 그 복음을 전하실새 12제자가 함께 하였고”(눅8:1).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 예수님이 갈릴리 사방에 펼쳐져 있는 여러 성과 마을을 전부 방문하십니다. 예수님은 큰 도시인 ‘성읍’(city)만 방문하시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골의 ‘마을’(village)까지 두루 방문을 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복음사역은 대도시에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골 마을과 오지까지 두루 방문하여 복음을 전해야만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훗날 사도 바울의 선교전략의 변화를 보게 됩니다. 그는 대도시와 거점도시만 방문하여 선교를 하고 교회를 설립하다가 나중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으로 선교일꾼을 길러내어 주변의 작은 도시와 마을까지 두루 선교를 하고 교회를 설립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행18:11, 19:8, 10, 28:30-31).
2) 예수님은 혼자서 복음사역에 나서시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자들을 가르치시고 그 가운데 특별히 12사도를 선택하여 팀장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도와 여러 제자들을 조 편성하여 여러 지역으로 파송하여 팀사역을 실시하도록 하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큰 성읍에 일단 자리를 잡으시면 그곳에서부터 그 사방 주변을 마치 저인망으로 훑듯이 그렇게 물샐틈이 없이 여러 팀을 파송하여 복음사역을 하도록 만드시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12사도들이 여러 명의 제자들을 이끌고 각각 다른 마을에서 전도를 하고 치유사역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고대사회에서 활동의 제약이 없이 순조롭게 복음사역을 할 수 있도록 사도와 전도팀은 모두가 남성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둘째로, “또한 악귀를 쫓아내심과 병 고침을 받은 어떤 여자들 곧 일곱 귀신이 나간 자 막달라인이라 하는 마리아와”(눅8:2);
(1) 사도를 세우고 전도팀을 구성함에 있어서는 부득이 남성 위주로 편성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천국의 복음으로 선포하고 축사와 치유의 사역을 함에 있어서는 그 대상에 있어서 남녀의 구별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남자만 구원의 대상이고 병고침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 그러므로 예수님 일행이 악한 귀신을 쫓아내고 각종 질병과 장애를 하나님의 능력으로 치유해주는데 있어서 그 혜택을 받은 자들은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많이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여성의 이름으로 의사 누가가 막달라 출신인 여자 마리아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두 가지 사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첫째, 갈릴리 막달라 마을로 보이는 곳에서 향유부음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의 주인공이 막달라 마리아로 보이기 때문입니다(눅7:36-38). 그녀는 예수님의 구원이 자신에게 너무나 고마워서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그렇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에게 붙어 있는 일곱 귀신을 쫓아내어주시고 그로 말미암은 병을 낫게 해주셔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신 예수님이 생명의 은인입니다(눅8:2). 그러므로 우선 자신의 옥합을 깨뜨려서 그 발에 부어주고 싶어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사역의 그 발걸음이 너무나 소중하고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4) 둘째, 자신의 전 재산을 기울여서 예수님의 그리스도로서의 사역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 일행이 가는 곳이면 그녀가 거리를 두고서 멀찍이 항상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숙박비 등을 미리 계산해준 것으로 보입니다(눅8:3). 그녀는 일찍이 대도시 예루살렘으로 진출하여 큰 돈을 번 젊은 여인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재물을 주신 여호와 하나님의 뜻이 그리스도의 복음사역을 뒷받침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와 신원회복의 역사가 발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것으로 믿고 있는 여성이라고 하겠습니다.
(5) 막달라 마리아처럼 그렇게 귀신이 떠나가고 병이 나으며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여성들이 많이 있음을 의사 누가가 “어떤 여자들”(눅8:2)이라는 복수의 명사로 뚜렷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막달라 마리아가 유명합니다. 왜냐하면, 그녀만큼 예수님의 은혜를 잊지 아니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사역을 적극적으로 후원한 여인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가 함께 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그들을 섬기더라”(눅8:3);
(1) 헤롯의 청지기인 구사의 아내 요안나의 경우와(눅8:3a) 수산나 및 다른 여러 여자들의 경우가(눅8:3b) 조금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수산나를 비롯한 여러 여자들은 자신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가 예수님의 복음사역 덕분에 각종 질병과 장애에서 나음을 입게 되고 귀신의 지배를 벗어나게 된 경우로 보이기 때문입니다(눅8:2, ‘어떤 여자들’). 그와 달리 헤롯의 청지기인 구사의 집안은 가나에서 두 번째로 발생한 예수님의 치유사역과 관련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요4:46-54).
(2) 사도 요한의 기록을 참조하면 그 경위가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두 번째로 가나를 방문하고 계실 때에 멀리 동쪽의 가버나움에서 분봉 왕 헤롯 안디바의 신하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중병이 들어 있으므로 부디 왕진하여 낫게 해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그때 예수님은 그 병이 나았으므로 돌아가라고 명령하십니다. 그 말씀을 믿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 신하는 정말 그 시간에 아들의 병이 나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집안은 그때부터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고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요4:46-53). 헤롯 왕가의 신하이므로 그 자는 이두매 사람 이방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온 식구가 믿게 됩니다. 그 신하의 이름이 구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그의 아내 요안나가 남편을 대신하여 그때부터 재정적으로 예수님의 복음사역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입니다(눅8:3a).
(3) 의사 누가는 사실 막달라 마리아의 이름만 거론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병이 낫고 장애가 떠나가고 악귀가 물러가게 됨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여인들이 많이 있는데 그 대표자의 또 다른 한 사람으로서 그 정체를 알 수가 없는 ‘수산나’의 이름을 들고 있습니다. 그녀의 정체가 과연 무엇일까요?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그 은혜를 잊지 아니하고 자신의 소유를 바쳐서 복음사역을 뒷받침하고 있는 여인들의 대표자로 수산나는 어째서 단 한번 언급이 되고 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아무래도 의사 누가의 표현기법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가 함께 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그들을 섬기더라”(눅8:3b).
(4) 수산나는 여러 익명의 여인들과 함께 예수님의 복음사역을 뒷받침하는 후원조직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 것을 피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그녀들의 집안이 유대사회에서 유명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은밀하게 마치 독립자금을 전달하듯이 그렇게 예수님 일행에게 재정지원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들의 소원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이 부르짖고 있는 만민구원과 영생구원이라는 구호와 관련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녀평등을 비롯하여 이 세상에서 꿈꿀 수 없는 그녀들의 소원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하나님의 나라가 그리스도의 복음사역으로 이 땅에 조속히 건설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던 여인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19세기에 조선에 들어온 기독교가 그러합니다. 한양에 교회가 섰는데 그 주도세력이 양반계급이 아니고 당시 백정 취급을 받고 있던 하층민들입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눌린 자에게 해방을 주며 눈먼 자에게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고 하나님의 은혜의 해를 사모하도록”(눅4:18-19)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 누가는 예수님의 복음사역 당시에도 그러했다고 본문에서 진술하고 있습니다. 재산권도 가질 수가 없었던 당시 고대사회의 여인들이 예수님의 사역을 재정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그들은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녀차별이 없는 하나님나라가 이 땅 위에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말미암아 하루 속히 도래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민구원이란 남녀차별이 없는 구원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생구원이란 이 땅에서도 생명의 풍성함을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의 구원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의 의미를 다시금 음미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무쪼록 예수님의 복음사역을 도운 여러 여인들의 간절한 소망을 생각하면서 하나님나라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시는 성도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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