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마태복음 강해 제89강(마14:3-11)(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6. 24. 11:00

마태복음 강해 제89(14:3-11)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타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525()

 

갈릴리의 분봉 왕 헤롯 안디바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과 성도들이 두려워해야만 하는 것의 차이(14:3-11, 10:28)

 

헤롯 안디바는 아버지 헤롯 대왕 덕택에 갈릴리의 분봉 왕이 된 사람입니다. 머리가 뛰어난 반면에 의심이 많았던 아버지 헤롯 대왕은 자신의 왕좌를 넘본다는 의구심 때문에 똑똑한 처자식을 많이 살해한 인물입니다. 그러한 죽음의 공포에서 살아남은 왕자가 몇 명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헤롯 안디바입니다. 그러므로 안디바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고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입니다.

아버지 헤롯 대왕이 그 광기 때문에 미쳐서 날뛰다가 마침내 권력을 잃어버리고 폐궁에 유폐가 되고 나자 안디바는 갈릴리 지방을 다스리는 분봉 왕의 자리를 얻게 됩니다. 그는 가버나움에 왕궁을 마련하고 로마황제의 뜻을 받들어서 갈릴리 지방을 무난하게 다스리고 있습니다. 가버나움 세관에서 거두어 들이는 관세를 한 푼도 축내지 아니하고 로마황제에게 그대로 바침으로 말미암아 꽤 로마제국의 신임을 얻고 있는 안디바입니다. 그렇게 정치적인 안정을 얻고 있는 그에게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질녀이면서 이복동생 헤롯 빌립(분봉 왕 빌립이 아님)의 아내가 되어 있는 헤로디아의 미모가 자꾸만 눈에 들어오고 있는 것입니다(14:3a). 게다가 요염한 헤로디아가 권력이 없는 허울뿐인 남편 헤롯 빌립 보다는 권력이 탄탄한 헤롯 안디바를 유혹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기가 막힌 현실입니다.

정치적 권력에 취해있는 안디바가 세상체면을 뒤로 하고 헤로디아를 그만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서 가버나움 왕궁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러한 때에 갈릴리 출신 선지자로 불리고 있는 세례 요한이 안디바의 잘못을 강력하게 질책하고 나섰습니다; “당신이 그 여자를 차지한 것이 옳지 않다!”(14:4). 세례 요한의 지탄이 갈릴리 백성들에게 널리 퍼지지 못하도록 헤롯 안디바는 재빨리 군대를 보내어서 그를 잡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감옥에 집어넣어버리고 말았습니다(14:3b). 생각 같아서는 영구히 그 입을 봉하기 위하여 당장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그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눈치가 빠른 안디바는 그러할 경우 백성들이 선지자를 죽인 분봉 왕을 폐위시키고자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직시한 것입니다(14:5).

일찍이 예루살렘과 유다 지역의 분봉 왕이었던 형 헤롯 아켈라오가 폭정을 일삼다가 백성들의 청원에 의하여 실각이 된 사실을 안디바는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당시는 요단 강 동편에서 시리아 총독이 엄청난 군사력을 지니고 있는 시절입니다. 그는 오로지 로마황제의 명령만을 받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 첩자를 보내어서 헤롯 왕가의 정치적인 움직임을 철저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로마황제에게 수시로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헤롯 아켈라오의 폭정에 시달린 예루살렘의 유대교 지도자들이 로마를 방문하여 황제에게 청원을 하였을 때에 그 명령을 받들어서 아켈라오를 잡아들인 당사자도 바로 시리아 총독입니다. 따라서 갈릴리의 분봉 왕인 헤롯 안디바는 백성들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사실은 시리아 총독의 눈치를 더 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세례 요한이 투옥된 지 몇 달이 지났습니다. 상황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생업에 바쁜 백성들의 관심사가 감옥에 갇힌 세례 요한에게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헤롯 안디바에게 새로운 압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때는 안디바의 생일 날이며 장소는 잔치가 열리고 있는 가버나움 왕궁 안입니다(14:6a). 헤로디아의 딸이 멋지게 춤을 추어서 모두를 기쁘게 했습니다(14:6b). 헤롯 안디바가 왕답게 호기를 부리고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달라는 대로 줄 터이니 소원을 말해보라!”(14:7). 절대호기를 포착한 어미 헤로디아가 딸에게 속삭이고 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하라!는 것입니다(14:8).

따지고 보면, 선지자의 목이 음행을 한 여인의 죄를 가리는 제물로 요구가 되고 있는 기가 막힌 광경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 위해서 선지자의 목이 제물로 바쳐지고 있는 대목입니다(14:10-11). 그렇다면, 모든 백성들의 죄를 가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대단한 제물이 필요할 것인가요? 피조세계에서는 그러한 대단한 제물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죄인이므로(3:9) 하나님 앞에 그 죄악을 청산하자면 인류 모두가 목을 내놓아야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에 창조주의 한 위격이 그 책임을 감당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제물이 되고자 오게 됩니다(3:16).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이 어렴풋이 짐작이 되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도 마태는 헤롯 안디바가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의 요구를 듣자 근심을 하였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14:9a). 근심을 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째, 왕이 약속을 어길 경우 신하들과 백성들 앞에서 왕의 절대권위가 손상이 되고 맙니다. 그러면 왕의 명령이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권력자가 절름발이가 되고 권력의 누수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반란의 조짐이 생겨나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헤롯 안디바는 신하들 앞에서 먼저 자신의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만 하는 것입니다(14:9b). 둘째, 백성들이 세례 요한을 여전히 선지자라고 믿고 있습니다(14:5). 400여년이 지나서 유대 땅에 찾아온 귀한 하나님의 사자입니다. 그의 목을 따버리게 되면 유대교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등골이 오싹합니다.

하지만 그를 잡아 가둔지 몇 달이 지났지만 백성들의 석방요구가 없는 점으로 보아서 잘 대처를 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더욱 걱정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 백성들의 생각이 아니라 당장은 생일잔치에 참여하고 있는 지방의 유지들입니다. 그들이 헤롯 안디바에게서 등을 돌리게 된다면 그것이 더 큰 일입니다(14:9). 자신이 한 약속을 헌신짝같이 버리고 있는 분봉 왕을 도저히 신뢰하거나 지지할 수가 없다고 그들 지방유지들이 단합하여 시리아 총독이나 로마의 황제에게 청원을 하게 되면 그야말로 자신의 왕좌가 흔들릴 판입니다. 그래서 그는 결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왕이 근심하나 자기가 맹세한 것과 그 함께 앉은 사람들 때문에 주라 명하고 사람(시위병)을 보내어 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그 머리를 소반에 얹어서 그 소녀(헤로디아의 딸인 살로메)에게 주니 그가 자기 어머니에게로 가져 가니라”(14:9-11).

요컨대, 갈릴리의 분봉 왕인 헤롯 안디바는 백성들과 신하들의 눈치를 보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로마의 총독이 자신의 움직임에 대하여 로마황제에게 어떻게 보고를 할지 그것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왕으로서의 위신을 지키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의 말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절대권력자로 보이고자 그만 선지자 세례 요한의 목을 제물로 삼고 맙니다. 그는 한 마디로,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선지자나 메시아를 두려워할 줄을 몰랐습니다. 그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헤롯 안디바가 갈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그는 훗날 조카이며 유다의 왕으로 책봉이 된 아그립바1세와 권력다툼을 하다가 분봉 왕의 자리에서마저 쫓겨나게 되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처신을 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창조주 하나님)를 두려워하라”(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