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출애굽기 강해 제52강(13:1-10)(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3. 31. 02:22

출애굽기 강해 제52(13:1-10)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710()

 

생사의 문제와 유월절 규례 그리고 길흉의 문제와 무교절 규례(13:1-10)

 

인생 가운데 죽고 사는 문제가 먼저일까요? 아니면 잘 되거나 못 되는 길흉의 문제가 먼저일까요? 당연히 생사의 문제가 더 중요하며 우선적인 관심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출애굽 사건을 전후하여 하나님께서 유월절과 무교절의 비중을 달리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먼저 유월절에 관하여 세 번이나 강조하시면서 그것을 자손대대로 규례로 삼으라고 명령하시고 있습니다(12:1-14, 21-28, 43-51). 다음으로 무교절에 대해서는 단지 두 번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12:15-20, 13:1-10). 같은 규례라고 하더라도 세 번 강조하는 경우와 두 번 강조하는 경우는 분명히 그 강도가 다른 법입니다. 그러므로 유월절이 무교절보다는 그 의미가 더 큰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대문에 뿌리지 아니하면 장자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니 그것이 더 중요한 규례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사건이 애굽 땅에서 발생함으로 말미암아 바로와 신하들이 하나님께 진심으로 굴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출애굽의 역사가 유월절의 사건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무교절의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유월절 어린 양의 구이와 더불어 먹게 되는 빵의 제조방법에 대한 규례입니다. 유월절 어린 양 고기를 구워서 먹게 될 때에 빵과 나물을 함께 먹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빵을 제조할 때에 일체 누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금지를 시킨 것입니다(12:15). 그리고 나물도 보통 나물이 아니라 매우 쓴 나물입니다(12:8). 왜 그와 같은 고통스러운 식사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의도는 세상적인 누룩의 영향을 받지 아니하고서 오로지 유월절 어린 양의 희생의 의미와 그 은혜만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누룩이 들어간 빵은 입맛을 부드럽게 합니다. 그 감칠 빵의 맛 때문에 어린양의 구이를 멀리할 수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부드러움과 그 감칠 맛에 취해서 그만 유월절 어린 양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보혈을 흘려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잊어버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1:29). 죽어 마땅한 죄인을 살려주기 위하여 십자가 상에서 희생제물이 되었는데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세상적인 번영과 쾌락에만 맛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비극 중의 비극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단 출애굽을 하게 된 성도들이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무교절의 의미를 계속 묵상을 해야만 합니다(13:5-10). 등한히 하게 되면 세상의 누룩을 즐기는 자가 되고 하나님의 진노의 자식이 되고 말 것입니다(4:25-29).

그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게 되면 유월절 규례의 의미는 비록 그날 밤 생사를 가름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은 일회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예수님께서 지신 대속의 십자가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무교절 규례의 의미는 신앙생활에 있어서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의미가 더 강하며 지속적인 성격의 것입니다. 성도들이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세상적인 방법을 버리고 예수님처럼 살아가야만 된다는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월절이 세 번, 무교절이 두 번 강조가 되어 있다고 하여 유월절에 비해서 무교절의 중요성이 훨씬 약하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성도들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항상 의식을 하고 조심을 하면서 자기절제를 해야만 한다는 가르침이 그 속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첫 유월절 밤을 지내고 출애굽을 하게 됩니다(12:27-39). 한 밤중에 애굽을 떠나와서 하룻동안 행군을 한 다음에 숙곳에서 야영을 하게 됩니다(12:37). 그때 모세가 유월절의 은혜를 잊어버리지 아니하도록 규례를 정하게 됩니다(12:43-51). 자손대대로 목숨을 살려주신 은혜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무교절 규례를 선포하고 있습니다(13:1-10). 이제부터는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애굽에서 배운 세상적인 종교생활과 우상문화를 모두 청산하라는 것입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태에서 처음 난 모든 것을 다 거룩히 구별하여 내게 돌리라. 이는 내 것이니라 하시니라.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애굽 곧 종 되었던 집에서 나온 그 날을 기념하여 유교병을 먹지 말라. 여호와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너희를 그곳에서 인도해 내셨음이니라. 아빕월 이 날에 너희가 나왔으니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여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땅 곧 네게 주시려고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이르게 하시거든 너는 이 달에 이 예식을 지켜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고 일곱째 날에는 여호와께 절기를 지키라. 이레 동안에는 무교병을 먹고 유교병을 네게 보이지 아니하게 하며 네 땅에서 누룩을 네게 보이지 아니하게 하라. 너는 그날에 네 아들에게 보여 이르기를, 이 예식은 내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행하신 일로 말미암음이라 하고 이것을 네 손의 기호와 네 미간의 표를 삼고 여호와의 율법이 네 입에 있게 하라. 이는 여호와께서 강하신 손으로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니 해마다 절기가 되면 이 규례를 지킬지니라”(13:1-10).

본문의 내용은 특히 다음 세 가지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 죽음에서 살려내었으니 이제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13:2). 그러므로 하나님은 종에게 강력하게 명령을 하고 요구를 할 수가 있습니다. 둘째, 이제부터는 익숙한 세상의 달콤한 누룩을 버리고 손해만 볼 것 같은 경건한 신앙생활을 영위하라는 요구입니다(13:7). 셋째,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심신이 모두 평안해질 때에는 더욱 신앙생활에 힘을 쓰라는 가르침입니다(13:5-6, 9). 세상재미에 빠져서 실족하기가 더 쉽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유월절의 의미와 무교절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면서 성도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그 모습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이 될 것입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는 삶, 그리고 거룩하고 경건한 삶의 의미를 알고서 실천하는 인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의미에서 예수님이 제자의 도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을 하시고 계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16:24). ‘자기를 부인하는 삶이 바로 무교절 규례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삶이 유월절 어린 양의 희생을 감격해 하면서 다소나마 보답해나가는 성도의 인생살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