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63(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3. 21. 03:23

7세기의 2263(손진길 소설)

 

강귀수 장군이 성아래로 내려다보니 책귀의 군사는 그 수가 2만명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가 큰소리로 휘하의 장수들에게 지시한다; “적의 군사가 단지 우리의 2배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수성작전에 철저를 기하면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각자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 “;

그러나 강귀수 장군은 적장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인식하지를 못하고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책귀는 선봉대를 내세우면서 특수훈련을 받은 침투조를 앞장 세우고 있다. 먼저 일반 선봉대가 사다리를 가지고 나가서 적의 성벽에 설치한다. 그리고 그 사다리를 타고서 올라가는 흉내를 낸다;

그것을 보고서 성벽에서 수비병들이 바위와 목재 그리고 기름을 아래로 던지고 화살을 날리고 있다. 그러면 사다리를 오르는 척 하던 공격조가 얼른 사정거리 바깥으로 빠진다. 그렇게 교묘하게 몇차례 반복하자 성벽 수비군들의 물자가 거의 바닥이 나고 있다. 그 기회를 포착하여 특수 침투조가 기가 막히게 사다리를 타고서 전광석화의 속도로 성벽을 넘고 있다.

그들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거의 제비와 같은 민첩성을 지니고 있다;

 그 때문에 수비병들이 창을 들고 그들을 공격하고자 나설 때에 그들은 벌써 성벽위에 착지하고서 그 창들을 막고 있다. 특수부대 500명 정도가 성벽에 올라가서 수비병들을 공격하자 일다경 만에 한쪽 성벽과 성루가 훤하게 뚫리고 만다. 그쪽으로 수도 없이 많은 책귀의 병사들이 사다리를 타고서 성벽을 올라오고 있다.

그와 같은 전투장면을 살펴본 송산성의 수비대장 강귀수 장군이 탄식한다; 책귀 사령관은 무서운 인물이구나. 우리 신라식민왕국에서는 그를 막을 자가 아무도 없다. 앞으로 이곳 왜의 땅은 전부 책귀의 영토가 되고 말겠구나! 내가 항복을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부하의 목숨이라도 살리는 것이 내가 할 일이구나, 허허허… “.

결심이 선 강귀수 장군이 돌연 큰소리로 전체 수비군에게 외친다; “더 이상 대항을 해보아야 목숨만 아까운 일이다. 모두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도록 하라! 나는 강귀수 수비대장이다… “. 강장군의 현명한 선택으로 많은 사상자가 나지 아니하고 있다. 9천명의 수비병이 그 덕분에 살아남게 된다.

송산성을 정복한 책귀 상장군은 포로 1 4천명을 얻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성적으로 투항한 적장 강귀수 장군을 예우한다; “그대는 비록 적장(敵將)이지만 부하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는 덕장(德將)이군요. 나는 그대만 원한다면 나의 휘하의 장군으로 삼고 싶소. 그대의 생각을 말해 주시요”;

그 말에 강귀수 장군이 허허라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항장(降將)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나의 부하들과 그들의 처자식을 모두 살려 주신다고 하면 나는 책귀 사령관의 지시를 따를 것입니다!... .

책귀 사령관은 강귀수 장군의 솔직한 성품을 좋아한다. 따라서 그는 송산성의 임시성주로 강귀수 장군을 임명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책귀 2달간 포로들을 강하게 훈련시키고 자신의 군대에 편입한다. 그 결과 책귀의 군대는 3 2천명의 대군이 된다. 그 가운데 7천명을 송산성주에게 떼어준다. 그리고 5천명을 황금성으로 보내고 있다.

책귀는 남은 2만명의 군사로 이제는 그곳에서 북서쪽에 있는 구주섬으로 들어가서 북구주성을 정벌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과연 그는 어떠한 전략으로 북구주성을 차지할 것인가?...

실제로 책귀 사령관이 2만명의 병력을 700척의 함선에 싣고서 북구주성 인근으로 상륙한 시점이 서기 659 5월 중순이다. 그는 한꺼번에 상륙한 것이 아니다. 먼저 특수부대를 은밀하게 상륙시키고 그들이 적의 진지 하나를 점령한 다음에야 나머지 부대를 상륙시키고 있다. 그것이 병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만명의 군대가 북구주성으로 몰려가자 성주 계룡수와 수비대장 양무력이 성루에서 허허라고 웃고 있다. 계룡수 성주가 양무력 수비대장에게 먼저 말한다; “책귀 사령관이 소문과는 다르군요, 허허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하더니!... 같은 2만명의 군사로 2만명이 지키고 있는 성을 얻겠다고 달려드니 상대를 얕보아도 분수가 있지, 허허허… “;

그 말을 듣자 양무력이 마주 대꾸를 한다; “그렇지요. 이번에야 말로 책귀가 이곳에서 혼이 나서 도망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행운이 따랐지만 여기서는 전혀 통하지 아니할 것이니까요, 하하하… “.

그들의 장담이 일리가 있다. 책귀 5일을 밤낮 선봉부대를 바꾸어 가면서 열심히 공격해보아도 전혀 적성의 수비가 흔들리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5일째 저녁에는 공격을 일찍 마치고서 밥을 지어먹고 잠시 전군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그 다음에는 그날 밤에도 책귀의 선봉부대가 어제와 마찬가지로 성의 동쪽을 줄기차게 공격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 이동하여 왔는지 적의 서쪽 성벽을 그날 밤 날다람쥐처럼 타고 올라오고 있는 귀신과 같은 부대가 있다. 그 부대의 수가 무려 5백명이나 되고 있다. 그들은 모두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이 서쪽 성벽과 성루를 지키고 있는 수비병들을 한꺼번에 모조리 해치우고 서문으로 달려간다.

서문을 지키고 있는 수비병이 500명 정도이다. 피아 간에 비슷한 숫자이다. 하지만 무예의 실력차이가 너무나 크다. 그에 따라 한식경이 지나기 전에 수비병 500명이 전부 쓰러지고 만다. 그러자 검은 부대원들이 거침없이 서쪽 성문을 활짝 열고 만다. 그곳으로 마치 봇물이 터지듯이 1만명의 책귀의 부대가 쳐들어오고 있다;

그 다음이 문제이다. 동쪽 성을 공격하던 선봉부대 1천명만 남기고 나머지 9천명의 군사도 언제 서쪽으로 이동했는지 제2진이 되어 서문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 결과 책귀의 군사수가 수비병들을 압도한다.

그날 밤 성주 계룡수와 수비대장 양무력이 아무리 애를 써도 책귀의 공격을 분쇄할 수가 없다. 그들은 끝까지 저항하다가 결국 목숨을 잃고 만다. 그에 따라 그날 새벽이 밝아오자 북구주성의 주인이 바뀌고 만다;

 책귀가 승자가 되고 그 성에서 1 8천명의 포로를 얻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2달 후 책귀의 부대가 무려 3 7천명에 이르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가지 놀라운 사건이 드디어 발생하고 있다. 책귀는 서기 659 5 20일에 신라식민왕국을 왜의 땅에서 없애 버리고 그들의 4개성을 자신이 완전히 장악한다. 그러자 그는 그 성들을 번왕 부여용에게 결코 돌려주지 아니한다. 그 대신에 북구주성에 귀왕국(貴王)의 왕부(王府)를 설치하고 책귀가 스스로 왕위에 올라 그 이름을 귀왕(貴王)이라고 역사책에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말미암아 서기 659 6월초부터 왜의 땅에서는 4개의 세력이 대립하게 된다; (1) 첫째가, 구주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7개성을 가진 방계왕국이다. (2) 둘째가, 그 동쪽에 있는 4개성을 차지하고 있는 귀왕국이다. (3) 셋째가, 그 동쪽에 있는 10개의 성을 차지하고 있는 번왕부이다. (4) 넷째가, 본섬의 동쪽 끝에 있는 고구려식민왕국 3개성이다;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기 전에 책귀는 용의주도하게도 멀리 동쪽 신주성주로 있는 부모님을 송산성으로 모시고 왔다. 그리고 부친 책윤 대감에게 송산성주의 자리를 맡긴다. 그에 따라 임시성주 강귀수 장군을 대장군으로 승진시키고 귀왕인 책귀 자신의 휘하에 둔다;

그와 같은 변화가 발생한 후에 1년 남짓 세월이 흐르자 서기 660 7월과 8월에 본국 백제에서 유민들이 번왕부와 책귀의 귀왕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 가운데 책귀의 친구인 좌백이 가족들을 데리고 귀왕국에 들어온다.

그리고 22룡의 무예 스승인 곡나진수도 가족과 더불어 귀왕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곡나진수는 혼자서만 온 것이 아니다. 차제에 그의 동료인 여자신 대감의 일행도 함께 데리고 들어온 것이다.

책귀는 귀왕의 신분으로 그들을 모두 따뜻하게 영접한다. 그들은 책귀가 왜의 땅에서 자신의 나라를 세우고 왕위에 올라있는 것이 신기하기 그지없다. 그것을 보고서 그의 무예 스승인 곡나진수가 감격스러워 한다;

그가 제자인 책귀에게 축하 겸 당부를 한다; “참으로 경하드립니다. 귀왕께서는 스스로 왕국을 건설하시고 왕위를 얻으셨으니 세습에 의하여 왕위를 얻은 자들과는 격이 다릅니다. 아무쪼록 왜의 땅을 통일하시고 이곳에 해가 뜨는 본국 곧 일본(日本)을 건설하시기를 바랍니다!... .

그 말을 듣고서 귀왕인 책귀가 한마디를 하기 전에 곡나진수의 친구인 여자신 대감이 먼저 말한다; “저도 곡나진수 대장과 같은 마음입니다. 부디 귀왕께서는 사라진 백제 대신에 이곳에서 새로운 일본을 건설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백제는 역사 가운데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욱 동쪽으로 옮겨와서 새로운 역사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

그렇게 백제의 멸망으로 말미암아 졸지에 유민이 된 자들이 왜의 땅으로 귀왕국을 찾아와서 자리를 잡고 살게 된다. 그들은 귀왕인 책귀를 도와서 한마음으로 왜의 천하를 통일하고 새로운 일본을 그곳에 건설하고자 한다. 그들의 열망이 훗날 어떠한 모습으로 역사 가운데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