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기의 2호2룡(손진길 소설)

7세기의 2호2룡9(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3. 1. 13. 13:25

7세기의 229(손진길 소설)

 

수적으로는 백제군이 크게 밀리고 있다. 하지만 의직장군의 전술이 대단하다. 4차례의 접전에서 전혀 밀리지가 않는다. 그러나 워낙 백제군의 수가 부족하다. 한마디로, 중과부적이다. 따라서 전투가 길어지자 점점 백제군이 밀리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부관 책귀가 성주 의직장군에게 급히 제안한다; “잠깐 숲속으로 저와 함께 들어가시지요. 그곳에서 황금투구와 성주의 갑옷을 제게 주시고 몸을 피하십시오. 빨리 조천성으로 가셔야 본성과 탄현고개를 지킬 수가 있습니다”;

의직성주가 부관 책귀의 말을 듣고 돌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그렇다. 김유신의 군대는 1만명이나 되는 대군이다. 그들이 일시에 조천성까지 밀고 올라오면 탄현고개가 위험하게 된다. 그곳이 뚫리게 되면 그 다음은 사비성이 아닌가?... ‘. 따라서 의직장군은 급한 김에 숲속에 묶어 둔 군마를 풀어 책귀의 말대로 실행한다;

그 결과 의직장군은 숲속에서 부관 책귀와 옷을 바꾸어 입고서 무사히 전투마당을 벗어난다. 책귀는 성주를 피신시킨 다음에 숲에서 나와 전장을 둘러보니 백제군이 거의 전멸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의직성주가 무사히 조천성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어야 한다. 그 방법은 말을 타고 적들을 다른 길로 유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직장군의 투구를 쓴 부장 책귀가 북서쪽 다른 길로 말에 채찍을 가하면서 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뒤를 무서운 기세로 신라군이 추격하고 있다. 전장을 벗어나고 있는 백제군 사령관을 잡는 것이 신라군에게는 엄청난 전공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장 책귀가 의직장군의 갑옷을 대신 입고 성주의 금빛투구까지 쓰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그를 추격하기에 여념이 없다;

신라군의 추격이 대단하지만 책귀의 기마술이 한수 위다. 책귀가 어느 사이에 추격군을 따돌리고 단신으로 무산성 가까이 이르고 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아니하여 김유신 장군의 주력군대가 무산성에 접근한다.

신라군은 김유신 장군의 명령으로 무산성을 탈환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공성작전에 돌입한다. 책귀가 그 광경을 숲 속에 숨어서 이틀을 지켜보고 있다. 마침내 백제군이 더 견디지 못하고 아예 무산성을 신라군에게 내어주고 작전상 후퇴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책귀조천성으로 복귀한다. 구사일생으로 전장에서 벗어난 바가 있는 의직성주는 무사히 살아서 돌아온 부관 책귀를 무척 반긴다. 자신을 대신하여 황금투구를 쓰고서 적의 눈을 속인 그가 고마운 것이다. 그날 의직성주가 전장에서 돌아온 장수들을 모아 놓고서 이번 원정의 결과를 평가한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이번 작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어요. 우리가 남쪽에서 얻은 무산성을 다시 신라군에게 내주었지만 동쪽에서 얻은 감물성동잠성은 계백장군이 잘 지키고 있어요. 그러므로… “.

의직성주의 결론이 다음과 같다; 이제는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내년에는 반드시 독산성옥문관을 얻도록 합시다. 신라군과 막상 전투를 해보니 한번 더 시도를 해 볼만 하다고 판단이 됩니다. 자 이제부터 그 준비에 박차를 가하도록 합시다!... .

그때부터 부관 책귀는 세부적인 전쟁계획을 세우기에 바쁘다. 그는 무엇보다도 먼저 절친 유기룡무영을 불러 올려서 그들의 능력을 이번 기회에 크게 사용하고자 계획한다. 따라서 의직장군에게 요청하여 기잠성의 부장 유기룡과 굴산성의 부장 무영을 조천성으로 전입하게 한다;

유기룡의 경우에는 남도 가야지역 대야성 서편 기잠성에서 중부 금산지역 탄현 남쪽 조천성까지 상당히 먼 거리를 달려오고 있다. 하지만 무영의 경우에는 약간 북쪽의 굴산성에서 인근 조천성으로 전근을 오는 것이므로 상당히 가까운 거리를 이동한다. 따라서 무영이 먼저 도착하고 그 다음날에 유기룡이 조천성에 당도한다.

두친구가 성주 의직장군에게 전입신고를 마치고 나오는 것을 보고서 얼른 책귀가 그들을 성주의 집무실 옆방 부관실로 데리고 간다. 사비성 인근 천등산의 22룡 가운데 좌백만 빼고 3총사가 모두 모인 셈이다. 따라서 3사람이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모른다.

잠시 후 책귀좌백의 소식을 전한다; “좌백은 이번에 점령한 감물성과 동잠성을 수비하고 있는 계백장군의 부관으로 지금 근무하고 있어. 그는 그 일에 바빠서 다음 번 원정에는 인근 동편지역을 치는 제2진에 참여하게 될 것이야. 그렇지만… “.

일단 말을 끊은 다음에 책귀가 두 친구를 쳐다보고서 말한다; “우리 3총사는 다음 번 원정에는 멀리 남진하는 제1진에 포함될 거야. 나는 요즈음 그와 같은 사실을 반영하여 세부 전투계획안을 수립하느라고 무척 바쁘게 지내고 있어!... “;

책귀의 말을 듣자 무영유기룡이 동시에 말한다; “책귀, 우리가 좀 도와줄까?... “. 책귀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지금은 아니야. 하지만 나중에는 내가 너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사항이 있어. 그때가 되면 내가 따로따로 개별적으로 말해 줄거야!... “.

그 말에 유기룡이 씨익 웃으면서 대꾸한다; “, 책귀, 너 내게 무시무시한 일을 시키려고 벌써 계획하고 있지? 부디 자비로운 마음으로 쉬운 일을 맡겨 다오. 나도 내 목숨 아까운 줄은 알거든, 하하하… “;

무영이 따라 웃으면서 너스레를 떤다; “기룡아, 미리 겁먹지 마라. 무시무시한 일은 이 형님이 모두 처리해주마. 너는 그저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먹으면 된다, 하하하… “. 그 말에 기룡이 발끈하다가 종래에는 웃고 만다.

유기룡의 말이 걸작이다; “, 무영아, 네가 나보다 2달 생일이 빠르다고 하여 지금도 형님 행세를 잘도 하는구나. 그것도 병이야 병! 그렇게 따지면 무영이 너보다 한달 생일이 빠른 책귀가 큰형님이 되겠네, 하하하… “.

그날은 서로가 다시 만나 반가운 김에 그 옛날 천등산에서 지내던 날처럼 서로 웃고 농담도 나누고 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자 책귀가 개인적으로 무영을 찾아가 만나서 부탁한다; “무영아, 이번 원정에는 네가 한가지 중요한 일을 처리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

신중하고 철두철미한 성품의 책귀는 평소 헛말을 하는 법이 없다. 따라서 순간 무영이 긴장한다. 그것을 보고서 책귀가 은밀하게 조그만 음성으로 말한다; “이번 원정은 최종목표가 성주지역에 있는 옥문관을 점령하는 것이야. 그러므로 가는 길목에 있는 무산성을 단숨에 탈환해야 한다. 그 방법이… “.

그 말을 듣자 무영이 역시 조그만 음성으로 말한다; “무슨 말인지 알아 듣겠다. 책귀 너는 내가 몰래 무산성에 잠입하여 그곳 성주를 단숨에 제거해주기를 바라고 있구나! ;

내 말이 맞지?... “. 대답 대신에 책귀가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그것을 보고서 무영책귀에게 묻는다; “그런데 책귀야, 너는 언제부터 내가 인자술(者術)을 익히고 있는지 눈치를 채고 있는데?... “. 책귀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거야 오래 되었지! 너는 국왕의 근위대장인 무상장군의 아들이고 근위대 무송 부장의 동생이 아니냐? 그러니, 당연히 인자술을 익히고 있겠지, 하하하… “;

그 말을 듣자 무영이 역시 웃으면서 책귀에게 말한다; “이거, 내가 책귀 너에게는 두손 두발 모두 들었다. 역시 세상에 모르는 것이 없는 기재가 책귀 너이구나! 앞으로 잘 부탁한다, 하하하… “.

그 일이 끝나자 책귀유기룡을 방문한다. 그리고 역시 한가지를 부탁한다; “기룡아, 이번 원정에서 너의 무술실력을 빌려야 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 ‘무슨 어려운 일인가?’, 순간 기룡이 긴장하면서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책귀가 희한한 주문을 하고 있다; “독산성에 미리 잠입하여 그곳 북문을 비밀리에 열어야 하는 일이야! 우리 원정군의 일부 군사를 봇짐장수로 꾸며서 그들을 이끌고 독산성으로 미리 들어가야 해. 그 일이 가능하겠어?... “.

그 말을 듣자 기룡이 한참동안 책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묻는다; “그런데 책귀야, 너는 언제부터 나의 무예의 특징을 그렇게 파악하고 있었니?... “. 책귀가 조용히 고개를 끄떡이면서 대답한다; “마지막 졸업생후보자들의 대련시험장에서 파악했다. 평소 표시를 내지 아니하다가 그날에 너는 특이한 무술을 사용했어. 그것은… “;

책귀의 설명을 기룡이 경청한다. 그것을 보고서 책귀가 정확하게 설명한다; “급한 김에 기룡이 네가 대단한 경지의 무예를 펼쳤는데 그것이 내가 보기에는 사비성의 모상단의 호위무사들이 때로 사용하는 상승의 무예였거든! 어때, 내 짐작이 맞지?... “.

유기룡이 후유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나는 모든 사람을 속였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구나! 내 친구 책귀의 눈만은 속이지 못했어. 그런데 책귀야, 너는 어떻게 상단의 상승무공의 특징까지 파악하고 있지? 나는 그것이 궁금해!... “.

그 말에 책귀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 그것은 내가 평소 무인들의 결투장면을 구경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야. 시간만 나면 나는 사비성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러가지 무예시합을 구경했어. 그 결과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무예의 특징을 나름대로 파악했지. 그런데 그 중의 하나가 기룡이 너의 무예로 나타난 것이야, 하하하… “.

그 말에 유기룡이 고개를 갸웃하면서 책귀에게 묻는다; “어떻게 한번 본 무예의 특징을 그렇게 정확하게  파악할 수가 있지? 혹시 책귀 너는 한번 본 것을 전부 머리속에 기억하고 있는 천재 중의 천재가 아니냐?... “.

그 말을 듣자 책귀가 하하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기룡아, 너는 내가 무슨 천하의 기재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그것이 아니야. 나는 그저 관심이 있는 분야 그것도 특징적인 것만 조금 머리속에 기억하고 있을 뿐이야. 나는 결단코 천하의 기재인 제갈공명이나 방통선생이 아니라고, 하하하… “.

그날 책귀가 말을 그렇게 대충했는데 그 다음해 곧 6483월에 1만명의 백제군이 원정을 떠났을 때에는 그의 재주가 실로 비범하게 나타난다. 15천명을 의직장군이 지휘하여 남진한다. 책귀무영 그리고 유기룡이 제1군에 소속되어 사령관 의직장군을 보좌하고 있다;

그리고 제25천명은 계백장군이 지휘하여 동쪽 신라성의 정벌에 임한다. 책귀의 친구인 좌백은 여전히 계백장군의 참모가 되어 전장에서 큰 활약을 한다. 계백장군의 군대가 동쪽 상주지역에 있는 요차성 등 신라의 성을 10여개나 점령하고 있는데 그 일에 좌백 부장이 거의 선봉장으로 앞장을 서고 있는 것이다. 그의 전공이 대단하다;

그렇다면 책귀무영 그리고 유기룡3부장은 제1군에 포함되어 남진하면서 의직 사령관을 도와서 어떠한 활약을 구체적으로 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