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강해 제182강(렘32:12-15)
작성자; 손진길 목사(오픈 바이블 스터디 인도자)
작성일; 주후 2018년 11월 20일(화)
옥중생활을 하고 있는 선지자 예레미야가 정당한 값을 주고 산 고향 밭의 매매증서를 바룩에게 보전하라고 말하면서 어떠한 여호와의 예언의 말씀을 의미상 전달하고 있는가?(렘32:12-15)
예루살렘 왕궁에 있는 시위대의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선지자 예레미야입니다(렘32:2b). 때는 신바벨론제국의 황제 느부갓네살이 갈대아 군대를 끌고 와서 유다 왕국의 전역을 휩쓸고 이제는 예루살렘성을 포위하고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는 주전 587년 곧 유다 왕 시드기야 10년입니다(렘32:1-2a).
천혜의 요새지인 유다 왕국의 수도 예루살렘성에는 인근 성읍에서 사전에 피난을 온 난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선지자 예레미야의 고향 아나돗에 살고 있던 그의 사촌 하나멜의 가족이 있습니다(렘1:1, 32:7-9). 하나멜은 피난살이가 길어지자 가진 돈이 떨어지고 생계가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하나멜은 예루살렘 왕궁의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선지자 예레미야를 찾아와서 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그는 고향의 밭 가운데 그의 부친이 형제가 되는 예레미야의 아버지로부터 산 땅이 있음을 알고서 그것을 예레미야에게 기업을 무르는 형식으로 율법에 따라 사라고 요청합니다(렘32:8).
그 말을 들은 선지자 예레미야는 며칠 전 여호와께서 자신에게 그러한 일이 있을 것임을 미리 알려주신 일이 있기에 그것이 여호와의 뜻인 줄을 알고서 순종을 합니다(렘32:6-8). 사촌 하나멜이 원하는 값을 치르고 그 땅을 사들인 것입니다(렘32:9). 그것은 곤경에 처해 있는 친척을 돌보아 주는 행위입니다(마25:40, 눅10:33-37).
고대사회에서 토지를 매매하는 일은 반드시 증인이 있는 가운데 이루어집니다(렘32:10). 증인들이 그 매매가 율법에 따라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증거하기 위하여 도장을 찍고 있습니다(렘32:12). 그렇게 만들어진 매매증서를 봉인하여 보관하고 또한 사본을 만들어서 소유주가 지니게 됩니다(렘32:11).
그런데 옥살이를 하고 있는 60대 초반의 늙은이 예레미야가 그 서류를 품에 지니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선지자 예레미야는 그의 비서로 봉사하고 있는 젊은 바룩에게 매매증서의 보관과 봉인을 부탁하고 있습니다(렘32:12-14).
그 구절이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숙부의 아들 하나멜과 매매증서에 인친 증인 앞과 시위대 뜰에 앉아 있는 유다 모든 사람 앞에서 그 매매증서를 마세야의 손자 네리야의 아들 바룩에게 부치며, 그들의 앞에서 바룩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 증서 곧 봉인하고 봉인하지 않은 매매증서를 가지고 토기에 담아 오랫동안 보존하게 하라.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사람이 이 땅에서 집과 밭과 포도원을 다시 사게 되리라 하셨다 하니라”(렘32:12-15). 의미심장한 말씀이 뒷부분에 들어 있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위의 본문 가운데 내포되어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이제부터 한 구절씩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말씀의 묵상을 통하여 그 깊은 의미와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파악해봅니다;
첫째로, “나의 숙부의 아들 하나멜과 매매증서에 인친 증인 앞과 시위대 뜰에 앉아 있는 유다 모든 사람 앞에서 그 매매증서를 마세야의 손자 네리야의 아들 바룩에게 부치며”(렘32:12); 다음과 같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1) “나의 숙부의 아들 하나멜과 매매증서에 인친 증인 앞과 시위대 뜰에 앉아 있는 유다 모든 사람 앞에서”(렘32:12a);
1) 고대사회는 계약사회가 아니고 자연부락 중심의 사회입니다. 그러므로 가옥이나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이라고 하더라도 부락 구성원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창23:3-20). 그러한 고대사회의 성격을 이스라엘의 율법이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매매계약의 성사를 증인들과 부락민들 앞에서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신25:8-10, 룻4:7-12).
2) 따라서 선지자 예레미야가 사촌 하나멜로부터 고향의 밭을 사면서 그 절차를 다음과 같이 밟고 있습니다; ①기업 무를 권리가 있는 예레미야에게 사촌 하나멜이 자신의 고향 밭을 팔겠다는 의사를 시위대 뜰 옥사 앞에 모여 있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있습니다(렘32:8). ②예레미야는 사촌 하나멜의 제안을 받아 들이면서 그가 원하고 있는 은 17세겔을 증인들 앞에서 저울에 달아 지불하고 있습니다(렘32:9-10).
3) ③매매증서를 작성하면서 원만하게 대금이 지불이 되었다는 사실을 입회한 증인들이 도장을 찍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렘32:12aa). ④증인들이 상기 매매의 건이 성사가 되었으며 이제 매매증서까지 작성이 되었다는 사실을 주위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렘32:11, 12ab). 그것으로 그 고향의 밭은 예레미야의 소유가 됩니다. 그러나 전란 중이므로 그 밭의 소유권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는 신바벨론제국의 황제에게 넘어가고 말 것입니다. 그 사실을 여호와의 예언의 말씀을 통하여 확신하고 있는 선지자 예레미야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보완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2) “그 매매증서를 마세야의 손자 네리야의 아들 바룩에게 부치며”(렘32:12b);
1) 보완조치의 일환으로 선지자 예레미야가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그 매매증서를 자신의 비서 일을 하고 있는 바룩에게 건네 주고 있습니다(렘32:12b). 그 행위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①첫째, 옥사에 갇혀 있는 예레미야로서는 그 매매증서를 보관한다고 하는 것이 무리입니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심복인 바룩에게 그 문서를 맡기고 있는 것입니다.
2) ②둘째, 선지자 예레미야는 훗날 동족들이 바벨론 포로생활을 청산하고 예루살렘으로 되돌아 오는 광경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바벨론 포로생활이 70년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여호와의 예언이 진작에 있었기 때문입니다(렘25:11-12). 그러므로 그 토지문서를 젊은 비서 바룩에게 맡겨 놓는 것이 상책입니다. 바룩은 대를 이어가면서 그 문서를 소중하게 보관할 것입니다.
3) ③셋째, 선지자 예레미야가 고향 아나돗에 있는 그 밭을 훗날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일까요? 60세의 노인인 예레미야가 그것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자손들이 그것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그는 자손이 없는 선지자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매매증서에 기록이 되어 있는 기업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그것은 비유를 하자면 “물위에 던져진 떡”과 같습니다(전11:1).
4)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이 그 떡과 같이 물위에 던져져 있을 때에 그것은 그 말씀을 받아 먹고자 하는 성도들의 것입니다. 그 떡을 먹고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여호와의 종으로 살아갑니다. 그들이 선지자 예레미야의 명의로 되어 있는 그 땅을 기업으로 삼아 교회를 세우고 온세상에 여호와의 말씀을 전파할 것입니다.
5) 바룩의 집안은 선지자 예레미야와 가까운 사이로 보입니다. 바룩의 부친인 네리야, 조부인 마세야가 선지자 예레미야와 친분이 두터웠으므로 바룩과 그의 형제인 스라야가 예레미야를 도운 것으로 보입니다. 스라야는 시드기야 왕이 바벨론으로 갈 때에 시종장으로서 왕을 수행합니다(렘51:59). 그리고 선지자 예레미야의 요청에 따라 바벨론에 살고 있는 유대인 포로들에게 여호와의 말씀을 전달하기도 합니다(렘51:59-64).
6) 바룩에 대한 선지자 예레미야의 신임이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 매매증서를 그에게 맡기기도 하고(렘32:12) 여호와의 예언을 구술하여 바룩에게 적도록 합니다(렘36:4). 그 기록을 예레미야 자신을 대신하여 백성들에게 선포하도록 위임까지 하고 있습니다(렘36:4-8, 9-10). 그리고 바룩은 여호야김 왕이 태워버린 예언서의 내용을 선지자 예레미야의 지시에 따라 보완하기도 합니다(렘 36:32). 요컨대, 바룩은 학식이 있는 서기관으로 불리고 있으며 노년의 선지자 예레미야를 도와서 행동을 함께하고 있는 것입니다(렘36:26, 43:6-7).
둘째로, “그들의 앞에서 바룩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 증서 곧 봉인하고 봉인하지 않은 매매증서를 가지고 토기에 담아 오랫동안 보존하게 하라”(렘32:13-14); 역시 다음과 같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1) “그들의 앞에서 바룩에게 명령하여 이르되”(렘32:13); 선지자 예레미야는 자신이 사촌 하나멜로부터 사고 있는 고향의 그 밭이 그의 생전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렘39:1-10). 그러나 70년 후에 예루살렘과 유다의 땅으로 돌아오는 후손들에게는 필요할 것입니다(렘25:12, 스1:1-4). 그렇다면 그 토지매매증서를 자신의 자손에게 맡기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자신의 비서 일을 하고 있는 바룩에게 맡기고 있습니다(렘32:12).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①첫째, 선지자 예레미야에게는 후사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②둘째, 선지자 예레미야의 일을 계승하게 되는 바룩이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훗날 그 땅을 사용해주면 좋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③많은 증인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정식으로 그 문서를 바룩에게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공신력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결코 사유화하지 말고 투명하게 보관하여 여호와의 사업을 위하여 훗날 사용하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2)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 증서 곧 봉인하고 봉인하지 않은 매매증서를 가지고 토기에 담아 오랫동안 보존하게 하라”(렘32:14); 그러나 바룩이 평생에 그것을 사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70년 포로생활을 거친 후에 그 땅으로 돌아오게 될 때에는 바룩 역시 생존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식적으로 봉인한 문서를 토기에 담아 보관할 뿐만 아니라 봉인하지 아니하고 있는 문서도 그렇게 오래 보관하도록 하라는 것입니다(렘32:14). 그것은 먼 훗날 바룩의 후손들이나 아니면 선지자 예레미야와 바룩의 뒤를 잇게 되는 선지자가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사람이 이 땅에서 집과 밭과 포도원을 다시 사게 되리라 하셨다 하니라”(렘32:12-15); 창조주이신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이스라엘이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집과 밭과 포도원을 다시 사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은 두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 하나는, 선민의 나라 유다 왕국이 이방 강대국에 의하여 멸망을 당하고 나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은 모두 이방제국의 황제의 것이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훗날 고토로 돌아오게 되는 유대인들도 그 땅을 다시 제국에 돈을 주고 사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2) 또 하나는, 선지자 예레미야가 기업을 사서 믿음의 대를 물리듯이 그렇게 여호와의 종들도 이 땅의 기업을 사서 대를 물려가면서 하나님의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여호와께서는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사촌 하나멜이 요청하는 고향의 밭을 사라고 말씀하십니다. 멀지 아니하여 신바벨론제국의 황제의 땅으로 넘어갈 그 밭을 사서 도대체 무엇을 하라는 것일까요?
60세의 노구를 이끌고 옥중생활을 하고 있는 선지자 예레미야는 여호와의 뜻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매매증서와 등기서류를 자신의 믿음의 대를 이어갈 제자 바룩에게 보관하도록 명령하고 있습니다.
그 기업은 70년 포로생활을 청산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후손들을 위하여 여호와신앙을 재건하는 일에 사용이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먼 훗날에는 성도들이 초대교회를 세우고 하나님의 복음을 온세상에 전파하는 일에 종자돈으로 사용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와 같은 본문의 숨은 뜻을 생각하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사업의 계속을 위하여 무엇을 남길 수 있을 것인지를 묵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자신의 믿음과 기업을 후진들에게 대물림하시는 성도님들이 모두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살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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