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수의 7일 기록(손진길 소설)

고현수의 7일 기록14(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0. 26. 14:00

고현수의 7일 기록14(손진길 소설)

 

고범수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렇다. 형 고현수는 연해주와 사할린 땅이 중국의 것이나 러시아의 것이 아니라 사실은 본래의 연고권을 따지면 발해의 것이며 그 후손인 우리 한민족의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의 메시지로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사실을 깨닫게 된 고범수는 그 메시지를 조영탁 상무관과 최경훈 공사에게 이멜로 보내어 준다. 그리고 그날 9 19일 월요일 저녁에는 형수 김정화와 조카 고명진 변호사를 불러서 고현수의 메시지를 공개한다.

그 자리에서 먼저 고범수가 말한다; “이번 메시지의 내용은 연해주와 사할린 땅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해동성국으로 불린 발해의 영웅 선왕이 당시 흑수 말갈이 차지하고 있던 그 지역을 정복하여 발해의 영토에 편입을 하였더군요… “;

두사람을 쳐다보고 고범수가 결론을 맺는다; “그러므로 고구려와 발해의 후손인 우리 한민족이 역사적으로 그 땅에 대한 연고권을 가지고 있다는 형 고현수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하겠어요. 저는 이번의 메시지가 그러한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 말을 듣자 영문학박사인 형수 김정화가 말한다; “역사적으로 그와 같은 연고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힘이 약하면 우리 한민족이 그 땅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남편이 어째서 서방님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보낸 것일까요?... .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때 고명진 변호사가 말한다; “어머니, 그런데 아버지가 설유섭 박사와 함께 미하원의 칼슨 의원을 만났다고 했잖아요. 제 생각에는 그 일과 이 내용이 관련이 있는 것만 같아요. 만약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중국러시아가 패한다고 하면 만주와 그 동해안 지역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지 않겠어요?... “;

그 말을 듣자 고범수김정화가 동시에 고개를 끄떡인다. 충분히 그럴 수가 있는 일이다. 그때 고명진이 말한다; “어쨌든 아버지를 먼저 찾아야 해요. 그러면 의문이 모두 풀리게 되겠지요. 저는 오늘 점심 때 ‘J&W’ 정보업체를 찾아가서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들이 유능하니 이제는 결과를 지켜보면 될 것 같아요”;

더 이상 좋은 생각이 없다. 그래서 일단 그 정보업체의 활약을 한번 지켜 보기로 한다. 그렇지만 고범수는 이번 기회에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대전략을 좀더 연구해보고자 한다. 그는 어떠한 자료들을 검토하게 되는 것일까?...

고범수는 벌써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전략을 살펴본 바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대전략을 한번 파악해보고자 한다. 고범수는 미국의 대전략이라고 하는 것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파악하게 되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러시아의 팽창을 봉쇄하려고 시도한 그 옛날 유럽세력의 대전략을 오늘날의 미국이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그가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범수는 19세기 중엽 러시아제국의 팽창기에 발생한 크림반도 전쟁부터 살펴본다.

1853년에 러시아제국의 황제인 짜르가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와 그 남부의 크림반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는 서방으로 세력확장을 도모한다. 가장 첫걸음으로 짜르는 오스만제국의 쇠퇴기를 기회로 삼아 그들의 러시아정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터어키로 남하를 시도한다.

러시아의 침략을 오스만제국이 막을 수가 없는 것을 보고서 유럽의 강국인 영국프랑스가 원군을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 유럽의 제국들이 러시아의 팽창을 원하지 아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856년까지 진행된 크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를 맛보고 그만 서방으로의 진출을 단념하게 된다. 그리고 크림전쟁의 패배로 막대한 재정손실을 입은 러시아 황제 짜르는 알래스카1867년에 미국에게 팔아서 그 손해를 어느 정도 만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반면에 러시아의 동방진출은 성공적이다. 역사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지역패권을 행사하던 중국의 청나라가 동방으로 진출하고 있는 유럽제국과 전쟁에 돌입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소위 아편전쟁이다. 1차 아편전쟁의 발발은 1840년인데 그때 인도에서 생산한 아편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던 영국이 청나라와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청나라로서는 자신의 앞마당에서 벌이고 있는 유리한 전쟁이다. 영국으로서는 유럽에서 멀리 극동까지 와서 치르게 되는 불리한 전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42년이 되자 영국이 난징의 함락을 목전에 두게 된다. 그만큼 청나라가 약체이며 종이 호랑이라는 사실이 탄로가 나고 마는 아편전쟁인 것이다.

크게 놀란 청나라는 영국에게 얼른 홍콩 섬을 떼어 주고 전쟁을 끝내게 되는데 그것이 이름하여 난징조약이다;

 그와 같이 청나라가 덩치만 컸지 약체라고 하는 사실이 노출되자 1856년에 제2차 아편전쟁이 발생한다. 이번에는 프랑스영국과 더불어 연합군을 형성하여 청나라와 전쟁을 벌인 것이다.

그와 같은 절호의 기회를 이용하여 러시아가 남진을 시도한다. 1858년에 영불과의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청나라를 위협하여 아무르강 이북지역을 얻게 되는데 그것이 소위 아이훈()조약이다. 참고로, 아이훈은 당시 청나라의 현지사령부가 자리잡고 있던 지역의 이름이다;

당시 용맹한 코사크를 앞세운 러시아 군부의 남침은 굉장히 위협적인 것이었다. 따라서 영불과의 제2차 아편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청나라 조정으로서는 러시아까지 상대할 수 있는 군사적인 역량이 부족했다. 당장은 베이징에 가까운 텐진까지 연합군에게 빼앗기고 있는 형편이라 전혀 군사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아무르강 이북의 땅을 떼어주면 영불 연합군을 물리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러시아 군부가 청나라의 군부에게 말하고 있다. 그에 따라 청나라는 무려 60만 평방km에 이르는 엄청난 영토를 러시아에게 주고 만다. 그것을 꿀꺽하고서 짜르는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고 시침을 떼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 짜르의 야망은 그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 이유는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얼지 아니하는 항구를 차제에 얻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2년후 1860년에 제2차 아편전쟁이 끝나고 청나라가 영불 연합군과 조약을 체결할 때에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서게 된다.

당시 베이징조약의 체결로 영국은 홍콩 섬의 맞은 편 땅 곧 홍콩의 중심지역인 주룽을 얻는다. 그리고 프랑스는 천주교의 포교의 자유와 청나라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보장받게 된다.

그 다음에 가장 큰 이익을 취한 나라가 러시아이다. 왜냐하면 짜르가 부동항 블라디보스톡을 비롯하여 연해주에 속하는 큰 땅 해안지역 164천 평방 km를 단숨에 차지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많은 부동항(不凍港)을 얻어 해군함정으로 전세계에 군사대국으로 우뚝 서고자 하는 러시아 황제 짜르의 야망은 그에 그치지 아니한다. 아마도 러시아족에게 그 옛날 북유럽 바이킹의 피가 흐르고 있어서 그러한 모양인지도 모른다. 그는 청나라의 요동반도에 있는 부동항 대련여순까지 탐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1895년에 청일전쟁이 끝나고 그만 요동반도 전체가 일본제국에게 넘어가고 만다. 그것을 좌시하지 아니하고 러시아의 짜르는 독일과 프랑스를 끌어들여 일본내각에 즉각 압력을 가한다. 독불러의 삼국간섭에 시달린 일본제국은 요동반도를 청나라에 반환하고 만다;

그것을 보고서 러시아의 짜르는 기여이 1898년에 요동반도에 있는 부동항 여순과 대련을 청나라로부터 조차하여 자신들의 군항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그와 같은 러시아제국의 탐욕이 2군데에서 강력한 적을 맞이하고 만다. 첫째가 일본과의 전쟁이다. 둘째가 미국과 영국의 강력한 견제이다.

일본제국은 러시아 짜르가 차지한 요동반도를 탈환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1904년에 선전포고도 없이 여순과 대련을 공격하여 러시아의 극동함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이어서 조선과 만주에서 러시아의 육군을 밀어내고 있다. 러시아는 전세의 만회를 위하여 멀리 북유럽의 발틱 함대를 불러서 일본의 해군을 박살내고자 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팽창을 염려하고 있는 영국미국이 은밀하게 일본을 돕고 있다. 그 결과 발틱 함대의 움직임이 동해에서 탐지가 되고 일본해군의 기습으로 도리어 박살이 나고 만다;

 그것으로 러시아 황제 짜르는 일제와의 전쟁에서 지고 끝내 1917년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처형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후 러시아의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는 것일까?... 고범수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대전략을 파악하기 위하여 그후의 역사를 계속 탐색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고범수가 개인적으로 발견하고 있는 사실들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