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수의 7일 기록(손진길 소설)

고현수의 7일 기록6(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10. 15. 11:46

고현수의 7일 기록6(손진길 소설)

 

고범수가 뉴욕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9 9일 금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에 도착한다. 그는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옛날 직장의 부하직원인 조영탁 상무관을 만나고자 한다. 진작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냈기에 조 상무관이 퇴근하지 아니하고 고범수를 기다리고 있다;

조영탁이 자신의 사무실로 고범수를 안내한다. 저녁시간이라 모두들 퇴근을 하고 조 상무관의 방에만 불이 켜져 있다. 조 상무관이 따끈한 차를 두 잔 타와서 한잔을 권한다.

조영탁은 열흘 전에 자신에게 전화를 했던 고범수 선배를 직접 만나게 되니 무척 반갑다. 특히 조영탁은 상공부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때에 상관인 고범수를 존경했다. 그러므로 3년전에 차관보로 명예퇴직을 한 바가 있는 고범수 선배를 미국에서 만나는 것이 참으로 기쁜 것이다.

따라서 조영탁 상무관이 선배인 고범수에게 먼저 말한다; “선배님, 정말 반갑습니다. 일부러 저를 만나고자 이 먼 곳까지 오셨군요. 일전에 제게 전화를 하셔서 퀴노네스에 대한 것을 물으신 적이 있는데 그 정보가 좀 도움이 되었는지요?... “.

그 말을 듣자 고범수가 고개를 크게 끄떡이면서 말한다; “물론이지요. 나는 조 상무관이 상세하게 정보를 얻어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런데 사실은 애틀랜타에 살고 있는 나의 쌍둥이 형이 그만 실종이 되었어요. 그 즈음에 퀴노네스란 미국분을 더러 만난 것 같은데 그 일과 관련이 있는지 몰라서 한번 알아본 것이지요… “;

그 말에 조영탁이 깜짝 놀라면서 급히 묻는다; “쌍둥이 형님이라고 하시면 혹시 옛날에 사법부에서 부장판사를 지내시고 서울의 대형 로펌에서 근무하신 고현수 변호사님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

그 말을 듣자 이번에는 조범수가 깜짝 놀라면서 조영탁에게 묻는다; “아니, 조 상무관이 어떻게 내 친형에 대하여 그렇게 소상하게 이력을 알고 있는가? 내가 회사에서 다른 사람에게 일체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

그 말에 조영탁이 싱긋 웃으면서 말한다; “그것이 사실은 말입니다. 두 달쯤 전, 제 기억으로는 지난 7월에 그분이 우리 대사관을 방문하셔서 최경훈 공사님을 만나셨지요;

그 모습이 고 차관보님과 흡사하여 제가 누구이신지 나중에 최 공사님께 개인적으로 여쭈어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상공부 차관보를 지내신 선배님의 쌍둥이 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

새로운 정보이다. 귀가 번쩍 뜨인 고범수가 얼른 질문한다; “조 상무관, 그 최 공사님은 어떻게 나의 형님과 인연이 있고 또 어째서 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가? 나는 그 이름이 금시초문인데?... “.

그 말에 조영탁이 얼른 대답한다; “선배님, 최 공사님은 개인적으로 고현수 선배님의 대학 후배입니다. 그분은 검사로 검찰청에서 일하시다가 정보부에 파견을 나가서 오래 근무하셨지오.  지금은 우리 대사관에서 공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그 주전공이 정보의 수집과 분석이지요… “.

그 말을 듣자 고범수조영탁에게 묻는다; “조 상무관, 혹시 최 공사에게서 더 들은 이야기가 없는가? 나의 형이 지난달 8월 중순에 애틀랜타에서 실종이 되었는데 그 이후에 혹시 수집이 된 정보가 없을까?... “.

조영탁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말한다; “제가 아무리 기억을 해보아도 그 이후에 고현수 변호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최 공사님으로부터 들은 것이 없어요. 하지만 제 생각입니다마는 2달 전에 이곳을 방문하신 고 변호사님이 후배이신 최 공사님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셨기에 그 내용을 최 공사님이 분명히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니 고 선배님께서 최 공사님을 한번 만나 보시지요!... “.

고마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고범수로서는 내일이 주말인 토요일이기에 걱정이 되어서 조 상무관에게 말한다; “나로서는 당장이라도 최 공사님을 만나보고 싶어요. 하지만 오늘이 금요일 그것도 저녁이고 내일은 주말인 토요일이니 천상 다음 주 월요일이나 되어야 그 일이 가능하지 않겠어요?... “.

그 말을 들은 조영탁 상무관이 잠시 생각을 한다. 그러더니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 선배님, 이렇게 하시지요. 제가 지금 전화로 최경훈 공사님을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최 공사님은 저보다 직급이 높지만 사실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저의 2년 선배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고 선배님과 비교하면 한참 후배가 되지요. 잠시 기다려보세요!... “.

그 말을 하고 조영탁 상무관이 사무실 업무용 전화기로 최경훈 공사의 집으로 전화를 낸다. 그것이 비상 연락망인지 금방 통화가 된다;

 조 상무관이 급히 말한다; “최 선배님, 잘 쉬고 계시는데 비상연락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실은 애틀랜타에서 고현수 변호사님의 동생분이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오셨습니다. 형님의 실종사건과 관련하여 급히 최 공사님을 만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례인 줄 알지만 대사관으로 잠시 나오시면 좋겠습니다!... “.

어떻게 보면 무리한 부탁이다. 그렇지만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명랑하다; “오케이, 연락을 주어서 고마워요. 내가 금방 대사관으로 나갈 테니 한 30분만 거기서 기다리시라고 말씀을 전해 주세요!... “;

그 말 그대로이다. 최경훈 공사가 30분이 채 되지 아니하여 조영탁 상무관의 사무실에 노크를 한다. 고범수는 너무 고마워서 일어나 그를 맞으며 연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그것을 보고서 최공사가 말한다; “고 차관보님, 가형이 되시는 고변호사님이 실종이 되셨다고 하는데 어찌 제가 집에서 편히 쉬고 있겠습니까? 앉으셔서 상세하게 말씀을 해주십시오”.

고범수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소상하게 두사람에게 말한다. 조영탁 상무관과 최경훈 공사가 심각한 얼굴로 끝까지 듣고 있다. 도중에 고범수가 자신의 핸드폰에 저장이 되어 있는 형 고현수가 보낸 예약 문자까지 보여준다. 그것을 보고서 두사람이 깊은 생각에 빠진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최경훈 공사가 먼저 말한다; “말씀을 듣고 보니 보통 일이 아니군요. 사실 퀴노네스는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정보를 관장하는 실무 총책이었어요. 그가 은퇴를 하고 고향에 돌아왔지만 그 지역에서 비밀조직인 PAPA에서 중책을 맡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조직은 Pax Americana를 실현하기 위하여 물불을 가리지 아니하는 무서운 민간기구이지요. 제 기억으로는 Pax Americana Preparing Association의 약자인데요… “.

고범수조영탁이 숨소리도 죽이고 최 공사의 말을 듣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최경훈이 짧게 숨을 쉬고서 이어 설명한다; “PAPA는 미국에 이익이 된다고 하면 어떤 수를 사용하더라도 상대국의 것을 미국의 것으로 만드는 첨병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요. 그러므로… “;

최경훈이 눈을 반짝이면서 천천히 말한다; “그들이 퀴노네스를 통하여 고현수 변호사님을 접촉하고 또한 계속 설득을 계속했다고 하면 분명히 미국과 한국 사이에 걸려 있는 중요한 이해관계의 현안 문제와 관련이 되어 있어요. 국제변호사인 고현수 선배가 미국의 이익을 위하여 대신 뛰어 주어야 하는 그 일이 과연 무엇일까요?... “.

최 공사의 말을 듣고서도 고범수조영탁은 전혀 그 일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최 공사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드디어 최 공사가 말한다; “지난 7월에 저를 찾아온 고 선배가 이런 말을 했어요. ‘한국 대기업의 첨단 기밀을 나보고 내어 놓으라고 그들이 조르고 있는데 나에 대한 정보를 그들이 어떻게 입수를 했는지 나는 모르겠어요. 앞으로 내 신변에 이상이 있으면 그들의 짓인 줄 아셔야 해요!’... “.

그 말을 듣자 비로소 고범수조영탁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들이 동시에 말한다; “고현수 변호사님은 이곳에서도 국제변호사의 일을 내밀하게 계속하신 것이군요. 그것도 한국 대기업의 첨단기술과 관련이 되어 있는 건을 취급하신 것이군요. 따라서 PAPA가 그것을 입수하고자 압력을 행사한 것이고요!... “;

두사람의 말에 최경훈이 조용히 고개를 끄떡인다. 그 다음에 그가 조용히 말한다; “개인적으로 저는 고 변호사님의 대학 후배입니다. 법학과 선후배 사이이지요. 그리고 조 상무관은 저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2년 후배입니다. 물론 조 후배는 같은 법대이지만 행정학과 출신이지요. 그리고 고 변호사님의 쌍둥이 동생이신 고 차관보님은 서울대 입학 학번으로 볼 때 저보다 9년 선배가 되시고요. 그러므로… “;

최경훈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의 결론이 다음과 같다; “이제부터 선후배 사이인 우리들이 고현수 변호사님의 실종사건에 대하여 역할분담을 하여 한번 입체적으로 추적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분명히 우리나라의 국익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되기에 은밀하게 제가 나서야 하겠습니다. 이제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과연 그 자리에서 그날 어떤 역할분담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고현수의 실종사건이 드디어 정치적인 사건으로 비화가 되고 있다. 그 다음에는 어떠한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