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공화국(손진길 소설)

너와 나의 공화국34(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2. 7. 12. 18:20

너와 나의 공화국34(손진길 소설)

 

4. 한국정치를 보는 눈 세가지; 여소야대와 여대야소, 진보와 보수, 그리고 사익과 공익

 

강훈 교수는 대학에서 한국정치론을 강의하면서 민주정부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에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통령 아들이 개입된 정치스캔달에 관하여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시대에는 그의 아들 김현철이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조성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실형을 살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에는 그의 아들 김홍걸이 역시 최규선 게이트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검찰조사의 결과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소야대 정국이 계속되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떨어지는 시점에 그러한 정치적인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훈 교수는 여소야대의 정국이 현직 대통령의 자녀의 비리까지 검찰에서 조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강훈 교수의 생각은 김대중 대통령의 뒤를 잇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에서의 탄핵 소추안의 가결을 보고서 더욱 굳어지게 된다.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노무현이 20021219일 시행된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제1야당 후보인 이회창을 57만표 차이로 가까스로 따돌리고 당선이 된다;

노무현이 2003225일에 대통령 직무를 시작하지만 1년 남짓 지나자 불행하게도 헌정사상 처음으로 2004312일 국회에서 그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고 만다. 강훈 교수는 그것을 보고서 여소야대 정국과 그에 편승하고 있는 여당내의 반대파가 현직 대통령 노무현을 낭떠러지로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묘한 것이 민심이다. 여의도 국회가 다수의 횡포로 현직 대통령을 너무 가혹하게 다루었다는 견해가 국민들 사이에 지배적인 여론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무현을 지지하는 여당 열린우리당2004415일 시행된 제17대 총선에서 과반수가 넘는 152석을 단숨에 차지하게 된다;

그것을 보고서 헌법재판소는 514일자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을 기각하고 만다. 그때부터 열린우리당의 힘을 받은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정치가 그 빛을 발하게 된다.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관찰하면서 강훈 교수는 여소야대라고 하는 칼을 잘 휘두르게 되면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에 대통령의 아들을 검찰에서 조사하고 감옥살이를 시킬 수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그 칼을 잘못 휘두르게 되면 국회가 국민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나름대로 내리고 있다;

강훈20045월 하순에 열린 상록회 모임에서 그와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그러자 지난 4월 총선에서 재선이 된 이민욱 의원과 조영백 의원이 크게 고개를 끄떡인다. 그렇지만 검찰청의 서울지검장인 나아문은 의견이 다르다.

그가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검찰은 법률이 보장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유하고 있어. 검찰총장의 임기도 2년으로 법률에서 보장하고 있지. 그러므로 정치권의 눈치를 그렇게 많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니야… “;

 잠시 숨을 쉬고서 이어 말한다;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조사하고 재판에 회부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 검찰을 더 이상 정치권의 시녀로 보지 않았으면 해”.

그것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강훈을 비롯하여 이민욱조영백이 모두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크게 끄떡이고 있다. 그렇지만 나아문은 상록회 모임에서 자신이 점점 열세로 느껴지고 있다. 평생 검찰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그가 지금은 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검찰조직내에서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줄 수 있는 하나의 계보를 형성하고 싶어한다. 평소 보스 기질이 다분한 나아문이므로 사실 조직내에서 후배들에게 인기가 많다. 따라서 나아문이 하나의 비밀조직을 형성하고 있다. 그 이름이 바람회이다;

  

나아문은 나름대로 한국의 정치에 관하여 일가견을 지니고 있다. 그는 해방정국에는 경찰국가, 한국전쟁후에는 군부와 신군부의 국가, 그 사이에 있어서는 안기부와 보안사가 힘을 발휘하였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양 김씨가 대통령이 된 지금에는 검찰이 안기부와 보안사를 대신하여 그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고맙게도 김영삼 대통령이 신군부 출신 전직 대통령 두사람을 검찰에서 조사하도록 넘겨주었다. 더구나 현직대통령 YS의 아들이 검찰조사를 받고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그와 같은 과정은 김대중 대통령의 시절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YS를 도운 안기부장이 검찰조사의 대상이 되고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게다가 DJ의 아들도 같은 신세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은 정치인들이 검찰의 권력을 두려워하는 시대가 전개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나아문 지검장은 장관자리보다 더 좋은 검찰총장의 자리를 한번 차지해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과연 그의 소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벌써 54세인 나아문은 개인적으로 그때가 멀지 아니했다고 여기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총선에 강훈의 집안 숙부인 강하삼은 출마하지 아니했다. 74세의 노인이 재선을 위하여 출마하게 되면 그것은 노욕이라고 스스로 말하면서 정계를 떠난 것이다.

그 반면에 아직 50대인 이민욱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여 무난하게 자신의 지역구에서 당선이 된다. 그는 이제 4선의원이다. 따라서 원구성을 할 때에 국방위원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야당의원인 조영백도 당선이 되어 이제는 3선의원이 된다. 그는 법사위원회에서 야당간사로 일하고 있다.

한편 강훈은 정치대학원에서 두과목을 맡고 있다. 국제관계이론과 한국정치론이다. 그는 이론과 정치현실분석에 두루 뛰어난 학자이다. 따라서 언론에서도 그의 견해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여소야대가 아니라 여대야소의 정국에서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꿈을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게 된 노무현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바쁘게 보내게 된다;

 그가 2004년 후반부터 20082월까지 국민편에서 진보적인 성격의 굵직한 일들을 힘있게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