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요한복음 강해 제104강(요11:54-57)(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4. 12. 15:53

요한복음 강해 제104(11:54-57)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371()

 

예수님의 마지막 해 가을, 겨울, 그리고 새 봄(7:2-10:21, 10:22-11:57, 12:1-21:23)

 

예수님은 공생애 36개월 동안에 네 번의 유월절을 지내시게 됩니다; 유월절은 봄철이며 사월중순경입니다. 그렇지만 유대인 달력으로는 아빕 월 곧, 새해 첫 달로서 정월입니다(12:2, 16:1). 첫 해 유월절에는 예루살렘에서 성전청결사건을 일으키셨습니다(2:15-16). 둘째 해에는 예루살렘 성전에 들르시기 직전에 베데스다 연못 가에서 38년된 병자로서 전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를 고쳐주게 됩니다(5:1-9). 그리고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고 명령하십니다. 그것이 안식일 날 노동을 하지 말라는 율법을 어겼다고 하여 유대교인들이 시비를 걸어오는 빌미를 제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예 갈릴리로 되돌아와서 변두리지역에서 변방사역만 행하시게 됩니다. 자연히 세 번째 유월절에는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했습니다. 그러자 네 번째 유월절을 반년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자신의 친동생들이 예수님의 등을 떠나 밀게 됩니다. 홈 그라운드 갈릴리 변방에서만 능력을 행하지 말고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다시 올라가서 자신이 메시아임을 증명하라는 것입니다(7:1-5). 그 때가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시점인 초막절 기간입니다(7:2).

그 가을에 은밀하게 예루살렘에 오신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합니다. 그러자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음행 중에 잡힌 여인을 데리고 와서 모세의 율법대로 판결을 하라고 독촉을 합니다(8:3-11).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정죄를 물리칩니다. 그리고 그 여인을 살려서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날 때부터 소경인 거지를 고쳐줍니다(9:1-7). 일명 실로암 치유사건입니다. 목자와 양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고 나자 어느덧 겨울철 수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10:22). 예루살렘 성전 솔로몬 행각에서 유대인들과 논쟁을 하다가 그만 하나님과 자신이 하나라는 영적인 비밀을 토로하게 됩니다(10:30). 그 때문에 신성모독죄와 참람죄로 공개처형이 될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자 요단 강 동편으로 피신을 하게 됩니다(10:39-42). 다시 예루살렘 동쪽의 근교마을 베다니에 들르시게 되는 이유는 죽은 지 나흘이나 되는 친구 나사로를 무덤에서 살려내기 위함입니다(11:11-44). 그런데 그 사건이 예루살렘으로 알려지자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예수의 사상이 반 유대교적이라고 정죄하면서 공개적으로 수배하여 처형을 하려고 합니다(11:47-53, 57). 예수님은 예루살렘 북쪽 산간 오지 마을 에브라임으로 급히 피신하게 됩니다(11:54). 새 봄이 오고 드디어 사월이 되자 유월절이 또 다시 다가오게 됩니다(11:55). 경건한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일찍 몰려듭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수배자가 된 연유를 알고서 궁금해 합니다. 과연 나사렛 예수가 금번 유월절 기간에 예루살렘에 나타날 지가 몹시 궁금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제사장과 산헤드린 공회가 그를 어떻게 처리할 지가 못내 궁금한 것입니다. 참고로, 당시 경건한 교포 유대인들을 중심으로 하여 새로운 움직임이 유대교 내부에서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선민사상에 젖어 있는 폐쇄적인 유대교를 개혁하고 전체 헬라 로마세계에 개방하자는 소위 힐렐학파의 주장이 나타나고 있었을 때입니다. 그러므로 교포 유대인들이 보기에는 비록 반 유대교적인 공적(公敵, 공공의 적)으로 몰려서 지명수배까지 받고 있는 나사렛 예수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그의 만민구원사상이라고 하는 것이 유대교의 두꺼운 선민사상을 깨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지식인들 사이에 그러한 속 깊은 논의가 물밑 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조짐이 있었기 때문에 그 후 오순절 성령강림이 있게 되고 예루살렘에서 초대교회가 시작이 되었을 때에 수 많은 경건한 헬라파 유대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2:5, 6:1-6). 어쨌든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이며 역사인 것입니다(11:36).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에 의하여 지명수배자가 되고만 예수님(11:55-57), 그러나 에브라임 산지에서 예루살렘 입성의 때를 기다리다(11:54)

 

나사렛 예수에 의하여 베다니에서 나사로가 무덤에서 되살아나는 기적이 연출이 되고 말았습니다(11:43-44). 그 소식을 듣게 된 바리새인들과 제사장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급히 산헤드린 공회를 소집하여 대책을 논의하였습니다. 그들의 결론에 대해서는 그 때의 대제사장 가야바의 제안설명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나사렛 예수를 체포하여 조기에 처형함으로써 유대인들의 국론분열을 사전에 방지하자는 내용입니다(11:50). 가야바의 의견이 채택됨으로써 나사렛 예수에 대한 수배령이 예루살렘 일원에 내려지게 됩니다(11:57). 그러한 조짐을 얼른 알아챈 예수님이 발걸음을 북쪽으로 옮겼습니다. 도성과 교외지역을 지나고 나면 빈들이 나타납니다. 그 빈들 라마지역을 지나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산간지역 에브라임이 나타납니다. 그곳 산골지방에서 예수님은 겨울 내내 은신을 해버리고 맙니다(11:54). 마치 곰이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묘하게도 그 에브라임이라는 말은 다윗의 왕조가 쪼개어질 때 그 주역을 담당하게 되는 여로보암 왕의 출신지파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제 에브라임에 은거하고 있는 나사렛 예수가 다시 예루살렘으로 진출하게 되면 다윗의 정치적인 후계자가 메시아로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선민 유대교인들의 메시아 사상에 일대 균열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선민의 영광을 드러내는 다윗의 이스라엘 제국이 아니라 만민을 구원하는 명실상부한 제사장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건설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봄이 무르익어가는 사월 달에 유대 땅의 백성들이 예루살렘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유월절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11:55). 경건한 유대인들이 일찍 상경을 했습니다. 그들은 겨울 내내 예루살렘 성문과 성내 곳곳에 붙어 있는 방을 보았습니다. 나사렛 예수가 지명수배자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 연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어렵지 아니하게 예루살렘 인근의 숙박업소에서 그 내막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 베다니에서 나사렛 예수가 무덤 속에 들어가 있는 친구 나사로를 되살려내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죽은 지 나흘이나 된 시신을 되살려내는 금시초문의 사건이 예루살렘 근교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사렛 예수는 단순한 선지자가 절대 아닙니다.

사람의 생명과 사망을 관장하시는 분은 창조주 하나님뿐입니다(30:19-20, 45:7, 1:4). 그 어떤 선지자도 손을 댈 수가 없는 하나님의 고유영역입니다. 잠깐 죽음으로 들어서고 있는 자를 금방 살려낸 경우는 선지자 엘리야나 엘리사의 경우에도 있습니다(왕상17:17-24, 왕하4:20-37). 그렇지만 완벽하게 죽어서 장사를 지내고 무덤 속에 들어가서 부패가 진행되고 있는 시신을 되살려낸 경우는 없습니다(11:39). 굳이 따지자면 환상 가운데에서는 존재를 합니다. 에스겔 선지자가 환상 골짜기의 마른 뼈들을 하나님의 군대로 되살려내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에스겔 선지자가 대언을 하였을 때 발생한 사건입니다(37:1-10). 그러한 환상적인 이야기가 버젓이 대낮에 많은 문상객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베다니에서 발생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산헤드린 공회가 급히 소집이 되고 가야바 대제사장의 발의로 예수를 체포하기로 결의했다는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많은 백성들이 예수의 기적을 보고서 그를 추종하게 될 것인데 그렇게 되면 매우 위험한 사태가 발생한다는 유대교 지도자들의 판단입니다. 그 이유는 나사렛 예수가 메시아 이상의 능력을 행하고는 있지만 그의 사상이 지극히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산헤드린 공회의 유대교 지도자들이 판단하기로는 예수는 다윗의 후계자가 결코 아닙니다. 로마제국이라는 외세의 지배를 물리칠 의사가 추호도 없는 자입니다. 다윗의 이스라엘 제국을 재건할 의사도 없습니다. 오로지 영적인 진리만을 설파하며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한다고 외치고 있는 자입니다(17:20-21).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을 선보이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자신과 하나님은 하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10:30). 유대교의 상징인 예루살렘 성전을 허물고 사흘 만에 새로 짓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습니다(2:19-22). 버젓이 안식일 규례조차 어기고 있습니다(5:10). 더구나 선민이 아닌 이방인 및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면서 그들도 회개를 하면 구원을 받고 영생을 누릴 수가 있다고 터무니 없는 약속을 하고 있습니다(19:7-10, 4:21-42). 나사렛 예수의 논리와 행태는 철저하게 반 유대교적인 것입니다. 도저히 양립할 수가 없습니다. 결론은 조기에 척결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것이 고심에 찬 산헤드린 공회의 결정사항이라는 것입니다. 저간의 사정을 모두 알게 된 경건한 유대인들은 그 후 나사렛 예수의 일이 어떻게 결말이 나게 될지 매우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430년 만에 유대 땅에 나타났던 두 선지자 세례 요한과 나사렛 예수 가운데 이미 세례 요한은 이 세상사람이 아닙니다. 갈릴리의 분봉 왕 헤롯 안디바에 의하여 참형을 당했기 때문입니다(14:3-12). 이제 마지막 남아 있는 선지자 예수와 유대교 지도자들 사이의 한판 승부가 어떻게 결말이 나게 될지 그것이 궁금한 것입니다. 선민사상에 입각하여 결단코 유대교를 고수하려는 산헤드린 공회와 만민구원사상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는 나사렛 예수와의 일대 접전이 새해 유월절을 맞이하고 있는 예루살렘에서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인지 그것이 구체적으로 궁금한 것입니다(11:57). 그래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유대인들은 우선 나사렛 예수가 이번 유월절 기간에 예루살렘에 오게 될지 아니 올지 그것부터가 엄청 궁금한 것입니다(11:5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