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욥
(1)하나님을 경외하는 자 욥은(욥1:8) 동방 사람으로서 우스 땅에 살고 있었다(욥1:1,3). 여기서 욥의 족보를 알기 위하여 “우스”라는 지명을 본래 성경에 나타나는 인명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해볼 경우 다음 세 가지로 나타난다. 첫 째로, 호리 족장 디산의 아들 우스(창36:28). 둘 째로, 아람의 아들 우스(창10:22-23, 대상1:17). 셋 째로, 나홀의 아들 우스(창22:21). 이 셋 가운데 호리 족이 살고 있었던 에돔 땅이 가장 유력하다. 그 이유는 욥기에 등장하는 세 친구와 젊은 현자 엘리후 등이 모두 동방의 지혜를 가지고 욥을 설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선진 문명을 가지고 있었던 메소포타미아와 애굽을 직선으로 잇는 길은 사해 남쪽 에돔 땅을 지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곳에 현자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에돔 땅 우스에 살고 있었다면 욥은 이방 족속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왜 욥을 주인공으로 하여 욥기를 기록하고 이 책을 구약 정경의 하나로 편집했을까? 그 이유는 욥이 당하고 있는 고통과 이를 바라보는 인간적 시각이 어떻게 하나님의 시각과 다른가 하는 점을 욥기가 밝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욥은 가정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축복받은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장성한 열 자녀 그리고 만 마리가 넘는 가축을 소유한 동방 최고의 부자가 욥이었기 때문이다(욥1:2-4).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최악의 재앙이 한꺼번에 욥에게 밀어 닥쳤다. 그가 가진 자녀와 재산이 모두 죽거나 탈취당해 버렸던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온 몸에 종기가 나서 그 고통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닐 지경이었다. 이를 보다 못한 아내가 권고했다;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욥2:9). 병문안 온 세 친구들도 한결같이 말했다; “하나님은 반드시 악한 자에게 이와 같은 참상과 저주를 주신다. 잘 생각해 보라. 그리고 회개하고 용서를 받으라. 편히 눈을 감으라”는 요지였다(욥4:7, 8:1-6, 11:10-20).
욥은 이에 동의할 수 없었다. 왜냐 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악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인과응보를 이 세상에서 이와 같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세상적 정죄와 인간들의 사고방식에 동의하기에는 자신이 너무나 억울했다. 그래서 하나님을 직접 만나 시원한 대답을 듣고자 그는 소망했다.
드디어 하나님의 지혜를 상당히 보여주는 젊은 현자 엘리후가 등장하고 나서 하나님이 욥 앞에 직접 모습을 나타내셨다. 하나님은 창조의 이치와 지혜 그리고 세상 만물을 다스리시는 경륜을 욥에게 설명해 주셨다. 이 자리에서 욥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회개했다. 자신은 피조물로서 하나님의 지혜와 주권을 인정하지 아니했던 이른 바 죄인이라는 사실이었다. 인간의 의(義)를 가지고 감히 하나님과 변론해 보고자 했던(욥13:3) 자신의 오만, 그 어리석은 의로움을(욥6:28-30, 12:4, 13:18,22-28, 34:5-9) 회개했던 것이다(욥42:5-6).
(3)하나님은 회개하는 욥에게 다음 두 가지를 행하라고 말씀하셨다.
첫 째로, 세 친구의 말이 정당하지 못한 즉(욥42:7-8) 그들을 위하여 번제를 드리라(욥42:8전반).
둘 째로, 세 친구를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 드리라(욥42:8중반).
이와 같이 하면 하나님이 욥을 기쁘게 받아주시고(욥42:9) 세 친구의 잘못도 사해 주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이 나타나고 있다(욥42:8,10).
일찌기 욥은 하나님을 경외한다고 하면서도 세 친구와 이웃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하여 제사를 드리거나 기도를 드려본 적이 없었다. 단지 자신의 자녀들에게 잘못이 있을지 몰라서 혹시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하면서 번제를 드렸을 따름이었다(욥1:5).
이와 같은 욥의 제사장 직무를 하나님은 세 친구와 이웃 그리고 이방 민족을 위한 제사장 직무로 바꾸어주신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대속과 중보의 삶 그리고 만민을 위한 제사장 직무 가운데 하나님의 의와 상급이 존재하는 것이지 세상적 인과응보 법칙에 하나님이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이었다.
(4) 욥이 하나님을 만나 이와 같은 깨달음을 얻었을 때 그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사탄의 저주와 시험이 깨어지고 그의 신원은 회복이 되었다(욥42:10). 하나님은 욥에게 갑절의 물질적 축복과 함께 다시 열 자녀를 생산하도록 해주셨다(욥42:12-17). 여기에 대해서 욥이 다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것을 보면 이미 사망한 열 자녀도 하나님 품에, 그리고 다시 생산한 열 자녀도 앞으로 하나님 품으로 모두 돌아가서 자신과 함께 영생을 누릴 것임을 욥이 확고하게 믿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히11:16-19, 요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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