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모르드개
(1)모르드개는 “퀸 메이커(Queen maker)”였다. 왜냐 하면, 그의 사촌 누이인 에스더를 왕비로 만드는데 공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실부모한 에스더를 자신의 집에서 잘 양육하여 왕비 간택에 내보냈다(에2:7-9). 그 때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유대 인 출신이라는 사실을 일체 고하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에2:10). 자신이 원하면 조상과 출신 성분을 스스로 밝히지 않아도 무방한 이와 같은 당시 상황은 페르샤 제국이 얼마나 개방적이며 포용력있는 나라였던가하는 사실을 짐작하게 해준다. 출신 성분을 따지지 아니하고 능력에 따라 국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장을 해준 페르샤 제국이었기에 무궁한 발전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유대 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 페르샤 땅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이방 족속 출신들이 고위직에 오르고 또한 에스더가 왕비까지 될 수 있었다.
모르드개가 에스더를 페르샤 왕비로 만든 시기는 BC 480년경이다(에2:16). 그리고 모르드개는 대궐을 지키는 수문(守門)관리로 등용이 되었다(에2:19).
(2)모르드개는 페르샤 관리가 되었지만 여전히 하나님만 경외하는 신앙적 순결을 지켰다. 그래서 신임 재상 하만에게 결코 절하며 인사하지 아니했다(에3:2). 이 일은 바벨론 포로가 된 이후 유대 인들의 정신적 지도자에게서 공통적으로 엿볼 수 있는 사실이다. 금 신상에 절하지 아니한 다니엘의 세 친구(단3:12), 다리오 왕을 신으로 섬기지 아니한 총리 다니엘(단6:7,13) 등의 선례를 모르드개가 따른 것이다. 신앙적 순결을 지킨 댓가는 너무나 위험한 것이었다. 아말렉 왕 아각의 후손인 재상 하만이 모르드개가 유대 인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절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아예 모르드개 뿐아니라 역사적으로 아말렉 족속과 원수지간인 유대 민족 모두를 일시에 말살시켜버리고자 획책했던 것이다(에3:4-6).
이제 모르드개와 하만 사이의 개인적인 문제는 하나님의 백성과 아말렉 족속과의 대결로 그 성격이 발전되고 말았다. 여기에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하기 시작했다; “아말렉으로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출17:16)고 여호와께서 일찌기 천명하신 바 있기에 하나님께서 이 전투에 개입하신 것이다.
(3)모르드개는 자신이 먼저 신앙적 헌신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왕비 에스더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만의 악한 계획과 동족들의 몰살 위기를 전해 듣자 모르드개는 굵은 베옷을 입고 대궐 문앞에 나아가 금식하며 부르짖었다(에4:1-3). 하만 재상의 공격 목표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고 백주에 대궐앞 광장에 나아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한 것이다. 하나님이 이 일을 돌아보시고 페르샤 국왕의 마음까지 움직여서 구원을 베푸실 수 있도록 하는데 모르드개는 자신의 안위를 바쳤던 것이다(에4:6-8).
모르드개는 이 사실을 왕에게 고해 달라고 에스더 왕비에게 탄원했다. 에스더의 마음은 착잡했다. 허가없이 대전에 들어서면 신분귀천을 따지지 아니하고 왕 살해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으로 보고 즉시 주살하는 것이 경호 원칙이었던 것이다(에4:11). 이 때 모르드개의 모범과 그의 말이 에스더의 마음을 움직였다. “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대 인 중에 홀로 면하리라 생각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대 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비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에4:13-14). 드디어 에스더도 모르드개 처럼 보이는 사건과 두려움 보다는 그 일을 섭리하시는 생명의 참 주인이신 여호와 하나님의 뜻과 능력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라”(에4:16)고 결심한 것이다.
(4) 그래서 모르드개는 하나님의 사용에 알맞게 높임을 받았다. 그 과정을 보면, 먼저 에스더 왕비를 통해서 사건의 전모를 알게된 아하수에로 왕이 하만을 처형했다(에7:10). 그리고 재상의 반지를 빼어서 모르드개에게 주었다(에8:2). 일찌기 은밀하게 왕 살해 음모를 고변하여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바 있는 은인 모르드개가 사실은 왕비 에스더의 사촌임을 알게 된 아하수에로 왕은 모르드개를 충직한 신하로 여기고 크게 신임했다(에6:2, 8:1).
모르드개가 재상이 되어서 제일 먼저 처결한 일은 새로운 조서를 전국에 내려서 유대 인들에게 자위권을 부여해 준 것이다(에8:11). 그리고 하나님은 모르드개의 위엄을 높여줌으로써 지방의 수령들이 반(反)유대인 편에서 친(親)유대인 편으로 돌아서도록 만들었다(에8:15-9:4). 그 결과 유대인들은 승리를 쟁취할 수 있게 되었다(에9:5-16).
모르드개는 뒷처리를 깔끔하게 했다. 다시는 반 유대주의자들이 준동할 수 없도록 아예 이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인 부림절을 제정하여 자손대대로 지키게 했던 것이다(에9: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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