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요한복음 강해 제65강(요7:6-9)(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22. 14:32

요한복음 강해 제65(7:6-9)

작성자; 손진길 목사(로토루아순복음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3525()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거니와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느니라(7:6)

 

예수님이 갈릴리에서 친동생들에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명절에 올라가라. 나는 이 명절에 아직 올라가지 아니하노라”(7:8). 여기서의 명절은 초막절을 말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종교적인 세 절기가 있습니다; 가장 큰 명절은 태양력으로 계산하면, 4월 중순에 있는 유월절입니다. 그 다음 명절은 6월 중순에 있는 오순절입니다. 세 번째 명절은 10월 중순에 있는 초막절입니다.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은 출애굽의 하나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출애굽 당시 야훼 하나님이 애굽에 내린 마지막 재앙은 장자의 죽음입니다. 그 때 이스라엘 자손들은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문인방과 문설주에 발라둠으로써 장자의 죽음을 면하였습니다. 야훼 하나님께서 어린 양의 피를 보고서 죽음의 심판을 넘어가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장자는 모두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 의미의 연장선상에서 유월절을 지키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유월절이 유대인들의 가장 큰 명절입니다. 요한복음 제1장에서 세례 요한이 메시아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을 일컬어서,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1:29)라고 백성들에게 소개를 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장차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유월절 어린양이 되어서 죽음을 맞이하실 분입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말하자면, 본문에서 예수님이 말씀하고 있는 자신의 때는 유월절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동생들에게 위와 같이 말씀하고 계시는 때는 10월달 초막절이 가까운 시점입니다. 아직 6개월이 있어야 유월절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거니와”(7:6a)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옳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의미심장한 말씀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느니라.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지 아니하되 나를 미워하나니 이는 내가 세상의 일들을 악하다고 증언함이라”(7:6b-7).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예수님과 친동생들은 혈통이 다릅니다. 어머니가 같다고 하더라도 아버지가 다릅니다. 예수님은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없습니다. 영적인 아버지만이 있습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태어났기에 창조주 하나님이 그의 아버지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동생들은 다릅니다. 엄연하게 목수 요셉의 자녀들입니다. 그들은 혈통으로 보자면, 다윗 왕의 자손들입니다. 지금 나라가 사라지고 없지만 어쨌든 그들 가운데 메시아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혈통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언젠가 때가 되면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고 구국의 영웅이 되듯이 그들도 로마를 물리치고 다시 다윗의 제국을 유대 땅에 재건할 수 있다는 메시아 사상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로지 그들의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동생들을 향하여 예수님이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느니라”(7:6)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그 뜻이 과연 무엇일까요? 세상에 나라를 빼앗기고 되 찾는 일, 그리고 제국이 무너지고 다시 제국을 세우는 일 등은 항상 역사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세상적인 방법으로 소원을 성취하는 일도 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은 그와 같은 세상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아니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방법은 악한 것이라고 정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반작용으로 세상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배척을 받고 있습니다. 세상적인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들로부터 톡톡하게 미움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때가 도래하게 되면, 세상적인 제국도 권력게임의 악순환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한 소위 제로섬 게임이 정죄를 받고서 십자가에 못이 박힐 것입니다. 회개하는 자들을 위해서는 예수님이 대신 그 죄를 십자가에서 대속할 것입니다. 그러하지 아니하는 자들은 스스로 극형의 심판을 받아야만 할 것입니다.

 

 

너희는 명절(초막절)에 올라가라. 내 때가 아직 차지 못하였으니(7:8)

 

헬라어로 시간을 표현하는 단어가 두 개 있습니다. ‘크로노스’(Chronos)카이로스’(Kairos)입니다. ‘크로노스는 그냥 물처럼 아무 생각이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말하고 있습니다. ‘카이로스는 다릅니다. 일정한 시간이 차게 되면 하나님의 큰 일이 발생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마치 모래시계와 같은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전시에 대비하여 도상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발생할 상황을 염두에 두고서 대처방안을 미리 상세 계획으로 수립해두고 있습니다. 그 세부계획에 따라 시간계획을 세우고 훈련을 실시합니다. 그러면 각자가 정해진 시간을 지켜서 이미 확정된 계획을 시행에 옮겨야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만민구원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비밀계획입니다. 그래서 세상사람들과 악한 영들은 상세 계획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아버지와 그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해진 때가 되면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씩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세상구원을 위하여 비밀계획을 세우셨습니다. 그 내용은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먼저 보내고 그 후에는 성령님이 강림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님이 재림을 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하나님 아버지에게 바칠 것입니다(고전15:24). 그와 같은 구원의 시나리오를 생각한다면, 구원의 복음은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의 시간차 계획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첫째, 성육신의 시간, 둘째, 공생애의 시간, 셋째, 십자가 대속의 죽음의 시간, 넷째, 무덤 속 부활의 시간, 다섯째, 승천의 시간, 여섯째, 성령강림의 시간, 일곱째, 재림의 시간, 여덟째, 하나님 나라를 헌납하는 시간 등입니다. 그와 같은 여덟 가지 시간대 별 계획은 모두 때가 차야 시행에 들어가는 것들입니다. 그 중에 본문에서 독생자의 성육신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가 갈릴리에서 공생애기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자꾸만 정해진 십자가 죽음의 때가 차고 있습니다. 마지막 초막절을 지내고 6달이 있으면 예수님은 유월절 양으로 예루살렘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서 죽음까지 몸소 체험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극형인 십자가 형을 견디어야만 한다는 것은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이상 몸서리가 쳐지는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동생들을 먼저 예루살렘으로 떠나 보내고 있습니다. 자신은 가능하면 하루라도 더 멀리 변방 갈릴리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나 여러분이나 이천 년 전에 인간의 몸을 가지고 오신 예수님이나 모두가 느끼고 있는 똑 같은 마음입니다. 그러한 마음이 가득 담기어 있는 표현이 다음과 같습니다; “너희는 명절에 올라가라. 내 때가 아직 차지 못하였으니 나는 이 명절에 아직 올라가지 아니하노라. 이 말씀을 하시고 갈릴리에 머물러 계시니라”(7:9). 참으로 생각할수록 불쌍하신 예수님이십니다. 무슨 그러한 운명이 있습니까? 전능자의 아들로 이 땅에 태어나셨지만 기껏 영광은 조금도 누리지 못하고 십자가에 달려서 죽게 되는 처참한 앞길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래시계의 모래는 자꾸만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한없이 초조하고 불안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있는 조력자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복음서를 살펴보면, 대단히 다행스럽게도 남자가 아니라 여자 두 사람이 귀중한 옥합을 깨어서 부어주고 있습니다(7:36-50, 12:3). 그리고 죽은 다음에는 은신하고 있던 공회원 제자 두 사람이 나타나서 시신을 부자의 무덤에 두게 됩니다(19:38-42). 그것이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 죽음 때문에 세상심판을 참고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극도의 인내를 시사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