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38. 다니엘(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18. 07:48

38. 다니엘

 

(1) BC 605 9월 느부갓네살이 부왕 나보폴라살의 뒤를 이어 바벨론의 왕이 되자마자(25:1) 유프라테스 강 상류 서쪽 갈그미스 전투에서 애굽 군대를 대파하고(46:2) 중동 지역 패권을 움켜 쥐었다. 이 때 유다 왕국에서는 귀족의 자제들을 인질로 보내면서 친 바벨론 외교를 전개했다(1:1-5). 그 인질 중에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 하나냐, 미사엘, 아사랴가 있었다(1:6-7).

 그들은 느부갓네살 왕의 명령에 따라 삼 년간 바벨론의 학문과 방언을 배우게 되어 있었는데(1:4) 이 때 다니엘은 그의 뜻을 정하였다(1:8). 그 내용은 겉으로 보면 왕의 진미와 포도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아니하겠다는 것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 것은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얻어 바벨론의 모든 학문과 재주를 뛰어 넘어 버림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이방 세계에 나타내고자 한 것이었다(1:17).

 다니엘의 주창에 그의 세 친구까지 합세하자 바야흐로 이방 바벨론에서 그들의 하나님 경외 사상은 빛을 발하였다. 느부갓네살 왕이 만든 금 신상에 절하지 아니한 다니엘의 세 친구들이 풀무 불에 던져졌으나 신들의 아들과 같은 자에게 구원을 받아(3:25) 멀쩡하게 살아 나오고 메대 사람 다리오 왕 때(5:31) 왕의 우상화작업에 동조하지 아니한 다니엘이 사자 굴에 던져졌으나(6:1-17) 하나님이 그 천사를 보내어 사자들의 입을 봉하셨으므로(6:22) 해를 입지 아니하고 살아 나왔다.

 이를 바라 본 바벨론의 왕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3:28, 6:26-28). 그래서 그들은 유대 인 가운데 지혜자를 찾아서 중용하기 시작했다(1:17-21, 2:44-49, 3:30, 5:29, 6:22). 또한 이방 땅에서까지 역사하시는 유대 인들의 하나님을 두려워하였기에 BC 560년경 바벨론의 왕은 한 때 유다의 왕이었던 여호야긴을 석방하여 우대해주기도 하였다(왕하25:27-30, 52:31-34). 특히 페르샤의 고레스 왕은(6:28)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어(11:1) BC 539년에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기에 그 다음 해 포로된 유대 인들을 귀환시켜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게 했다(44:28-45:7, 대하36:21-23).

 

(2) 다니엘은 다니엘서 저작을 통하여 그가 깨달은 하나님의 지혜, 역사 섭리, 그리고 종말과 심판을 전하고 있다.

 먼저 하나님의 지혜와 관련하여 다니엘은 모든 이상(환상)과 몽조(꿈의 징조)를 깨달아 알 수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예증하기 위하여 느부갓네살 왕의 꿈 알아 맞추기와 그 해석(2:16-20, 22-45,4:19-37), 벨사살 왕에게 나타난 벽면 손가락 글씨의 해석(5:22-28) 등의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한 마디로 다니엘이 깨달은 하나님의 지혜는 깊고 은밀한 일을 깨닫게 하고 어두운 데 있는 것을 알게 하며 인생을 빛 가운데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다(2:22).

 

(3) 다니엘은 하나님의 역사관을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다니엘서 제2 21절 말씀을 참고하면, 하나님은 때와 기한을 결정하시고 왕들을 폐위시키거나 세우기도 하시며 통치자의 지혜와 지식까지 주관하시고 계신다. 따라서 인간의 역사는 하나님의 뜻대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다니엘의 주장인데 이를  구체적으로 풀이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째로, 하나님은 왕국의 역사 뿐아니라 개인의 인생까지 그 시작하는 때와 끝나는 때, 그리고 그 존속 기간을 모두 결정하고 계신다(1:7).

둘 째로, 제국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정책결정의 지혜와 지식의 발달이 모두 하나님으로 부터 비롯되고 있다.

셋 째로, 나라의 지도자를 폐하고 세우시는 권한을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다.

 이와 같은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게 하는 사례로서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왕의 칠 년간 폐위와 복권 사건(5:20-21) 그리고 벨사살 왕의 자질과 그 시대를 저울질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손가락 글씨 사건(5:24-31) 등을 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느부갓네살 왕의 꿈해석을 통하여 금나라-은나라-놋나라-철나라 순서로 역사를 진행시키시는 하나님을 보여주는 한편 마지막 지상 최대의 절대 권력을 가진 철나라를 그 기반부터 무너뜨리시는 하나님의 역사 섭리를 뜨인 돌(2:34-45) 로서 설명하고 있다. 다니엘은 이를 네 짐승의 이야기로 제7장에서 다시 한 번 풀이하면서 옛적부터 항상 보좌에 계신 이(7:9) 인자 같은 이(7:13)가 실현시키시는 영원한 권세의 나라를 역사의 끝으로 말하고 있다.

 

(4) 다니엘은 역사의 심판과 종말에 관한 묵시를 풍성하게 받은 선지자였다. 왜냐 하면, 다니엘서가 전반부인 제1장부터 제6장까지는 역사적 기술이지만 후반부인 제7장부터 제12장까지는 인간 역사의 끝을 보여주는 종말론적 묵시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보면, 인간의 역사는 윤회하고 반복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알파와 오메가 되시는 하나님이 그 시작과 끝을 이미 결정하고 계시며(11:36, 1:8) 큰 짐승같은 네 왕이 세상에 등장한 다음에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들이 영원한 나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7:17-18,27). 그리고 그 때까지 성도들은 가장 강력한 넷 째 짐승에게서 한 때, 두 때, 반 때 등 세 기간에 걸쳐서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7:25). 그렇지만 고난은 그 끝이 있으며 인간 역사의 종말에는 반드시 일 한대로 갚아 주시는(22:12-13) 하나님의 역사 심판이 있다.

 이와 같은 다니엘서의 종말 묵시가 사실임을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서에서 증언하고 있다(24:15). 그리고 다니엘 보다 팔 년 늦게 바벨론 포로가 된 바 있는 에스겔 선지자는 포로 선배격인 다니엘의 종말 묵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다니엘 역시 메시야가 오시는 종말의 때를 기다렸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구원 뿐만 아니라 자녀들과 세상 만민의 구원이 그 때 실현된다는 사실을 그가 하나님의 지혜의 은혜로써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28:3, 11:27, 11:13-16). 그렇다면 다니엘 역시 복음시대를 미리 내다 본 선견자임이 분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