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37. 에스겔(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18. 07:46

37. 에스겔

 

(1) 에스겔은 제사장 신분이었다. 그는 유다 왕국이 완전히 멸망하기 십일 년전 BC 597년에 바벨론 포로 신세가 되었다. 앞으로 조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에스겔은 이방 땅에 끌려와서도 풍전등화 신세가 되어버린 제사장 나라의 앞 날을 염려했다. 동시에 그는 제사장 나라를 침략하고 있는 강대국 바벨론의 장래에 대해서도 관심이 컸다. 이와 같은 에스겔의 물음에 대하여 하나님은 신비한 환상과 예언 그리고 종말적 묵시로 답변하셨다. 무너지는 제사장 나라, 종말을 향해서 거침없이 달려가는 이방 세계, 주권자 하나님의 역사 심판, 그리고 새로운 이스라엘과 메시야의 나라 등장 등 흥미진진한 하나님의 역사 섭리를 에스겔은 남은 자 유다 백성들에게 전했으며 그 내용을 그의 선지서에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에스겔의 주요 메세지는 유다 왕국의 멸망이 바로 유다 백성들의 멸망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 하면, 유다 백성들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은 세상 모든 나라와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시기에 그 백성들을 위하여 새로운 이스라엘 나라를 만들어 주실 것이라는 것이다. 이 나라가 바로 세상 만민의 구원주로 오시는 메시야의 나라라는 것이다.

 

(2) 에스겔의 첫번 째 관심은 임박한 조국의 멸망을 안타깝게 바라본 것인데 이는 선지자 예레미야와 동일한 관심이었다(14:21-23, 1:14-19, 27:8-11). 이 점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람 앞에선 촛불과 같은 유다 왕국 말기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BC 608년 유다 왕국 마지막 성군이었던 요시야가 므깃도에서 전사했다. 북상하는 애굽 군대를 막다가 어이없이 전사했으므로 백성들은 똑똑한 둘 째 왕자 여호아하스를 왕으로 옹립하고 계속 항전했다. 그러나 삼 개월 후 애굽 왕 느고가 북에서 남으로 회군하면서 저항 운동을 분쇄해 버렸다. 그리고 요시야의 첫 째 아들 엘리야김을 여호야김으로 개명하여 괴뢰 정부의 왕으로 삼았다(왕하23:33-35).

신흥 바벨론이 BC 605년 갈그미스 전투에서 애굽 군대를 대파하자(46:2) 여호야김 왕은 얼른 친 바벨론 노선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BC 601년 바벨론이 애굽으로 쳐들어 갔다가 소득없이 물러나자 그는 다시 친 애굽 노선으로 선회했다(왕하24:1). 이 같은 위험천만한 눈치외교에 조국의 장래를 맡길 수 없었던 선지자 예레미야가 하나님을 의지하여 살 길을 찾고 양대 강국과 등거리 외교를 할 수 있는 자주 역량을 높이며 만약 균형이 깨어지면 신흥 패권국에게 저항하지 말고 화평외교를 펴라고 강력하게 권고하고 나섰다(1:14-19, 27:8-11, 38:14-28). 그러나 여호야김 왕 뿐만 아니라 그 동생 시드기야 왕도 이를 외면했다. 그 결과 BC 598년 느부갓네살 바벨론 왕이 재침했다. 여호야김 왕이 성중에서 병사하고 그 아들 여호야긴이 왕이 되었으나 이듬해 포로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 때 제사장 에스겔을 비롯하여 쓸만한 인재와 좋은 물건들은 모두 바벨론으로 북송되고 말았다. 별 볼 일 없어진 유다 땅을 느부갓네살 왕은 여호야긴 왕의 막내 숙부인 시드기야에게 맡겼는데 그 마저 분별력없이 혈기를 앞세워 바벨론에 대항하다가 마침내 BC 586년에 나라가 완전히 망하고 말았다(왕하25:2-7).

이와 같은 조국의 장래를 하나님의 은혜로 미리 알게 된 에스겔은 바벨론 땅에 자신과 마찬가지로 끌려와 있는 동족들에게 그 내용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1:1-3, 2:4-11, 갈대아 땅 그발 강가에서, 8:1, 그리고 기원전592년 바벨론의 자택에서 에스겔이 예언을 받고 이를 동족에게 전한 것임).

 

(3) 에스겔의 두번 째 관심은 이방 세계의 역사와 모든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주권에 집중되어져 있다. BC 586년 유다 왕국이 망하고 나면 에스겔의 동족들은 고아처럼 전세계를 떠돌게 될 것이다. 그들이 밟게되는 이방 세계도 주권자가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이 그의 백성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방의 역사를 다스리실 것이다. 이와 같은 메세지가 암몬(25:1-7) 모압(25:8-11) 에돔(25:12-14, 35:1-15) 블레셋(25:15-17) 두로(26:1-28:19) 시돈(28:20-24) 애굽(29:1-32:32) 등 여러 나라에 대한 예언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에스겔은 이를 강조하기 위하여 나 주 하나님의 말이니라”(25:12,14-15, 26:3,15,19, 28:22, 30:22, 31:15, 32:11), “그들이 나를 여호와인줄 알리라”(25:7,11,17, 28:24,26, 29:6,9,21, 30:19,25-26) 등의 문구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4) 에스겔의 세번 째 관심은 이스라엘의 회복과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었다. 여기에대한 그의 관심은 ①마른 뼈에 대한 이상(37:1-14) ②고토 회복과 새 영 부어주심에 대한 언급(36:21-38) ③마지막 전쟁 곡의 전투 모습(38:1-39:24) ④이스라엘의 회개와 회복(39:25-29) ⑤새 예루살렘과 성전의 모습(40:1-47:23, 48:30-35) ⑥재분배되는 약속의 땅(48:1-29)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예언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에스겔은 조국 유다 왕국의 소멸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제사장 나라까지 백성들의 죄악 때문에 심판해 버리시는 하나님이 이방 세계의 나라들을 심판하지 아니하실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긍휼의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는 자들에게 새 영을 부어주시고 새로운 이스라엘의 백성으로 삼아 주실 것이라는 희망의 메세지를 동족을 통하여 온 세상에 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