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호세아
(1) 북조 이스라엘 왕국에 차례대로 나타난 세 사람의 대표적인 선지자는 엘리야, 엘리사, 호세아 이다. 그들이 활동하던 시기는 각각 특징이 있다. 엘리야는 아합 왕과 이세벨 왕비가 하나님 경외자를 극도로 탄압하던 시대의 선지자였다(왕상19:1-10). 이에 비해서 그의 후계자인 엘리사는 군대 장관 예후를 왕으로 삼아 아합 왕가를 전멸시키고(왕상19:16-18, 왕하9:1-10) 예후 왕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전쟁으로 부터 이스라엘 왕국을 지켜낸 선지자이다(왕하6:24-7:20, 13:14-20). 끝으로 호세아 선지자는 이들과 달리 박해 시기도 전쟁 시기도 아닌 이스라엘 왕국 풍요의 시대 여로보암 2세 때의 선지자이다. 그렇지만 호세아서에 나타난 호세아의 예언은 엘리야, 엘리사의 예언과 한 치의 다름도 없다. 그 이유는 영적인 면에서 이스라엘의 죄악상은 동일했기 때문이다.
(2) 이스라엘 왕국의 죄악의 시초는 초대 왕 여로보암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도입한 금 송아지 형상의 하나님 숭배 사상이다(왕상12:27-33, 13:33-34, 16:26, 왕하17:21-22). 마치 출애굽 당시 아론이 금 송아지를 만들어 출애굽의 신 여호와로 알고서 섬기라고 말했듯이(출32:1-4)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형상의 신에게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시돈의 바알 신을 맞아 들이고 유다 왕국이 쓰다 버린 아세아 목상 까지 가져왔던 것이다. 그래서 호세아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잘못을 한 마디로 “음란”이라고 정의했다(호1:2).
(3) 호세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종교적인 음란 행위를 자신이 경험한 음란한 아내와의 결혼 생활과 대조시키면서 알기 쉽게 그 영적인 타락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 째로, 음란한 아내 고멜은 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가출하여 외간 남자와 동거하였으며 그 결과 음란의 자식들이 줄줄이 태어 났다. 그런데 하나님은 고멜 뿐만 아니라 그 음란의 열매인 세 자녀까지 호세아가 거두어 들여서 잘 보살피라고 명령하셨다. 호세아는 이와 같은 아내를 주시고 그 자녀까지 키우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면서 이스라엘을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둘 째로,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음란한 세 자녀에 대하여 호세아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첫 째 자식은 이스르엘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아합 왕가의 바알 신 숭배 사상이다. 둘 째 자식은 도저히 긍휼을 더 이상 베풀 수 없게 하는 백성들의 영적인 타락상이다. 제10대왕 여로보암2세 때부터 이스라엘 왕국이 완전히 망할 때까지 80년 세월 동안 왕을 살해하는 반역 사건이 네 번이나 있었을 뿐아니라 당시 백성들은 마치 호세아의 아내 고멜처럼 물질적 풍요를 얻기 위하여 끊임없이 이방 사상과 우상 문화를 연애하였던 것이다(호2:4-13). 셋 째 자식은 드디어 이방인들과 똑같이 되어 버린 제사장 나라 이스라엘 백성들의 자화상이다(호5:3-7, 9:17).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모든 면모를 상실했기에 더 이상 구별하고 보호할 실익이 없어졌다는 뜻이다(호4:9, 13:16).
(4) 호세아가 그의 음란한 아내 고멜이나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세 자녀, 즉 장남 이스르엘과 긍휼이 없다는 뜻의 장녀 “로루하마”, 그리고 내 백성이 더 이상 아니라는 의미의 차남 “로암미”를(호1:3-9) 과연 버릴 수 있었던가? 자신의 경험으로는 회개하고 돌아 오는 그들을 항상 다시 맞아 들이기 위하여 팔을 벌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때가 되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방 백성들과 똑같이 함께 회개시키시고 돌이키실 것이라는 것이다(호2:23, 벧전2:10, 롬9:25, 10:21, 11:25-26).
그와 같은 새 시대에 대한 예언을(호2:23, 6:1-6, 11:8-11, 14:2-9) 마치 복음 시대에 대한 예언처럼 미리하고 있는 것이 호세아서의 내용인 것이다. 복음 시대에 새로이 등장하는 세 자녀의 이름이 암미(내 백성)와 루하마(긍휼을 입은 자)이며(호2:1) 또 다른 의미의 이스르엘(하나님이 파종하신 백성)인 것이다. 이와 같은 깊은 영적인 예언을 하고 있기에 호세아의 예언은 엘리야나 엘리사와 같이 역사 책에 기록한 것이 아니라 별도의 선지서로 편집되어 있다. 그 의미는 세계 열방의 역사와 더 깊은 관련성을 갖고 있으며 세계 만방에 전할 복음으로서의 일반성과 보편성을 이미 부분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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