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난 신구약의 인물들(손진길 작성)

20. 갈렙의 하나님 발견(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3. 8. 12:00

20. 갈렙의 하나님 발견

 

(1)   여분네의 아들인 갈렙은 유다 지파의 족장 중 한 사람이었다(13:2,6). 그렇지만 그의 조상은 본래 야곱과 그의 아들인 유다가 아니고 야곱의 쌍둥이 형인 에서였으며 중시조는 에서의 손자인 그나스였다(36:10,11).  그나스의 할머니가 헷 족속인 아다였는데(36:2) 그나스는 할아버지 에서가 새로 자리잡은 세일 산 에돔 들을 떠나서 할머니의 고향이 있는 헷 족속의 땅 헤브론으로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23:16-20). 세일 산 일대는 오래 전부터 호리 족속의 땅이었는데 에서가 호리 족장인 아나(36:29) 의 딸 오홀리바마와 결혼한 연고로 그 곳에 발을 붙이고 있었다(36:2,20,24,25). 그러므로 호리 족속인 오홀리바마의 자손이 아니고 헷 족속인 아다의 자손이었던 그나스가 세일 산을 떠나 할머니의 친정이 있는 헤브론 땅으로 이주해 온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런데 헤브론 땅은 그나스의 믿음의 조상들인 고조부 아브라함, 증조부 이삭, 조부 에서가 살았던 본거지였으며(35:27-29, 36:6-8, 49:29-33) 그나스의 전입 당시에는 작은 할아버지인 야곱이 헤브론 골짜기에 살고 있었고(37:14) 그의 넷 째 아들인 유다가 50리 서북쪽 거십에 거주하고 있었다(38:5). 그나스는 나이가 엇비슷한 당숙인 유다와 이 때 친해진 것으로 보이며 7년 흉년 시절에는 유다의 배려로 연명하다가(41:7, 42:1-5, 43:8) 함께 애굽으로 이주해 간 것으로 추정된다(45:9-11). 당시 애굽의 총리였던 요셉이 열 명의 이복 형들 가운데 설득력과 지도력을 갖춘 유다를 신임하였으므로(44:16-34) 그나스 역시 당숙인 유다를 따랐으며 자연스럽게 그의 후손들은 유다 지파에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성경학자들 또한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14:6) 또는 그나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32:12) 으로 이중적으로 표기되고 있는 갈렙의 신분에 대하여 유다 지파에 편입된 그나스 족속의 족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갈렙의 아우인 옷니엘 역시 그나스의 아들로 표기되고 있는 것이다(1:13). 그러므로 여분네의 아들 갈렙은 유다-베레스-헤스론-갈렙--소발(기럇여아림)-살마(베들레헴)-야베스(겐 족속의 땅)로 이어지는 유다의 직계가 아니며 더더구나 헤스론--나손-보아스-다윗(대상2:4-55)으로 이어지는 다윗 왕조의 조상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모세의 처가 집안이 훗 날 겐 족속과 함께 유다 지파에 흡수 통합되는 것처럼(1:16) 유다 지파의 친인척 흡수 동화 정책에 일찌기 참여한 여분네의 아들 갈렙은 유다 지파의 확장을 위하여 마치 가야 왕족 출신 김유신이 신라의 삼국 통일에 크게 기여한 것처럼 다대한 공헌을 하게 되는 것이다.

(2)   위와 같은 출신 성분의 약함 때문에 갈렙은 더욱 용감해야 했으며 진취적인 인생을 살아 가야만 했다. 힘과 용기로 만들어 가는 새로운 시대, 꿈과 비젼으로 전진하는 삶이 바로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life style)이었다. 따라서 그는 민족 해방, 노예 해방을 부르짖는 지도자 모세가 등장했을 때 열광했다. 출 애굽의 역사와 시내 산에서의 제사장 나라 선포는(19:3-11) 갈렙 자신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만 하는지를 똑똑히 가르쳐 주었다. 하나님이 믿음의 조상들에게 앞으로 주겠다고 약속하신 가나안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그 땅을 점령하자! 그 것이 나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소임이다! 그는 친구 여호수아와 함께 그 일을 반드시 성취할 것을 약속하면서 열 두 정탐 족장 중 하나로 가나안 정찰에 나섰다(13:1-25).

(3)   정찰에서 돌아온 다수 족장들은 가나안 점령은 불가능하다고 비관적으로 보고했다(13:26-29, 31-33). 갈렙은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길 수 있다.(13:30) 고 강변했다. 그러나 회중들은 오히려 절망에 빠져서 정복론을 주장하는 자신과 여호수아를(14:6-9) 믿지 아니하고 돌로 치려고 까지 했다(14:10). 모세와 아론 조차 백성들의 원망 앞에 숨을 죽였다(14:5). 이 때 하나님이 임재하셔서 불신앙하는 백성들을 전염병으로 몰살시켜 버리겠다고 공언하셨다(14:10-12). 갈렙은 분명히 보았다. 하나님은 꿈과 비젼으로 용감하게 전진하는 자에게 미래를 열어 주시는 새역사 창조의 신이시다는 사실과 함께 싸워보지도 아니하고 절망에 빠지는 자는 불평불만 분자와 함께 역사에서 도태된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4)   그래서 갈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모세가 죽은 다음에 가나안 정벌에 나섰다. 유다 지파의 타 족속 포용 정책에 입각하여 왜소 지파로 남게 된 시므온 지파를 껴안고서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을 정복한 다음에(1:4, 15:18-21) 자신의 조상과 인연이 깊은 헤브론 지역 정벌에 나섰다(1:3-20). 나이 40세에 가나안 지역 정탐에 나섰던 갈렙은 나이 85세에 헤브론 땅을 점령하고 그 곳을 기업으로 차지한 것이다(14:6-15). 고대 네 성읍이 함께 자리잡은 헤브론의 옛 이름 기럇아르바는 거인족 아낙 사람 가운데 가장 거인이었던 아르바의 땅을 말하는데 이제 그 거인은 85세의 노익장 갈렙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갈렙이란 이름은 하나님 안에서 비젼을 가지고 전진하는 자. 세상이 막지 못하는 믿음의 거인을 말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