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창세기 강해 제248강(창43:23-24)(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1. 27. 16:03

창세기 강해 제248(43:23-24)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329()

 

요셉의 청지기의 역할과 권능(43:23-24)

 

청지기로 번역이 되고 있는 영어는 ‘steward’입니다. 그 용어는 여성인 ‘stewardess’에 의하여 사람들에게 친숙합니다. 비행기를 타게 되면 온갖 시중을 들어주는 기내 여성 승무원들을 만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밝은 미소를 보이며 제일 먼저 승객들에게 각자의 좌석을 안내해줍니다. 그리고 기내식을 제공하며 마실 것도 나누어줍니다. 또한 목적지를 방문할 수 있는 입국카드와 관세신고서를 미리 나누어주면서 필요할 경우에는 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틈틈이 항공기가 제대로 날아가고 있는지 그 상황도 안내를 해줍니다. 기타 필요한 질문에 대해서 기장의 지시를 따라서 항공기 내에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승객들이 비록 그 대금을 전부 사전에 지불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스튜어디스들의 친절과 도움을 쉽게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스튜워드를 순 한국말로 청지기라고 번역을 했던 이유는 그 옛날 농업국가였던 조선의 상황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많은 농토를 소유하고 있던 지주들이 집안에 청지기를 두고서 그 많은 재산을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큰 지주이면 그의 재산은 여러 마을에 흩어져 있습니다. 각 마을에는 마름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주의 청지기와 협력을 하여 자기들이 맡고 있는 마을에서 지주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그와 같은 농촌실정에 익숙한 시대였으므로 ‘steward’를 청지기라고 번역하는 것이 현실적인 타당성이 있는 용어의 선택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어쨌든 위의 스튜어디스의 서비스에서부터 세 가지의 청지기의 역할을 쉽게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첫째, 식사준비를 해줍니다. 둘째, 좌석으로 안내를 해줍니다. 셋째, 기타 주인의 지시사항을 수행합니다. 그 구체적인 모습이 본문에 등장하고 있는 요셉의 청지기에게서 다음과 같이 발견이 되고 있습니다;

첫째로, 애굽 총리의 청지기는 요셉의 형제들에게 안심하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43:23a). 요셉의 형들은 애굽 총리가 그들을 정탐꾼으로 몰아서 자신들의 재산과 돈을 빼앗을지 몰라서 안절부절을 하고 있습니다(43:18). 그래서 요셉의 청지기에게 자신들의 무죄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43:19-22). 그 말을 들은 청지기가 주인의 말을 대신 전해주고 있습니다; “너희는 안심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 하나님,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 재물을 너희 자루에 넣어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라. 너희 돈은 내가 이미 받았느니라 하고”(43:23ab).

그렇습니다. 청지기는 주인의 말을 대신 전달해주는 사람입니다. 주인의 말씀을 대언하고 있기에 거기에는 말씀의 권능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목자들은 모두 목자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청지기들입니다. 목자들은 자신의 양이 아니라 목자장이신 주님의 양을 맡아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들의 진짜 주인이신 주님의 말씀을 제일 먼저 올바르게 그리고 풍성하게 전해주어야만 합니다(10:10, 6:4).

둘째로, 청지기는 주인의 명령대로 시므온을 옥에서 풀어주고 있습니다(43:23c). 창세기의 요셉은 복음서의 예수님을 대신하고 있는 예표(豫表, 미리 보여주는 표상)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그는 애굽과 그 이웃나라의 백성들을 7년 동안의 흉년으로부터 구원해줍니다(41:56-57, 50:20). 둘째, 자신을 해치려고 했던 형들을 용서해 줍니다(45:5-7). 셋째, 또한 아버지 이스라엘을 생각하여 형들과 그들의 자녀들까지 모두 애굽에서 먹고 살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고 있는 인물입니다(45:9-11, 50:21). 넷째, 여기서는 옥에 가두어 두었던 형 시므온을 풀어주고 있습니다(43:23).

청지기는 주인인 요셉의 명령을 받아서 그 일을 대신해주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청지기가 할 일은 주님의 뜻을 받들어서 갇힌 자를 풀어주는 것입니다. 그 일이 주님의 청지기인 성도들의 할 일임을 이사야 선지자가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58:6).

셋째로, 요셉이 형제들을 초청하여 애굽 총리의 관저에서 베풀고 있는 오찬모임은 천국잔치의 자리와 흡사합니다. 청지기는 주인의 명을 받아서 그 잔치를 준비할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사람들을 데리고 가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43:16, 24). 그리고 식사자리에 무사히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안내의 역할도 하고 나아가서는 먹기 전에 손발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도록 물을 떠다 주고 있습니다(43:24ab).

끝으로, 사람 뿐만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피조물인 나귀에게도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43:24c).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을 구원하려고 오신 구세주입니다. 사람만을 구원하려고 오신 분이 아닙니다. 모든 피조물들을 구원하려고 오셨기에 사도 요한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3:16). 그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에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의 청지기인 늙은 종은 이삭의 신부 감을 찾을 때에 더위에 지친 낙타에게도 마실 물을 줄 수 있는 처녀를 물색하고 있습니다(24:14, 19). 그렇게 해서 선택이 된 여자가 바로 리브가입니다.

그녀의 하나님 신앙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의 생명을 살리고 돌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며 청지기의 사명입니다. 나아가서 하나님 자녀들이 이 땅에서 마땅히 행할 사명이라고 훗날 사도 바울이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습니다;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이니”(8:19),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 노릇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니라.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8: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