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창세기 강해 제223강(창40:2, 9, 16)(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1. 11. 04:54

창세기 강해 제223(40:2, 9, 16)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37()

 

애굽 왕의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의 벼슬은 어느 정도의 것인가?(40:1, 9, 16)

 

고대국가이든지 현대국가이든지 간에 국가를 경영하는 조직과 인사에 있어서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정치적인 조직과 행정적인 조직의 구분이 있습니다. 현대국가가 복지국가화 되어감에 따라서 행정비대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정치가 아니라 행정을 안정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관료제에 대한 연구가 20세기 후반에 꽃을 피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출애굽기를 살펴보면, 이미 모세가 신정국가의 틀을 짤 때에도 실무적인 행정을 책임질 수 있는 관료제를 마련하고 있음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모세의 손발이 되고 있는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 등이 그들입니다(18:21-26). 따라서 고대국가에 있던 관료제가 현대국가에 있어서 오늘 날의 거대관료조직을 연구하고자 새삼 강조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둘째로, 정치적인 인사와 행정적인 인사의 구분이 있습니다. 최고통치자는 자신의 철학과 통치이념을 가지고 국가를 이끌어가야만 합니다. 그런데 통치자가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손발이 필요합니다. 그 손발이 바로 정치적인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국가의 권력을 장악하고 국가기관을 통치자의 뜻을 받들어서 한 방향으로 움직여나가는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최고통치자는 자신의 사람으로 정치조직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집단으로 행정조직을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로, 최고 통치자에게는 측근 조직이 따로 존재합니다. 최고통치자의 수발을 들고 그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측근조직은 국가의 발생과 더불어 항상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권력의 제도화가 미흡했던 고대국가에 있어서 측근은 더 중요합니다. 국가권력이 개인에게 집중이 되어 있는 시대이기에 정권을 찬탈하려는 자들이 언제 칼이나 독으로 시해를 가할지 모르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왕이나 황제는 가장 신임할 수 있는 자를 골라서 경호와 음식을 책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창세기 제40장에 등장하고 있는 세 사람입니다; “애굽의 황제인 바로의 친위대장인 보디발(40:3-4, 39:1), 그리고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입니다(40:2, 9, 16)”. 한 마디로, 그들이 바로의 최 측근입니다.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두 관원장은 이를테면, 조선시대의 상선(尙膳)이나 상온(尙醞)에 해당하는 내시부의 수장들입니다. 상선영감과 상온영감은 모두 당상관의 높은 벼슬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만큼이나 높은 관직을 가지고 있는 바로의 측근이 본문에 나타나고 있는 떡 굽는 관원장술 맡은 관원장이라고 하겠습니다.

요셉은 묘하게도 그들 세 사람을 애굽에서 모두 만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전부 상전(上典, 윗사람)으로 모시고 있는 젊은이입니다. 요셉이 비록 종이며 죄수의 신분이지마는 보기에 따라서는 훗날 모세를 섬기고 있는 여호수아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24:13, 33:11). 여호수아가 모세의 시종으로 오랜 세월 국가의 경영을 배웠기에 훗날 그가 후계자가 되고 있습니다(27:15-23).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땅으로 무리 없이 인도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요셉이 그들 바로의 세 측근을 오랫동안 섬겼으니 국가경영에 대해서 나름대로 배웠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최고통치자인 바로만 섬기게 되면 애굽 제국에 있어서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인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왜 포도청이 아니라 의금부의 옥사에 갇혀 있는가?(40:3)

 

왕정국가에 있어서 감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일반백성들의 생활 곧 서민(庶民)생활을 위협하는 범죄자들을 잡아서 가두고 있는 감옥이 있습니다. 소위 조선시대의 포도청의 옥사와 같은 것입니다. 둘째, 왕에게 위해(危害, 위험과 해로움)를 가할 수 있는 범법자들을 잡아서 별도로 가두고 있는 감옥이 있습니다. 일종의 조선시대의 의금부 옥사와 같은 것인데 여기서는 친위대장인 보디발의 저택에 설치되어 있습니다(40:3).

친위대장의 옥사에 감금되는 자는 정치범들입니다. 특히 반역자들이거나 왕의 측근들로서 범죄한 자들입니다(40:1). 본문에서 등장하고 있는 떡 굽는 관원장술 맡은 관원장이 후자에 해당되고 있습니다(40:2). 그들은 바로의 진노로 갑자기 의금부 옥사에 감금이 된 것입니다. 만약 암살의 시도가 있었다면 감옥이 아니라 형장으로 갔을 것입니다. 바로의 역정으로 말미암아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만약 바로의 화가 풀리게 되면 언제 다시 신원이 회복되어 왕궁에 들어갈지도 모릅니다(40:21). 그것이 정치범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디발이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애를 쓰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요셉으로 하여금 그들을 옥사에서도 극진히 섬기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