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창세기 강해 제214강(창38:24-25)(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1. 7. 09:28

창세기 강해 제214(38:24-25)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31()

 

석 달쯤 후에 수절(守節, 정절을 지킴)하지 못한 며느리 다말의 소식을 듣고서 화형을 명하고 있는 유다(38:24)

 

유다는 산골 딤나에서 창녀를 만나 하룻밤 회포를 풀었을 뿐입니다(38:15-18). 그 창녀가 사실을 친정으로 돌려보낸 며느리 다말이 변장한 모습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38:16, 23). 그러므로 유다는 그가 기억하고 있는 한 며느리 다말의 임신사건과는 전혀 육체적인 관계가 없는 사이입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3개월이 지난 다음에 사돈의 동네 딤나에서 이상한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친정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며느리 다말이 임신을 하여 배가 불러오고 있다는 것입니다(38:24a). 어떤 사내와 눈이 맞았는지는 몰라도 온 동네가 창피하고 가문의 망신거리입니다. 그래서 그 소문이 사실인지 알고자 사람을 보내어서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결과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명백한 물증이 있으니 이제는 조치를 해야만 할 상황입니다.

유다는 자신이 그 일에 직접 연루가 되어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율법에 따라 집안의 족장인 시아버지로서 또한 지역의 대 지주로서 다음과 같이 당연한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를(다말을) 끌어내어 불사르라”(38:24b).

 

유다의 지시는 율법에 비추어보면 어떠한 잘못을 범하고 있는가?(20:12, 21:13-15)

 

훗날 율법으로 제정이 되고 있는 내용은 사실 고대 유목민사회의 엄격한 마을 규범들이 대부분입니다. 미풍양속(美風良俗, 마을의 아름답고 좋은 풍속)을 지키기 위하여 성적으로 다음과 같은 잘못이 강력하게 규제되고 있습니다; “어떤 남자가 유부녀와 동침한 것이 드러나거든 그 동침한 남자와 그 여자를 둘 다 죽여 이스라엘 중에 악을 제할지니라. 처녀인 여자가 남자와 약혼한 후에 어떤 남자가 그를 성읍 중에서 만나 동침하면 너희는 그들을 둘 다 성읍 문으로 끌어내고 그들을 돌로 쳐죽일 것이니”(22:22-24). 유부녀뿐만 아니라 약혼한 상태의 처녀라고 하더라도 정조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정조를 지키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당사자인 남녀를 함께 처벌하는 강력한 쌍벌(雙罰)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율법에 따라서 완벽하게 처리를 하자면 시아버지인 유다는 다말 뿐만 아니라 며느리와 간통을 한 사내도 잡아서 함께 죽여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 대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38:24). 단지 약자인 다말만이 화형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 대목에 유의해서 말하자면 유다는 그저 귀찮은 일을 하나 빨리 처리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사내의 행위에 대해서는 같은 남자로서 대범합니다. 반면에 사회적으로 약자에 속하고 있는 여자에 대해서는 엄격합니다. 결국 유다 지파의 조상이 되고 있는 유다 역시 남성위주의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유다는 하나님의 사람인 이스라엘의 아들입니다. 따라서 그는 몸을 깨끗하게 하고 성결의 과정을 밟아가야만 합니다. 율법시대 대제사장이 지녀야만 하는 다음과 같은 규범이 유다에게도 적용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는(대제사장은) 처녀를 데려다가 아내를 삼을지니 과부나 이혼 당한 여자나 창녀 짓을 하는 더러운 여인을 취하지 말고 자기 백성 중에서 처녀를 취하여 아내를 삼아 그의 자손이 그의 백성 중에서 속되게 하지 말지니 나는 그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임이니라”(21:13-15). 비록 고의는 아닐지라도 유다가 만약 며느리와 간통한 사내라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에는 다음의 규정에 비추어서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만 할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의 며느리와 동침하거든 둘 다 반드시 죽일지니 그들이 가증한 일을 행하였음이라. 그들의 피가 자기들에게로 돌아가리라”(20:12).

 

다말의 생명을 구원하고 있는 유다의 담보물 세 가지의 의미(38:25)

 

첫째로, 족장의 도장은 왕의 인장과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서를 만들고 그 도장을 찍음으로써 공식적으로 자신의 영토 내에서 발효가 됩니다. 그와 같은 인장을 훗날 애굽의 황제 바로가 신임총리 요셉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로가 또 요셉에게 이르되, 내가 너를 애굽 온 땅의 총리가 되게 하노라 하고 자기의 인장 반지를 빼어 요셉의 손에 끼우고”(41:41-42).

둘째로, 유다는 도장을 목에 걸고 있습니다. 그 도장에 끈을 매어서 걸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끈은 유다와 도장을 연결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도장에는 신성한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그 글자는 마치 돌판에 새겨져 있는 신성글자와 같은 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32:16). 그러므로 유다의 도장에 신성한 글씨가 새겨져 있다고 가정을 해본다면 그 도장은 마치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족장인 유다와 하나님의 말씀을 연결하고 있는 그 끈은 성령님의 역할에 해당이 될 것입니다.

셋째로, 유다의 지팡이는 보통사람의 지팡이가 아닙니다. 그가 족장이므로 그 지팡이는 족장의 홀과 같은 권능을 지니고 있습니다(5:2). 더구나 유다는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특히 그 가운데 중심세력이 될 유다 지파의 조상이 되고 있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유다의 지팡이에는 마치 모세의 지팡이와 같이(7:12, 19, 14:16) 하나님의 권능이 크게 깃들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는 있습니다.

그렇게 의미를 연결해 나가보면, 유다의 지팡이에는 성부 하나님의 능력이, 도장에는 성자 하나님의 말씀이, 그 끈에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함께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와 같은 성스러운 물건을 유다는 하룻밤의 화대를 담보하는 물건으로 제공한 것입니다(38:18). 그렇지만 며느리 다말은 그 세 가지의 증거로 말미암아(38:25) 구원을 얻게 되는 행운을 얻고 있습니다(3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