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창세기 강해 제213강(창38:19-23)(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2. 1. 6. 21:07

창세기 강해 제213(38:19-23)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228()

 

다말이 변장을 풀었으므로 그 동네에서 창녀를 찾지를 못하다(38:19-22)

 

다말은 유다의 며느리였습니다(38:6). 그러므로 그녀가 비록 창녀로 변장을 하고서 마을입구 에나임 문에 앉아서 시아버지 유다를 맞이하고 있지만(38:14-15) 유다의 정체와 재력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다가 왜 자신이 살고 있는 친정동네 산골마을까지 발걸음을 하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양털을 깎는 계절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대 지주이며 부자인 유다가 딤나와 같은 작은 산골동네에는 직접 발걸음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친한 친구이자 충직한 청지기인 아둘람 사람 히라를 대신 보내면 그만입니다(38:1, 20). 그러나 올해는 다릅니다. 다말이 몇 년간 서글픈 친정살이를 하고 있는 동안에 시집인 유다의 집안에서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시어머니인 수아의 딸이 별세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막내 아들 셀라가 이미 장성을 하였습니다”(38:12, 14).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으로 유다는 마음이 울적해지고 한 없이 외로워지고 말았습니다. 그 마음을 달래고자 유다는 장성한 아들 셀라에게 집안일을 모두 맡겨두고서 긴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마침 양털을 대대적으로 깎는 계절인지라 친구이자 청지기인 히라와 함께 자신의 소작지역을 전부 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38:12).

그 때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자신의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다말입니다(38:13-14). 그녀는 유다가 자신의 소작지에 왔기 때문에 돈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꿰뚫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대 때문에 청지기에게 돈을 꾸지도 아니할 성격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화대는 염소새끼 한 마리입니다(38:17). 유다는 대 지주이므로 가축의 수가 엄청나게 많으며 산골 딤나에도 자신의 가축을 치고 있는 소작인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화대를 외상으로 해주어도 무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말은 유다가 항상 지니고서 다니고 있는 세 가지의 족장의 신물을 담보물로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38:17-18). 그 세 가지 보물이 훗날 자신의 생명을 살리고 살길을 마련해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38:25).

다말은 자신의 목적을 모두 달성했습니다. 비록 시동생인 셀라의 씨는 아니지만 그날 밤에 창녀로 위장을 하고서 시아버지 유다의 씨를 받는데 성공을 한 것입니다(38:18). 어차피 시동생의 씨나 시아버지의 씨나 그녀에게는 상관이 없습니다(38:8-9). 아들 하나 없이 남편 엘이 죽고 나자 나머지 남자들은 모두 외간남자이기 때문입니다(38:6-7). 오로지 아들을 낳아서 살길을 마련해주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다말은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죽은 남편 엘의 형제들과 시아버지 유다의 차이점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편의 형제들은 굉장히 이기적이고 상대의 처지와 형편을 돌아보지를 아니하고 있는 성격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집안 이스라엘의 아들이라고 하는 시아버지 유다는 좀 다릅니다. 비록 약자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처지와 형편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모든 생명을 살려주고자 애를 쓰고 있는 특이한 성격의 사람입니다”(38:7-11, 37:25-27). 그 점을 알고 있는 다말이기에 시부 유다의 그 자비와 생명을 돌보는 마음씨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고 있는 것입니다(38:25-26).

어쨌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자 다말은 합방을 했던 그 방에서 일찍 일어나 아무 말도 남기지 아니하고서 떠나가버립니다(38:19a). 그리고 그녀는 창녀의 복장을 풀고서 과부의 옷을 다시 입고 친정 집으로 되돌아가고 맙니다(38:19b). 그 결과 다음날 유다가 히라를 시켜서 그 창녀를 마을에서 찾으려고 아무리 애써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히라가 염소새끼를 가지고 마을 입구 창녀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알려지고 있는 에나임문에 갔으나 아무도 만나지를 못합니다(38:20). 이상하여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본래 딤나 마을에는 창녀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38:21). 그 수상한 사건을 히라가 주인인 유다에게 그대로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38:22).

 

대 지주(地主, 땅의 주인)로서의 위신의 추락을 우려하고 있는 유다(38:23)

 

보통 대 지주이면 가나안 땅에서 여러 명의 처첩을 거느리고 호화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객지에서 창녀와 하룻밤을 지내는 일을 행하지는 않습니다. 대 지주가 행차를 하게 되면 시중을 드는 여자들이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다는 참으로 특이한 사람입니다. 달랑 친구이자 청지기인 히라와 함께 산골마을 딤나로 올라온 것입니다(38:1, 12). 그리고 아내도 이미 별세한 수아의 딸밖에 없습니다(38:2, 12).

왜 유다가 그와 같은 특이한 행태를 보이고 있을까요? 아무래도 그것은 부모님의 가정생활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로, 아버지 야곱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크게 성공을 하여 당대에 대 족장 이스라엘이 된 사람입니다. 가나안 남부 헤브론은 물론이고 그의 세력은 중부 세겜 지역까지 뻗어 있습니다(37:14, 48:22). 열명의 아들들이 이미 각 지역을 분할하여 족장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38:1). 그런데 아버지 이스라엘은 평생에 라헬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있습니다(29:18, 31). 그 옆에 또 다른 아내 레아가 있고 첩이 두 사람이나 있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발걸음을 하지 아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다는 깨닫고 있습니다. 본래 사랑은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둘째로, 어머니 레아는 남편 야곱의 사랑을 갈구하다가 지쳐서 하나님 신앙으로 돌아선 여인입니다(29:32-35). 이제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서 가능하다면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고 함께 공존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30:20). 따라서 유다는 아버지 야곱의 일편단심도 배우고 어머니 레아의 생명을 돌보고 함께 공생하고자 하는 삶의 방법도 은연중에 배워서 실천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대 지주가 자신의 소작지에서 창녀를 취하여 하룻밤 객고를 풀었다고 하는 것이 명예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대 지주 같으면 위엄을 갖추고서 행차를 하여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천한 길가의 여자와 몸을 섞는 일이 있으면 그 신분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혼자서 행차를 하지 아니하고 여인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런데 유다는 대 지주로서의 체면이 깎일 판입니다. 그 하룻밤 객고를 푼 사건이 동네에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위신이 크게 추락할 것입니다. 그래서 조용하게 청지기 히라에게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로 그것을 가지게 두라. 우리가 부끄러움을 당할까 하노라. 내가 이 염소새끼를 보냈으나 그대가 그를 찾지 못하였느니라”(3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