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비밀(손진길 소설)

王의 비밀11(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27. 08:33

王의 비밀11(작성자; 손진길)

 

다음날 서우진은 애령을 데리고 영주성에서 대장간을 하고 있는 투란의 집을 나선다. 투란 부부는 물론 아들인 투투와 며느리인 하오란까지 과거 그들의 추장이었던 야율종의 딸 야율애령을 떠나 보내는 것을 매우 아쉬워한다.

그래서 애령이 말한다; “투란 숙부, 저는 다시 이곳을 찾아올 거예요. 저의 부모님의 산소가 이곳 영주성 교외에 있으니 그렇게 할거예요. 그때에는 다시 반갑게 찾아 뵙겠습니다”. 그렇게 작별을 고하고 애령은 서우진과 함께 개마고원을 타고서 북상한다;

1180611일에 영주성을 떠난 서우진과 애령은 5일이나 걸어도 개마고원을 벗어나지를 못한다. 황량한 고원지대가 계속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별로 나무가 없고 물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고원지대에서는 살지를 못하고 있다;

 

 그 고원지대를 벗어나게 되면 어떠한 지형이 나타나는 것일까? 마침내 7일이 지나자 그들은 큰 강을 만나게 된다. 그것이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내리고 있는 압록강이다. 서우진이 그 강을 만나자 크게 기뻐한다. 그 이유는 강물이 있어야 많은 사람들이 정착하여 농사를 지으며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서우진은 장차 그의 백성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그러한 땅을 벌써 찾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디에 도읍을 정하면 좋을지를 머리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강물이 풍성하니 그 유역에서 농사를 지으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북쪽이므로 겨울이 되면 날씨가 매우 춥다. 그러므로 땔감으로 쓸 수가 있는 나무가 많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집을 짓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좋은 목재를 구할 수가 있어야 한다. 멀리 높은 산을 바라보니 아름드리 나무가 풍부하다. 그 목재를 어떻게 하면 쉽게 이곳 분지로 옮겨올 수가 있을까?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 서우진의 눈에 갑자기 그 강을 타고서 상류에서 하류로 사람들이 목재로 뗏목을 만들어 운반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 참 그러한 쉬운 방법이 있는 것을 내가 몰랐구나!...’, 서우진이 자신의 머리를 살짝 친다;

이제는 서우진이 그 지역일대를 탐사한다. 그러자 큰 강과 개마고원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는 편안한 분지가 발견이 된다. 그곳이 혜산지역이다. 서우진은 앞으로 그곳에 도읍을 정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다음에 서우진은 애령이와 함께 혜산지역을 정밀하게 탐사한다. 그는 광산을 찾고 있다. 훗날 나라를 만드는 경우 백성들을 안전하게 지키자면 강한 군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병사들을 제대로 무장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병장기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주변에서 구리나 철을 구할 수가 있어야 한다.

고려에서는 의주지역에서 나는 철광석을 이용하여 좋은 병장기와 농기구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지역을 사형인 조금강 장군이 벌써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서우진은 의주가 있는 압록강의 하류가 아니라 상류와 중류지역에 자리를 잡고자 한다. 그렇다면 그가 그 지역에서 구리광산이나 철광산을 발견해야만 한다.

그러한 생각으로 서우진이 애령이와 함께 혜산지역을 이틀간 탐사한다. 그러자 마침내 그 주변에서 구리광물이 생산이 되는 것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일단은 안심이 된다. 이제는 철광석을 발견해야 한다. 그래서 서우진은 애령이를 데리고 혜산의 서쪽부터 뒤진다;

그러나 철광물이 발견이 되지를 않는다. 할 수가 없어서 다시 동진을 한다. 무려 10일 이상을 걸어서 서우진과 애령이 도착한 곳이 두만강의 중류인 무산지역이다. 그곳에서 두사람은 희한한 광경을 보게 된다. 산에 굴러다니고 있는 철광물을 농민들이 주워서 대장간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철광석을 많이 받은 대장장이가 그 일부를 사용하여 농민들에게 필요한 농기구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러한 사실을 발견한 서우진이 뛸 듯이 기뻐한다. 그 좋은 철로써 병장기를 생산하게 되면 강한 군사력을 얻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 정보를 파악한 다음에 서우진은 애령이를 데리고 다시 남서쪽으로 진행한다;

 

개마고원에 다시 들어오자 애령이 서우진에게 묻는다; “이곳 어딘가에 사형인 채고수가 웅거를 하고 있을 것인데 그를 찾아볼 생각입니까?”. 그러자 서우진이 고개를 가로 흔들면서 말한다; “이번에 무산까지 다녀오느라고 너무 오래 걸렸어요. 화주 곧 영흥에서 주막 주인에게 보름동안 말 두 필을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는데 벌써 20일이 지나고 있어요. 그러니 채고수 사형은 다음 기회에 찾아볼 생각입니다”.

영주성으로 되돌아온 서우진은 함주 곧 함흥으로 남하한다. 그곳에서 서진을 하여 다시 고려의 국경을 통과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몰래 국경선을 넘고자 한다. 그러므로 그곳 지리에 밝은 여진족 출신인 애령이가 앞장을 선다. 무사히 국경을 통과하여 고려로 돌아오자 그들은 먼저 두 필의 말을 맡긴 주막주인부터 찾는다.

서우진과 애령을 보자 주막주인이 말한다; “사냥이 재미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약속한 기한 15일을 훨씬 많이 넘겼습니다”. 그 말을 듣자 서우진이 말한다; “, 산짐승을 많이 잡았습니다. 하도 수입이 좋아서 약속한 시일이 지나가는 것도 몰랐습니다. 제가 산짐승을 팔아서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이 돈을 더 받으시지요… “.

서우진이 주막주인에게 능청스럽게 변명하면서 돈을 추가로 많이 지불하자 그가 좋아한다. 웃돈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국경지대라 그런지 주막주인이 말을 잘 돌보아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건강해 보인다. 말을 되찾은 서우진은 애령이와 함께 즉시 그 주막을 떠난다.

그는 일부러 30리나 개경 방향으로 달린 다음에 비로소 다른 주막에 들러 늦게 식사를 한다. 그것은 그동안 말을 맡았던 그 주막주인이 혹시 고려의 국경수비대에 밀고를 할까 저어하여 서우진이 취하고 있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애령이 벌써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별도의 질문을 하지 아니한 채 빙그레 웃으며 그저 식사에 열중하고 있다.

개경에 도착하자. 벌써 79일이다. 한달도 되지 아니하였는데 참으로 여러 곳을 탐색하였다. 마름인 천서방의 아내인 철원댁은 2달간 집을 비울 것이라고 말하고서 여행을 떠난 서우진이 애령이와 함께 한달도 되지 아니하여 귀가를 하자 깜짝 놀란다. 그것을 보고서 서우진이 다음과 같이 말하고서 후하게 사례를 한다;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서 일찍 귀가를 했지요.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

다음날부터 서우진은 개경시내를 돌면서 며칠동안 황궁과 군부의 소식을 수집하느라고 바쁘다. 그는 먼저 숙부인 서화평과 숙모인 왕숙에게 문안을 하면서 개경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듣게 된다. 특히 고관대작인 숙부가 서우진에게 필요한 조정의 소식을 전해준다.

그 가운데 특이한 정보가 있다. 서화평이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이다; “우진아. 청년장군인 경대승이 정적들을 제거하고 지금은 유일무이한 권력을 고려에서 행사하고 있다. 그런데 그 자신은 청렴한데 문제는 그의 신변을 지키고 있는 무인들이 그러하지를 못하다”.

그 점은 서우진이 진작에 알고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다음의 언급이 중요하다; “부하들이 탐학을 일삼고 있는데도 경대승이 그들을 징치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여론이 별로 좋지를 못하다. 그러니 고려의 국왕이 서서히 경대승을 멀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진이 네가 출사를 하지 아니한 것이 다행인지도 몰라… ”.

무예선생인 김숙번에게 문안을 한 다음에 서우진은 경대승의 부하가 되어 있는 무사 오상철을 만난다. 금년 봄에 서우진이 오상철 무사를 주막에서 우연히 만나 의도적으로 사귀고 있다. 그 사이에 경대승과 대립했던 김광립이 죽고 그의 심복인 허적 무사도 죽고 말았다. 그러므로 서우진이 새로 경대승의 수하가 된 오상철에게 접근하여 그를 사귄 것이다;

 

서우진이 오상철에게 돈을 좀 쥐어 주고서 말을 건넨다; “무사나리, 요즘은 지내시기가 어떻습니까? 매일 경호와 경비업무에 여전히 시달리시는 것이 아닙니까?”. 오상철은 한달에 한번씩 자신을 찾아와서 돈을 쥐어 주는 서우진이 밉지가 않다. 돈이 많은 귀족의 자제인 것 같은데 그래도 경대승을 지키는 호위 무사인 자신을 알아보고 미리 돈을 주면서 자주 인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무사 오상철이 서우진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우리 무사들이야 천하의 경대승 장군을 지킨다는 보람에 살고 있지요. 요즘은 김자격 나리께서 우리 무사들의 살림살이를 좀 챙겨주어서 그나마 살기가 낫습니다… “.

그 정도의 정보를 듣고서 서우진이 판단한다; “개경에서는 그동안 별로 달라진 것이 없구나. 그렇다면 한달 후에 무슨 변화가 있으면 그때 가서 의주성 이린에게 소식을 전하면 되겠구나그리고 적당히 기회를 보아 채고수 사형을 한번 만나보는 것이 좋겠는데… “. 장차 서우진이 채고수를 만나게 되면 어떠한 일이 발생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