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비밀(손진길 소설)

圓의 비밀23(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1. 10. 16. 10:25

圓의 비밀23(작성자; 손진길)

 

윤하선이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유끼꼬와 함께 하룻밤을 보낸 사실을 깨닫게 된다. 유끼꼬의 침대에 두사람이 옷을 벗은 상태로 함께 누워있기 때문이다. 윤하선이 황망하여 이불로 자신의 벗은 몸을 가리고 옆에서 자고 있는 유끼꼬를 내려다본다.

그런데 유끼꼬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윤하선은 그녀가 벌써 잠을 깼으면서 일부러 자는 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한다. 왜냐하면, 함께 여행을 하는 동안 언제나 그녀가 윤하선보다 먼저 일어났기 때문이다.

윤하선은 유끼꼬가 천상 여자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혹시 윤하선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당황해 할까 싶어서 일부러 자는 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그녀가 자신의 벗은 몸을 이불로 가리지를 아니하고 있다. 그것은 무언중에 윤하선에게 시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한 몸이 되었으니 당신이 책임을 지라는 시위임에 틀림 없다. 그래서 윤하선이 혼자서 생각한다; “유끼고는 윤하선 자신을 감시하기 위하여 일부러 접근한 일본의 첩자가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가 윤하선 자신을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녀를 이제부터 나의 연인으로 대하면 된다”.

윤하선이 자신을 들여다보니 유끼꼬를 좋아하고 있는 그의 마음도 진심이다 그래서 그는 결단을 내린다; “유끼꼬가 책임지라고 하면 내가 책임지면 된다. 일본정보부를 위하여 일하지 아니하고 나의 아내로 살아가도록 내가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그러한 취사선택의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고 본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린 윤하선이 자는 척하고 있는 유끼꼬를 흔들어서 깨운다. 유끼꼬는 더 이상 자는 척하고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온통 얼굴이 빨갛게 변하여 제대로 윤하선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서 윤하선이 이불 한자락으로 그녀의 벗은 몸을 덮어준다.

윤하선이 다정하게 한마디 한다; “유끼꼬, 그대는 이제 나의 연인이 아니라 나의 아내가 되고 말았군요. 이렇게 된 이상 유끼꼬 당신이 나를 배신하지 아니하는 한 내가 당신을 저버리는 경우가 없을 것이요. 그렇게 알고 이제부터 함께 부부로 생활을 시작합시다”.

그 말을 듣자 유끼꼬가 괜히 눈에서 눈물이 난다. 그래서 조용한 음성으로 말한다; “윤하선, 그대는 나의 진면목을 잘 모릅니다. 당신을 내가 좋아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달리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나를 아내로 받아들일 수가 있겠어요? 그러니 너무 그렇게 단정하지 말아요. 저는 그렇게 좋은 여자가 아닙니다…”.

유끼꼬가 에둘러서 표현하고 있지만 그 깊은 내용을 윤하선은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윤하선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렇지요, 나는 한국 남자이고 유끼꼬 당신은 일본 여자이니 우리가 서로 모르는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좋아하고 유끼꼬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것이 진심이지요. 그러니 앞으로는 그것만 생각하고서 우리 두사람이 부부의 의리를 지키면 되는 겁니다”.

그 말을 듣자 유끼꼬가 말문을 닫는다. 그리고 결심한 듯이 말한다; “만약 윤하선 당신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면 그것을 제가 대신할께요.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이제는 다시 윤치국 특파원의 행방을 찾아야지요. 우리 옷을 갖추어 입고 각자의 방에서 세수를 한 다음에 다시 만나요. 저는 배가 고파요…”.

윤하선이 유끼꼬의 말을 듣고 빙긋 웃는다. 생각보다 더 영리하고 결단력이 있는 여인이다. 자신의 정체를 적당히 숨기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 유끼꼬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결심한다; “그래 내가 위험하면 그녀가 그 위험을 대신 감수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내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그 마음을 받아 주자. 적의 첩자이면 어떠냐? 한일간의 문제가 해결되면 그녀는 나의 충실한 아내가 될 것이다…”.

두사람이 호텔식당에서 늦게 아침식사를 하고서 다시 호텔방으로 돌아오니 시간이 9시반이다. 각자의 방에서 양치를 하고 천천히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10시경이 되자 윤하선의 핸드폰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급히 받아보니 고현중의 목소리이다; “윤선생, 고현중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윤하선이 반가워서 대답한다; “, 저는 덕분에 잘 있습니다. 고선생님도 별고 없으십니까?”. 고현중이 웃으면서 말한다; “저야 이제 50대의 나이이니 무엇이 그리 별고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한가지 생각이 나서 전화를 드립니다. 제가 몇 주 전에 윤치국 특파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하나가 이제서야 생각이 납니다”.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급히 물어본다; “저의 삼촌이 어떤 이야기를 고선생님께 했는데요?”. 고현중이 확실하게 대답한다; “윤특파원이 당시에 오사카에서 중국인을 한사람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 이름이 쑨샤오핑입니다. 그자가 오사카에서 가장 큰 중국인 면세점에서 매니저로 일한다고 그렇게 윤특파원이 제게 말했어요”.

윤하선이 다시 묻는다; “오사카에서 가장 큰 중국인 면세점이라고 하면 어디를 말하는 것이지요?”. 고현중이 대답한다; “그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 오사카에서는 난바역 근처에 있는 라옥스라고 하는 상하이 신천지점이 가장 큰 면세점이니까요. 쑨샤오핑이 분명히 그 상점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사카 상하이신천지

참으로 좋은 정보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고현중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오늘 중으로 자신이 그 중국인을 만나보겠다고 말한다. 이제 다시 바빠진다. 윤하선이 빨리 세수와 양치질을 끝내고 옷을 외출복으로 갈아 입고서 유끼꼬의 방으로 간다. 유끼꼬 역시 외출준비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윤하선이 유끼꼬에게 말한다; “고현중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좋은 정보예요. 삼촌이 당시에 오사카에서 가장 큰 중국인 면세점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쑨샤오핑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대요. 이제서야 그 일이 생각이 나서 급히 제게 전화를 주었어요. 그러니 우리 오늘은 그 중국사람을 만나보도록 합시다”.

유끼꼬가 찬성하면서 말한다; “그 중국인이 운영하는 가장 큰 면세점이 혹시 난바역 근처에 있다고 말하지 않던가요? 제가 알기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오사카에 오면 그곳에서 물건을 가장 많이 사가고 있어요”. 윤하선이 고개를 끄떡인다. 두사람이 급히 서둘어서 외출준비를 하고 난바역으로 갔지만 시간이 얼추 11시경이다.

그곳에서 상하이 신천지 면세점을 찾는 것이 어렵지가 않다. 그리고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쑨샤오핑도 쉽게 만나게 된다. 하지만 손님이 많아서 대화를 나눌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그가 교대를 하는 시간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오후 2시에 교대를 하니 그때 식사하시고 여기서 만나자고 쑨샤오핑이 제안한다. 40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그는 깔끔한 세일즈맨이다. 동시에 그 인상이 꽤 지성인으로 보인다.

윤하선이 유끼꼬와 함께 그 부근에서 푸짐하게 점심식사를 하고 디저트까지 즐긴 후에 그 면세점에 다시 들린다. 그 시간이 정확하게 오후 2시이다. 두사람을 보자 쑨샤오핑이 점원의 복장을 신사복으로 갈아입고 나온다. 그리고 두 사람을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로 데리고 간다;

 

  그가 아직 점식식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윤하선이 얼른 빅맥 밀을 그에게 시켜주고 자신은 밀크쉐이크’ 2개를 주문한다. 유끼꼬와 함께 밀크쉐이크를 마시면서 빅맥을 맛있게 먹고 있는 쑨샤오핑을 바라본다. 그는 40대의 중년이지만 아주 건강이 좋은 모양이다. 빅맥 밀을 금방 먹어 치운다. 그래서 윤하선이 다시 그에게 밀크쉐이크 하나를 사서 가져다 준다.

그것을 마시고 있는 쑨샤오핑에게 윤하선이 질문한다; “혹시 몇 주 전에 한양신문사 특파원인 윤치국 기자를 만나신 적이 있습니까?”. 쑨샤오핑이 기분 좋게 대답한다; “Yes, I remember him. I met him here too”. 그 말을 듣자 윤하선이 영어로 묻는다; “그때 윤치국 기자가 무슨 내용을 물었는지 혹시 기억하십니까?”.

쑨샤오핑은 영어가 유창하다. 그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의 질문이 특이해서 제가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는 저에게 혹시 일본정부가 중국정부와 막후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도리어 질문했습니다. ‘어째서 저 같은 일개 면세점 직원에게 그러한 거창한 질문을 하느냐?’고 말입니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러자 윤특파원이 이렇게 질문을 하더군요. 최근 오사카에서 G20회의가 열렸는데 그때 일본인과 중국인 사이의 통역을 제가 했다는 정보를 들었기에 한번 물어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혹시 일본정부 인사와 중국정부의 인사들이 나눈 이야기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라도 좋으니 좀 알려 달라고 그가 제게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윤하선이 급히 묻는다; “그래서 쑨샤오핑 선생은 그에게 무엇이라고 말했습니까? 혹시 기억이 나십니까?”. 그가 조금 생각을 하더니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래요, 한가지 제가 말한 내용이 기억납니다. 그것은 일본사람이 중국사람에게 엄청난 액수의 돈을 주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 액수가 자그마치 one hundred billion dollar였습니다. 제가 통역을 하면서도 너무나 큰 금액이라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큰 돈을 일본은행이 중국은행에 예금으로 넣어주겠다고 하더군요”.

중요한 단서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급히 다시 물어본다; “어째서 그만큼 큰 돈을 일본에서 중국으로 보내어주는지 그 이유에 대하여 혹시 들은 것은 없습니까?”. 쑨샤오핑이 고개를 가로 흔들며 단호하게 대답한다; “그때 윤특파원이 질문한 내용과 똑같은 질문을 하시는군요. 저는 그 점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러한 이야기를 제 앞에서 일체 하지 아니했기 때문이지요”.

윤하선이 쑨샤오핑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한다. 쑨샤오핑은 자신이 말한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윤하선은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왜냐하면, 일본정부가 북한과의 수교를 하는 경우에 지불해야만 하는 식민지 시대의 배상금을 이제는 중국에 주고서 자신들의 실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얻고자 하는 실리가 무엇인가?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한국 땅을 일본이 얻는 것이다. 그 옛날 일제시대처럼 한국 땅을 다시 차지하고서 영원히 자신들의 영토로 삼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것이 포기할 수 없는 그들 일본인들의 속셈이다.

특히 8년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말미암아 일본의 섬은 갈수록 방사능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정부는 일본열도 대신에 안전한 한국 땅을 얻기 위하여 그러한 비밀작전을 실로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일본의 비밀작전에 대하여 윤하선은 개인적으로 그것은 우상을 섬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탐욕 때문에 이웃나라를 두번이나 점령하여 지배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그 어떠한 강력한 제국이라도 같은 나라를 두 번 점령하여 오래 지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와 문명은 자꾸만 이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한 기도를 하다가 모두 그 전에 다른 제국에 의하여 멸망을 당했을 따름이다. 성경을 보면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했던 제국들의 운명이 하나같이 그러하다. 앗수르제국, 신바벨론제국, 페르시아제국, 헬라제국, 그리고 로마제국의 말로가 전부 그러하다. 그들 가운데 가나안을 두번이나 점령하여 지배한 제국이 결단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제국의 운명도 앗수르나 바벨론과 같은 선례를 따르고 말 것이다. 역사를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존재하기에 한반도를 그들이 두 번 점령할 수가 없다. 한국에 대한 똑같은 일제의 정복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아니할 것이다. 그러한 원운동의 역사는 이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차 침략하는 경우에는 하나님의 준엄한 역사적인 심판을 맞이하고 말 것이다.  

그 점을 깊이 생각하면서 윤하선이 유끼꼬와 함께 숙소인 호텔로 돌아온다. 윤하선은 유끼꼬가 윗선에 보고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자 각자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가서 푹 쉬자고 말한다. 윤하선의 배려에 유끼꼬가 감사하면서 얼른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방문을 잠근다.

그녀는 오늘 쑨샤오핑에게서 들은 정보를 윗선에 즉시 보고한다. 중요한 정보이므로 윗선의 칭찬이 나타난다. 그 칭찬을 받으면서 유끼꼬는 기쁘지가 아니하다. 어제 윤하선과 하룻밤을 지냈기에 이제 그녀는 실질적으로 윤하선의 여인이다.

그런데 자신은 일본의 정보기관을 위하여 윤하선의 행동을 일일이 일일보고해야만 하니 그것이 기가 막힌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 일을 빨리 끝내고자 한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까?’ 그것이 그녀의 깊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