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의 비밀22(작성자; 손진길)
3. 일본과 미국에서의 양동작전
윤하선은 아직 자신의 막냇삼촌인 윤치국 특파원이 미국으로 비밀리에 건너가서 ‘장병국’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일본정부의 ‘원의 비밀’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저 오사카에 있는 ‘뉴 코리아 펀드회사’의 지사장인 고현중으로부터 윤치국 특파원이 안전하다는 언질만 듣고 있는 형편이다.
고현중은 윤하선에게 막냇삼촌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 방법이 적들의 시선을 윤치국 특파원을 찾고자 하는 윤하선 자신에게 묶어 두는 것이다. 자신이 일종의 미끼로서의 역할을 일본에서 수행해야 한다. 그것이 알기쉽게 말하자면 ‘성동격서’이며 ‘양동작전’인 셈이다;
윤하선이 구체적으로 몰라서 그렇지 그것이 ‘Peaceko 21’이라는 비밀결사단체에서 기획한 일본과 미국에서의 ‘양동작전’인 것이다. 그 계획에 자기도 모르게 윤치국 특파원과 윤하선이 뛰어 들어서 놀라운 활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활동한 결과 취득하게 되는 그 비밀내용들이 조국과 민족을 위기에서 구하는 방법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에 그 두사람은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와 같은 깊은 내막을 윤하선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유끼꼬는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만약 그녀가 낌새를 채고서 윤하선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면 그때에는 그 두사람이 피차 받게 되는 인간적인 모멸감이 대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눈치를 전혀 채고 있지 못하기에 유끼꼬가 윤하선에게 마냥 미안하다. 그래서 유끼꼬가 그날 저녁에 윤하선을 위로한답시고 자신의 호텔방에서 포도주 두 병을 그와 나누어 마시고 자신이 사온 벤또를 맛있게 함께 먹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 두 병의 포도주를 나누어 마셨을 뿐인데 윤하선이 엄청 취하고 만 것이다.
윤하선은 본래 술에 약하다. 친구들은 그가 독실한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줄 알고 있지만 그것이 아니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취해 버리기 때문에 포도주 한 병도 마실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는 심신이 고달파서 윤하선이 그만 유끼꼬의 호텔방에서 포도주를 많이 마시고 무장해제를 하고 만 것이다.
그 결과 유끼꼬가 술에 취한 윤하선을 자신의 침대에 눕힌다. 그리고 신발과 양말을 벗기고 캐주얼 상의까지 벗겨서 편하게 잠을 자도록 조치한다. 그 상태로 두 시간이 지나도 윤하선이 깨어나지를 않는다. 그래서 유끼꼬도 그 옆에서 함께 잠을 자고 만다. 그런데 그날 밤 유끼꼬가 적극적이다. 자꾸만 윤하선의 따뜻한 품으로 파고 든다.
그날 밤 오사카 레지덴탈 호텔에서의 윤하선과 유끼꼬는 마치 성경 창세기 제29장에 기록이 되어 있는 것처럼 야곱이 레아와 함께 술에 취하여 첫날밤을 치룬 사건과 같다. 술에 취한 윤하선이 처녀의 향취가 물씬 풍기고 있는 그녀를 본능적으로 왈칵 껴안는다.
유끼꼬는 그것이 자신에 대한 윤하선의 본능적인 연모인 줄 알고서 그대로 즐기고 만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막냇삼촌 윤치국 특파원의 실종사건을 추적하기 위하여 일본에 온 윤하선이다. 그리고 윤하선을 아주 자연스럽게 감시하면서 윤치국 특파원의 소재를 파악해야만 하는 일본의 정보원 유끼꼬이다.
그런데 윤하선은 삼촌의 행방을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일본의 정한론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다. 그것은 삼촌을 찾는 첩경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한국과 동족을 구하기 위한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유끼꼬는 일본의 내각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정보조직의 일원이므로 당연히 자기 나라 일본을 위하여 일하고 있다.
비록 한 침대에서 청춘남녀가 서로를 껴안고 함께 잠을 자고 있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한사람은 한국인이고 또 한사람은 일본인이다. 그러한 각각 다른 사명을 담당하고 있는 두사람이 서로를 탐하고 있으니 그 결과가 장차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것이 불행일까? 아니면 다행일까?
한편, 미국 뉴욕에서는 이제 ‘장병국’으로 불리고 있는 윤치국 특파원과 비밀조직 ‘Peaceko 21’의 요원인 강수재 과장이 머리를 맞대고 깊이 궁리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일본의 대미 비밀협상을 돕고 있는 로비스트 ‘나까무라 겐죠’와 ‘New Japan Financial’의 펀드 매니저인 ‘기시 노부스께’에게 접근하여 그들의 고급정보를 빼낼 수가 있을까?”.
참으로 막막한 노릇이다. 막무가내로 접근을 했다가는 눈치를 챌 것이다. 그렇다면 우연인 척 가장하여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들이 함구하고 있는 그 극비사항을 그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 탐지해야 한다. 그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그 방법을 찾기 위하여 장병국과 강수재가 가장 먼저 한사람씩 맡아서 미행을 하고자 한다. 장병국이 월가에서 ‘신일본 투자회사’의 펀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기시 노부스께’를 맡는다. 왜냐하면, 강수재 과장이 그를 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역시 월가에서 ‘신한 펀드회사’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강수재이다. 그러므로 기시 노부스께가 강수재를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자연히 강수재 과장은 뉴욕에서 워싱턴 DC를 왔다갔다하면서 일본계 로비스트인 ‘나까무라 겐죠’를 미행하고 있다. 그런데 강수재 과장이 여간 영리하고 기민한 친구가 아니다. 그는 단 5일만에 나까무라 겐죠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장병국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강수재의 설명이 다음과 같다; “나까무라 겐죠 그 친구는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보수를 많이 받고 있는데 그 돈을 참으로 허망한 곳에 낭비하고 있더군요. 그의 주변사람들에게 은밀하게 탐문했더니 도박근성이 강하다고 해서 내가 직접 그가 크게 한판을 벌이고 있는 ‘라스베가스’까지 따라갔지요. 그 결과 기가 막힌 사실을 두가지 확인했어요…”;
슬쩍 운자를 떼어 놓고서 장병국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는 강수재이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장병국 곧 윤치국 특파원이 금방 파악한다. 기자로 10년간 일선에서 뛰고 있는 윤치국이다. 그 정도 눈치는 있다. 그래서 말한다; “참 대단하십니다. 그래 워싱턴 DC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쫓아가서 그 사람의 약점을 알아내고 거듭 확인까지 했다고 하니 강과장의 활약에 박수를 치고 싶군요”.
실제로 장병국이 두손으로 박수를 친다. 그 모습을 보고서 강수재 과장이 크게 기뻐하면서 말한다; “맞아요. 제가 대단한 일을 했지요. 왜냐하면, 그 친구가 ‘라스베가스’에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지요. 또 하나는, 돈이 급하기에 이중 스파이 노릇까지 하고 있더군요. 그가 취득하고 있는 비밀정보를 아주 비싼 값에 팔고 있어요”;
장병국이 깜짝 놀라서 되묻는다; “강과장님, 혹시 그가 연막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고의적으로 도박 빚을 만들고 이웃나라에 거짓정보를 흘리고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강수재가 씨익 웃는다. 그러면서 실없는 소리부터 한다; “장선생님은 제 이름이 어째서 ‘수재’인지 모르시죠?”.
장병국이 갑자기 멍해져서 그의 입을 쳐다본다. 강수재가 기분 좋게 말한다; “부모님이 아기인 제가 워낙 총명해 보여서 ‘수재’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저는 IQ가 150이 훨씬 넘는 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비밀정보의 가치를 차제에 나름대로 파악했지요”.
그 말을 듣자 장병국이 정말 깜짝 놀란다. 그래서 급히 물어본다; “도대체 그 비밀정보를 어떻게 취득했나요? 돈을 주고 산 겁니까? 얼마나 돈을 들인 것이지요?”. 그러자 강수재가 대답한다; “뭐 크게 돈을 많이 쓴 것은 아닙니다. 저는 나까무라 겐죠에게서 거금을 주고 비밀정보를 사 모으고 있는 중국인 한사람을 알아 내었지요. 그 중국인으로부터 그 비밀정보를 얻어내는 데에는 그렇게 큰 돈이 필요하지 않았지요”.
참으로 재미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장병국이 눈도 깜짝이지 아니하고서 강수재를 쳐다본다. 그러자 강수재가 이어서 설명한다; “그 중국인의 애인이 마침 한국 여자였어요. 제가 그 여자를 만나서 은밀하게 조국을 위해서 한번 큰 일을 하라고 설득을 했지요. 그래서 뜻밖에 고급정보를 알아낸 것입니다”.
기자들의 세계에서는 취재원에 대해서 일일이 캐묻지를 않는다. 그래서 장병국이 그 한국여인의 신분에 대해서는 일체 묻지 아니하고 오로지 강수재가 얻은 그 비밀정보의 내용에 대해서만 물어본다. 그러자 강수재가 담담하게 말한다; “일본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완전 장악하고 그들의 핵무기까지 완벽하게 통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자 마자 장병국이 질문한다; “그렇게 상상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그 일을 추진하기는 어렵겠군요. 미국이 북한을 중국에 내어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강수재가 대답한다;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점을 질문했지요. 그랬더니 참으로 기가 막힌 답변이 나왔어요…”.
강수재 과장이 조금 숨을 돌리고서 진지하게 말한다; “미국이 북한의 김씨 정권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는 기왕의 핵 강대국인 중국이 북한의 것까지 관리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선례가 있지요.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에 배치가 되어 있던 핵무기를 러시아가 전부 가지고 가도록 미국이 조치한 것과 같아요”.
이어서 설명한다; “또 하나는, 일본이 그 대가로 미국과 중국에 엄청난 액수의 돈을 준다고 제안했다는 것이지요”.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미국은 대북협상을 하면서도 한반도와 그 주변 동맹국의 돈을 얻고자 한다. 그러한 ‘독특한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그들이기에 충분히 그러한 시나리오도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밀담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은밀하게 어느정도 진행이 되고 있는지를 이제는 파악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일본이 그러한 제의를 중국에 했다고 하면 중국정부가 어떠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그 두가지 사항을 놓고서 장병국과 강수재가 다시 장고에 들어간다.
일단은 강수재 과장이 윗선에 자신이 파악한 정보를 보고한다. 그러자 제임스 박 사장과 오철수 이사가 그 정보를 두고서 타당성조사를 한다. 그들은 다른 루트를 통하여 그 조사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네트웍을 장병국과 강수재는 모르고 있다.
만약의 경우를 위하여 비밀결사인 ‘Peaceko 21’은 칸막이 장치를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세포조직으로 움직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적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아군이 포로가 되었을 때에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다. 그 점을 대원들이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장병국으로 불리고 있는 윤치국 특파원은 만약 일본정부가 은밀하게 중국정부와 그러한 협상에 나섰다고 한다면 그들은 중국에게 북한이라고 하는 것과 함께 그 무엇을 더 줄 것이라고 역시 생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북한이라고 하는 땅에는 저임노동자가 풍성하지만 반면에 기업을 경영하기에 필요한 하부구조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크나큰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당장 필요한 인프라 투자비용이 다음과 같다;
북한경제에 대한 장기적인 재건비용은 그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다. 그에 대한 자료가 다음과 같다;
지금의 중국은 세계의 패권국인 미국과 경제전쟁을 하고 있기에 그들이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이 거의 바닥이 나고 있다. 그러한 처지의 중국이 북한을 떠안는다고 하면 그곳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돈을 일본측에 요청할 가능성이 무지하게 크다. 일본정부가 북한도 중국에 양보하고 그 돈도 중국에 빌려준다고 하는 시나리오이다.
일본정부가 비밀리에 그러한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동원하고자 하는지 그 사실에 대해서도 알아 보아야만 한다. 장병국이 강수재와 그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고 말한다. 그러자 강수재 과장도 앞으로 그 일본인 로비스트를 더 미행하면서 그로부터 고급정보를 사들이고 있는 중국인의 애인인 한국여자로부터 더 정보를 얻어내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뉴욕에서 윤치국 특파원은 강수재 과장을 만나 함께 활동을 하느라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오사카에서는 윤하선이 일본정보망에 혼선을 주기 위하여 유끼꼬와 더불어 신오사카 역 주변에서 윤치국 특파원의 행방을 탐지하느라고 바쁘다. 그러다가 윤하선이 참으로 우연하게 놀라운 일을 만나게 된다. 그것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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