圓의 비밀1(작성자; 손진길)
1. 한밤중의 전화 한통
서울 ‘한성고등학교’에서 국사선생으로 근무하고 있는 젊은 ‘윤하선’에게 일본 동경에서 느닷없이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그가 혼자서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서 곤히 자고 있는 한밤중에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평소 잠을 깊이 자는 윤하선이지만 그 밤에는 신기하게도 그 전화벨 소리를 듣고 있다. 초 저녁부터 일찍 잠이 들었기에 그 시간에 화장실을 가고 싶어서 몸을 뒤척이고 있던 윤하선이 요행히 그 전화벨소리를 들은 것이다.
아직 약간 졸린 상태에서 윤하선이 수화기를 들고서 말한다; “이 한밤중에 누구세요?”. 반가운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온다; “하선이냐? 막냇삼촌이다. 여기는 동경이야…”. 그 소리를 듣자 윤하선의 잠이 모두 달아난다; “아, 삼촌이세요. 저 하선이 맞아요. 그래 이 밤중에 어쩐 일이세요? 아직 신문사에서 일하고 계시는 거예요?”.
윤하선의 막냇삼촌인 ‘윤치국’은 ‘한양신문사’에서 동경에 파견한 특파원이다. 그가 급한 기사를 작성하여 서울편집부에 송부하기 위하여 때로 밤 늦게까지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윤하선이 알고 있기에 그렇게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윤하선의 생각과 달리 윤치국이 대답을 한다; “아냐, 여기는 우리 신문사 동경지국이 아니고 내 집이야”.
‘무슨 일일까?’ 궁금하여 윤하선이 물어본다; “치국이 삼촌, 그러면 회사일이 아닌데 무슨 일이 있기에 이 한밤중에 제게 전화를 내신 거예요? 무슨 급한 용무가 있으신 거예요?”. 윤치국은 아주 가끔 밤중에 신문사 지국에서 기사를 작성하다가 잘 모르는 역사의 내용이 있으면 장조카인 하선에게 전화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사와 상관이 없이 한밤중에 전화를 낸 것이기에 윤하선이 그렇게 물어보고 있다.
그러자 대뜸 윤치국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선아, 내가 너와 길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 시간이 없구나. 나는 이곳 동경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관계가 된 중요한 문제가 발생을 하고 있어서 그것을 추적하기 위하여 며칠간 집을 비우게 된다. 그런데 만약 내가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너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남겨두고자 한다”.
그렇게 윤치국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때에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문간의 벨 소리가 그의 전화기를 통하여 들린다. 그러자 황급하게 윤치국이 한마디를 하고서 급히 전화를 끊는다; “하선아, 성경책을 가져다가 전도서 제1장을 읽어보아라. 거기에 일본이 하고자 하는 일의 실마리가 숨어 있다. 나는 빨리 몸을 피해야 한다…”.
급히 전화를 끊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윤하선은 아닌 밤중에 몽둥이로 머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띵하다. 동경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막냇삼촌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 서울에서는 가늠할 수가 없다.
숙질사이라고는 하지만 나이가 7살 차이에 불과하다. 형제가 많은 집안의 장조카와 막냇삼촌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윤치국이 37살이고 윤하선이 30살이다. 아직 둘 다 미혼이다. 두사람이 공부를 잘하여 개인적으로는 명문대학교의 선후배사이이다. 윤치국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양신문사’에 입사했다. 윤하선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한성고등학교’에 국사선생으로 재직중이다.
두사람의 집안이 서울에 오래 살고 있는 ‘파평 윤씨’의 가문이다. 조선시대 말기에 일찍이 개화사상을 받아 들인 기독교 집안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역사와 그 앞날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문이다. 그러한 집안의 내력을 잘 알고 있는 윤치국과 윤하선이기에 함께 서울에 거주하고 있을 때에는 숙질간에 많은 토론을 한 사이이다.
자신을 아끼고 좋아하는 막냇삼촌이 동경에서 그 전화를 끝으로 아무 연락이 없다. 하도 이상하여 윤하선이 동경의 신문사 지국으로 전화를 내보았으나 그의 행방에 대하여 아는 직원이 없다. 그저 며칠째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아니하고 있다는 답변이다. 그래서 윤하선이 그날의 상황을 지국장에게 설명하면서 수배를 부탁한다.
일주일을 기다려도 신문사나 경찰에서 윤치국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윤하선은 마침 8월달이 시작되어 여름방학이 되고 있으므로 자신이 동경에 가서 윤치국을 찾아보고자 한다. 부친 ‘윤치수’에게 말씀을 드리고 동경으로 가는 국적기에 몸을 싣는다. 그날이 바로 2019년 8월 1일이다.
서울에서 동경까지 2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윤하선은 가방에서 꺼낸 성경책을 다시 읽어본다. 전도서 제1장의 내용은 그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다. 지혜의 대왕이라고 하는 솔로몬이 노년에 쓴 지혜서인데 제1장에 그 주제가 잘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는 제9-10절에서 그 요지가 잘 드러나고 있다.
윤하선은 서울에 있는 유명한 미션스쿨에서 6년간 공부를 했다. 그러므로 전도서 제1장에 기록이 되고 있는 반복적인 역사관이 로마서나 요한계시록에 기록이 되어 있는 종말론적인 역사관과 대조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역사학을 전공한 윤하선은 그 차이를 ‘원운동’과 ‘직선운동’의 차이와 같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막냇삼촌 윤치국이 그 역사의 원운동에 대하여 윤하선 자신에게 언급한 것이다. 그것이 일본과 한국에서 발생하게 되는 장래사건의 실마리가 된다고 하는 메시지를 급히 남긴 것이다. 그렇다면 일제시대에 발생한 그 비극적인 역사가 다시 반복이 된다는 말인가?
1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서 구한말의 그 역사가 어떠한 방법으로 한국땅에서 다시 재현이 된다고 하는 말인가? 21세기의 한국은 세계에서 선진국의 하나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그 경제규모는 ‘베스트 텐’ 안에 진입을 하려고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대이다. 그런데 어떻게 100년 전과 같은 일이 재현이 된다고 하는 것일까?
윤하선은 1863년에 12세의 어린 나이에 조선의 왕으로 등극한 고종이 1907년에 폐위가 될 때까지 외세에 시달린 그 약소국 조선의 상황과 21세기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같다고 보는 것은 상당히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같은 일이 재현이 된다는 것일까?
이제부터 윤하선은 동경에서 막냇삼촌의 실종사건을 알아보고 그를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역사적인 ‘원운동’의 비밀을 풀어야만 한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이름하여 ‘원의 비밀’을 한번 파헤치는 것이 자신의 일본방문의 목적이라고 되뇌이고 있다. 그는 과연 일본에서 어떤 비밀을 알아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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