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이민자(손진길 소설)

시간 이민자31(손진길 소설)

손진길 2020. 8. 6. 06:19

시간 이민자31(손진길 소설)

 

제주도 구좌읍 팬션에 머물고 있는 동안에 이상우가 성기수를 따로 만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 회장, 우리는 신탁회사에 재산을 1천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는 소위 안너스 클럽회원들이예요. 그러니 우리가 통일문제연구소’를 세우고 운영하는데 전폭적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하도록 합시다… “.

그 말을 듣자 성기수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안 그래도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면 어떻게 출연하는 것이 좋겠어요?”. 이상우가 기뻐하면서 말한다; “내가 보니, 송일섭 부부는 일찍이 해외이민을 간 처지라 이곳 한국에서는 마땅한 거처가 없는 형편으로 보여요. 그러므로… “.

성기수가 조용히 듣고 있다. 이상우의 말이 계속된다; “내가 그들 부부가 이곳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경비 일체를 지원하도록 할게요. 그러면 성회장은 통일문제연구소가 해외에서도 필요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외경비 일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하시지요. 어때요?... “.

그 말을 듣자 성기수가 말한다; “내가 보기에는 해외활동보다는 국내활동이 훨씬 많을 터인데, 그러면 이회장의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이 아니요? 괜찮겠어요?... “. 이상우가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어차피 우리 부부는 그런 의미가 있는 일에 투자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니 좋습니다”.

성기수가 크게 고개를 끄떡이면서 찬성한다. 그 결과 이상우는 아내 윤성혜와 상의하여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양재동의 호텔 소라의 소회의실 하나에 가칭 통일문제연구소의 간판을 단다. 그리고 송일섭 부부가 그 호텔에서 생활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그 방법이 아주 간편하다. 이상우 부부가 통일문제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법인카드를 하나 만들어 송일섭 부부에게 한국내에서 사용하도록 준 것이다. 그러자 성기수 부부가 역시 통일문제연구소명의로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 카드롤 하나 만들어 송일섭 부부에게 주고 있다.

제주도에서 3부부가 서울로 올라온다. 그러자 이상우가 모두를 이끌고 양재동에 있는 소라 호텔로 간다.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하면서 말한다; “상경하기 전에 내가 성회장과 상의를 했어요. 그 결과 가칭 통일문제연구소를 교통이 편리한 이곳 소라호텔의 소회의실 하나를 빌려서 설치하고자 합의했어요. 그러니 송형 부부는 이곳 호텔에서 지내도록 하세요... 그리고… “.

잠시 숨을 쉬고서 이상우가 이어서 말한다; “일체의 국내경비는 법인명의로 되어 있는 카드를 만들어 오후에 드릴 것이니 그것으로 결재를 하시고요. 그리고 장차 법인이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경비 일체는 성회장이 지원하기로 했어요. 따라서 그 카드도 따로 만들어 오후에 줄 거예요. 그렇게 아시고 오늘부터 이곳 소라호텔 객실에서 지내도록 하세요… “.

그 말을 듣자 송일섭 부부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한다; “아니 연구소가 하나 활동을 하자면 그 경비가 많이 드는데 어떻게 우리 부부의 생활비까지 지원을 한다는 말이예요? 두분에게 너무 부담을 많이 지우는 것 같습니다… “.

그 말을 듣자 성기수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한다; “송형, 그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요. 여기 이상우 회장이 소라 호텔의 소유주이지요. 나도 안너스 클럽의 회원이고요. 그러니 그 정도의 출연과 지원은 능히 감당할 수가 있어요. 그저 열심히 활동하셔서 좋은 한반도 통일방안을 마련하시고 또한 그 일에 함께 나서도록 합시다. 그러면 돼요… “.

성기수가 이상우나 송일섭보다 나이가 한살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형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것이 별로 싫지가 아니한 이상우와 송일섭이다. 그래서 송일섭이 말한다; “그러면 제가 성선배와 이회장을 믿고서 한번 열심히 여기서 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해요… “.

그러자 이상우의 아내인 윤성혜가 제안한다; “그러지 말고 우리 샴페인을 한잔씩 해요. ‘통일문제연구소발족 기념으로 축하를 해야지요. 그리고 나중에는 백두산에 올라가서도 축배를 들도록 해요… “. 임효린이 덩달아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윤여사가 먼저 하고 있네요. 좋아요. 그렇게 합시다. 우리”.

그렇게 뜻하지 아니하게 서울 양재동에서부터 통일문제연구소가 출범하게 된다. 그때가 20216월 하순이다. 그날 오후에 두개의 법인카드를 받은 송일섭이 아예 간판을 만들어 소라호텔 소회의실 하나에 달면서 함께 기념촬영을 한다. 그리고 9월에는 통일문제연구소의 이름으로 대회의실에서 추계 연구발표회를 개최한다.

가을이라 하늘이 청명하고 좋은 날씨이다. 송일섭이 사전에 한국의 정치학회와 국제정치학회 그리고 여러 대학교와 연구기관에 자료를 제공하였기에 많은 인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그날 연구소장인 송일섭이 재정지원을 크게 하고 있는 이상우 회장과 성기수 회장을 여러 귀빈들에게 소개한다.

이상우와 성기수는 의미가 있는 좋은 일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날 발표회장에서 이상우가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박선우 부부가 참석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보인다. 벌써 세월이 많이 흘렀기 때문이다.

윤성혜 여사 역시 그들 부부가 참석한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침착하게 남편 이상우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여보, 우리가 처음 만난 것처럼 행동해요. 그들도 이제는 70노인이군요. 하지만 멋지게 늙은 모습입니다”.

이상우와 윤성혜가 조심스럽게 박선우와 홍혜련에게 다가간다. 먼저 이상우가 박선우에게 말한다; “혹시 박선우 박사가 아니십니까? 여러 해전에 논문을 발표하시는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만… “. 그 말을 듣자 박선우가 반기면서 말한다; “, 제가 박선우입니다. 저를 알아보신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

이상우가 겸손하게 말한다; “허허, 세월이 지났지만 대통령학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박선우 박사를 어찌 기억하지 못하겠어요? 여기서 만나게 되니 반갑습니다. 저는 이상우라고 합니다. 평생을 방송사기자로 일했지요… “.

다행히 박선우가 그 옛날 김상진이 바로 이상우라는 사실을 눈치채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상우가 편하게 박선우의 옆자리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한편 윤성혜도 홍혜련을 처음 만나는 것으로 꾸미고 수인사를 나누고 있다. 그렇게 두 부부가 다시 서울에서 사귀고 있는 것이다.

송일섭 부부는 통일문제연구소의 운영을 참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 결과 봄 가을로 연구발표회를 연다. 그리고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사진을 구성한다. 박선우 박사도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사회는 한달에 한번씩 소라 호텔소회의실에서 모이고 있으므로 자연히 이상우 부부가 박선우 부부와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박선우 부부는 여전히 대치동에서 살고 있다. 자녀들이 모두 분가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노후를 보내고 있는 그들이 역시 이사진에 참여하고 있는 이상우 부부는 물론 성기수 부부 및 송일섭 부부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들 4쌍의 부부들이 자주 만나고 연구소 활동을 같이하게 되면서 하나의 통일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들이 마련하여 대내외에 선포하고 있는  내용이 상당히 획기적이다; “하루 속히 한민족의 통일연방정부를 구성하고 한국과 북한의 외교권과 군사권을 이양 받도록 해야 한다. 그 이유는… “.

구체적인 이유가 다음과 같이 적시가 되고 있다; “그래야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로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에서 이념대결에 따른 불필요한 전쟁의 위협을 줄이고 한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확보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

이제부터 통일문제연구소의 활동방향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연구소는 한국정부는 물론 북한의 정권과도 교섭하여 그러한 연방정부를 속히 구성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북한정권이 그들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연방정부에 넘겨야 국제적인 제재에서 벗어날 수가 있고 경제개발이 가능하다. 그리고 같은 핏줄을 이어주기 위하여 한국정부도 연방정부안에 찬성해야 할 것이다”.

통일문제연구소에서는 말로만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국적인 규모로 연구발표회를 개최하고 그들의 통일방안의 지지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그리고 해외에 나가서 교포사회를 중심으로 하여 북한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제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게 2022년부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갑자기 2023년 정초에 평양정권에서 부부장급의 인물이 서울을 방문하면서 송일섭의 통일문제연구소를 찾아오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강현철이라고 밝힌 그 인물이 단도직입적으로 송일섭에게 말한다; “우리 평양당국에서는 귀 연구소가 제안하고 있는 연방제통일방안에 관심이 큽니다. 한번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세요… “.

송일섭의 구체적인 설명을 들은 강현철이 말한다; “좋습니다. 그러면 한국정부와 협의를 하셔서 우리 북남의 통일연구자들이 여기서 만나서 더욱 구체적인 통일방안을 마련하도록 합시다. 그 일을 추진해 주시겠습니까?... “.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2023년 봄부터 그해 가을까지 6개월간 소라 호텔의 소회의실 통일문제연구소에서 남북한 실무자 사이에 통일방안을 함께 토의하고 마련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 연합모임이 비밀리에 운영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기자들이 그러한 정보를 포착하고서 대서특필을 하고 만다. 그 결과 전세계의 이목이 서울 양재동에 있는 소라 호텔통일문제연구소로 쏠리고 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마침내 202310월 한국과 북한 실무자들 사이에서 옥동자가 태어나게 된다. 그것이 한민족 연방정부를 구성하는 획기적인 방안인 것이다. 상호합의를 하여 그 통일방안을 마련하였다고 하는 점에서 가히 놀라운 업적이다.

그후 한국정부와 북한정권이 그 통일방안을 수용하기로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합의한다. 그 다음 순서는 아주 순조롭다. 2024년 봄에 연방의원을 선출하여 개성에 있는 연방의회로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간선으로 연방대통령을 선출하고 20245월에 연방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연방정부의 청사가 개성공단 옆에 새로 건설이 된 건물이다. 그 옛날 남북연락사무소가 붕괴가 된 그 자리에 이제는 연방정부가 들어선 것이다.

연방대통령은 일찍이 한국의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한민족연방정부가 남북한의 군사권은 물론 외교권을 전부 행사하게 된다. 그때부터 한국의 주변 강대국들이 한민족연방정부를 상대로 하여 외교적인 문제와 군사동맹을 논의하게 된다.

한반도의 문제가 그렇게 돌아가게 되자 유엔에서도 이제는 한시름을 놓게 된다. 북한을 상대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한민족연방정부는 중립국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이념대결을 벗어나고 또한 테러지원국의 범주에서도 완전히 벗어나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 국제적인 제재가 모두 풀리고 만다.

동시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민족연방에 소속이 된 북한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 땅에 매장되어 있는 여러가지 지하자원을 개발하는데 관심이 큰 것이다. 한편 연방정부는 새로운 예산을 편성하고 차관을 끌어들여서 북한지역의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더구나 한국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한의 땅과 노동자를 결합하여 새로운 공단을 설치하고 운영한다. 그것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 이웃 중국의 제품보다 더 질이 좋고 값이 싼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에서 세계로 나가는 수출의 물량이 엄청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그동안 제3세계로 이전한 경공업이 북한 땅에서 다시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변화를 직접 파악하기 위하여 통일문제연구소의 이사들이 현지를 방문하느라고 바쁘다.

그것을 바라보고서 이상우 부부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자신들이 시간이민을 가서 1980년대부터 다시 살아오면서 한민족의 통일을 얼마나 염원했던가? 그 일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자신들이 얻은 재물을 사용하고자 했는데 그 결실을 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상우는 사랑하는 아내 윤성혜의 손을 다정하게 잡고서 말한다; “우리가 여기까지 헌신하고 봉사했으니 이제 남은 일은 전부 후세대의 몫입니다. 그들이 통일된 한국에서 마음껏 세계를 향하여 날개 짓을 하는 것을 한번 지켜보도록 합시다. 우리의 여생에 보람이 있군요. 모두가 당신 덕분이예요… “.

그 말을 들은 윤성혜가 자신의 머리를 사랑하는 남편 이상우의 어깨에 기대면서 말한다; “모두가 당신이 제 옆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나는 우리 손주들이 통일된 한반도에서 성장하고 아무런 구김살이 없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게 된 그것이 기뻐요. 우리는 자손들에게 부끄럽지 아니한 조상들이 될 수가 있으니 그것으로 된 것이지요… “.

그들 노부부가 속삭이고 있는 그 순간 하늘이 청명하고 햇살이 따뜻하다. 그렇게 마포구 망원동에서 때로는 서해안에서 붉게 물들어가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는 두사람이 바로 이상우 회장과 윤성혜 여사인 것이다. (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