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11(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18. 05:14

소설 대조선11(작성자; 손진길)

 

2036410일에 정식으로 대조선의 연방대통령에 취임한 윤창윤 대통령이 이틀 후 12일에 대통령궁에서 참모들을 소집하여 회의를 한다. 그 자리에는 연방의원으로 재선이 된 장선재 의원도 참석하고 있다. 그날 회의의 주제는 중국의 도발위기와 그에 대한 대응방안이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말문을 연다; “중국의 시딩핑 주석이 우리 대조선의 출범을 심히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한족이 황제로 군림했던 그 옛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의 인식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지요… “.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과 역사적인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안보수석 한기웅이 발언한다; “대통령님의 말씀 그대로 그들 중국의 역사는 그것이 아니지요. 지난 17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는 만주의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가 중원을 지배했으니까요!... “.

잠시 숨을 쉬고서 한수석이 이어서 말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 한민족의 지배세력은 북방의 기마 민족입니다. 그 한줄기가 부여, 고구려, 발해, 고려, 조선 등으로 맥을 이어왔지요. 그러니 고구려와 발해의 백성이었던 말갈족 곧 여진족은 우리 한민족과  혈연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수석의 결론이 다음과 같다; “중국을 지배했던 여진족의 후손들이 여전히 중원에 살고 있습니다. 그 점을 직시한다면 시딩핑 주석이 그들 여진족의 존재를 무시하고 한족에 의한 중국의 영광만을 추구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

좌중의 인사들이 전부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러자 윤창윤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조선이 정식으로 출범하자 시딩핑 주석이 경제적인 견제를 넘어서서 이제는 군사적으로 우리를 견제하고자 나서고 있어요… “.

잠시 뜸을 들인 다음에 윤 대통령이 이어서 말한다; “그는 거대한 인구를 가진 자국시장을 무기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우리와의 접경지역에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어요. 이대로 상황이 발전되면 전쟁을 피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

그 말을 듣자 국방담당인 차인구 장관이 먼저 발언한다; “저희 대조선은 한반도의 무력 뿐만 아니라 이제는 일본의 군사력까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과 전쟁상태에 돌입하더라도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옛날처럼 겁먹을 필요가 없지요… “.

좌중의 인사들이 차 장관의 말에 동감의 표시로 조용히 고개를 끄떡이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때 41세의 젊은 연방의원 장선재가 손을 들고서 발언을 신청한다. 그는 선배들이 많이 참석하고 있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발언하기가 미안해서 그런지 일부러 손을 든 것이다.

그러한 예의 바른 장선재 의원을 보고서 윤 대통령이 미소를 띄면서 고개를 크게 끄떡인다. 발언해도 좋다는 뜻이다. 그러자  장선재가 말문을 연다;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는 이 자리에서 감히 후배인 제가 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그 정도 예의를 차리고 장선재가 본론으로 들어간다; “국경지대에서 강대강으로 곧 군사력으로 부딪치게 되면 우리의 희생도 중국만큼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소위 이이제이의 방법을 동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분을 조장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

모두들 시선이 장선재 의원에게로 향하고 있다. 색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귀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들려온다; “첫째로, 중국은 큰 타원형의 나라입니다.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팽창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그 주위에 결코 우호적이지 아니한 나라들과 국경분쟁을 계속 빗고 있지요. 그러므로 우선은… “.

장선재가 잠시 숨을 돌리고 이어서 말한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핵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과 우리가 사전에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대조선이 중국과 군사적인 대결로 접어들게 되면 그 후방에서 중국을 공격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중국과 국경문제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그들이 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

잠시 뜸을 들인 다음에 장선재가 계속 발언한다; “둘째로, 그동안 내몽고와 티베트에 극동공영권이 건설이 되었지만 그 밖의 많은 소수민족들이 자신들을 위해서도 그러한 공영권이 건설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공영권이 성립될 수 있도록 중국정부에 정치적인 압력을 가해달라고 당부하는 것입니다. 그같은 내부공작이 시딩핑 정권의 힘을 빼는 수단이 될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이 크게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리고 좌중의 인물들이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것을 보고서 한송수 정책수석이 말한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장선재 의원이 먼저 말하고 있군요. 반대의견이 없으시다면 제가 장 의원과 상의하여 한번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모두들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결론을 내린다; “좋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여 당장 실천에 들어가도록 하세요. 그리고 황제윤 정보부장이 계획단계에서부터 함께 참여하여 은밀하게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도록 하세요. 아무쪼록 우리 연방의 군사적인 희생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새로 정보부장을 맡게 된 황제윤 장군이 전역한지 일년이 되지 아니하여 아직도 군인정신이 투철하다. 그래서 그가 씩씩하게 대답한다; “대통령님의 지시에 따라 최선의 결과를 산출하겠습니다. 결과는 추후에 상세하게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과연 그 계책이 효과가 있는 것일까? 그 점에 대해서는 시딩핑 정권이 먼저 실감을 하고 있다. 군사적으로 그들은 대조선과 긴장관계를 한껏 높이고 있다. 대조선과의 전운이 짙어지자 중국내에서는 인민들 사이의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목소리와 은밀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부와 남부에 살고 있는 여러 소수민족들이 독립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들의 주장이 다음과 같다; “어째서 내몽고와 티베트에만 독립을 주고 공영권을 세우도록 허락하고 있는가? 우리들 작은 소수민족들도 동등한 권리를 요구한다. 우리에게 자유와 독립을 달라! 아니면 죽음을 달라!... “.

듣기에 가슴이 섬뜩한 외침이다. 그렇지만 작은 소수민족들이 뭉쳐서 아무리 구호를 외친다고 해도 중국의 공안과 군대가 비웃고 있다. 시딩핑을 위시한 정치지도자들도 코웃음을 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중국내부에서 균열이 발생하자 서남쪽에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의 내침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발맞추어 대조선의 군대가 육지와 바다에서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아주 조금씩 중국 쪽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서 시딩핑 정권이 위기를 느낀다. 그래서 급한 김에 그만 만주에 주둔하고 있는 사령관 하오쩌둥에게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남침하라고 명령하고 만다. 선제공격이 방어보다 훨씬 낫다고 하는 고래의 병법에 따른 시딩핑의 조치인 것이다.

그런데 하오쩌둥이 40만명의 인민군을 동원하여 압록강을 넘어서는 그 순간에 만주주둔기지인 심양과 하얼빈 그리고 길림을 향하여 수많은 대조선의 미사일이 동시에 육지와 바다에서 발사가 되고 만다.

하오쩌둥은 자신들의 본거지가 박살이 나버리자 북한의 땅에서 더 이상 진격하지 못하고 공격을 멈추고 만다. 이제는 한반도와 만주 사이에 갇혀버린 형국이다. 그렇다면 북경에서 지원군이 만주로 대거 들어와야만 한다.

그런데 시딩핑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어렵다. 서남쪽 국경을 지키기 위하여 이미 150만명의 육군을 보내 버렸기에 지금 북경과 상해 등지에는 100만명의 군대만이 남아 있다. 그 중의 일부를 한반도로 이동하고 나면 중원이 비게 되는 것이다.

시딩핑은 기가 막힌다. 미군을 제외하고 중국의 군대가 가장 힘이 세다고 그동안 생각해 왔는데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하나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은 세계의 패권국이라고 자랑하고 있는 미국의 군사력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세계 제1의 화약고인 중동 이스라엘과 제2의 화약고인 극동의 한반도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세계 군사력의 절반이상이라고 하는 미군도 한꺼번에 감당하지를 못한다고 하는 것이 준엄한 현실이다. 그래서 미군이 노상 윙윙전략에 목숨을 걸고 있지 않는가?...

예를 들어, 한반도에서 대규모의 전쟁이 발생한다면 미국은 중동에 있는 전략자산을 가장 빠른 시간내에 공수해야만 한다. 모든 수송기를 동원하여 미군과 무기를 24시간 내에 중동에서 한반도까지 옮겨야 한다.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역시 동쪽에서 서쪽으로 24시간내에 모든 전력자산을 이동시켜야 한다.  

그나마 미합중국은 본국이 북아메리카에 위치하고 있어 다행이다. 북쪽에는 우방국인 캐나다가 있고 남쪽에는 다루기가 쉬운 멕시코가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 있는 중국은 그것이 아니다. 타원의 주위에 수많은 적국들이 있으니 굉장히 불안한 위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딩핑 정권이 제정신을 못 차리고 황제처럼 굴고 있으니 그것이 참으로 위험한 장난이다. 만약 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중국을 동서남북에서 공격한다고 하면 중국자체가 공중분해되기 십상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그만 현실이 되고 만다. 늦게 그와 같은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는 시딩핑이다. 이제 그는 어찌해야만 하는가? 그는 급하게 화상으로 대조선의 윤창윤 대통령과 협상을 시작한다.

시딩핑의 첫마디가 다음과 같다; “만주를 폭격하고 우리의 군대를 한반도에 감금하고 있는데 그것을 풀어주세요. 그들 40만명을 무사히 중국으로 돌려보내 준다고 하면 내가 그 보상을 해주도록 하겠소”.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이 따끔하게 말한다; “양국 사이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사적인 내침을 먼저 한쪽은 우리가 아니고 귀국입니다. 우리는 하오쩌둥의 군대가 압록강을 건너오는 것을 보고서 만주를 폭격했어요. 다시 그러한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므로 나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귀국과 우리 대조선 사이에 완충지대를 설치하기를 원합니다. 그 조건이 아니면 일체 화친할 생각이 없습니다”.

통역을 통하여 양국정상이 빠르게 논의를 계속한다. 시딩핑이 즉각적으로 묻는다; “그 완충지대를 어떻게 만들자는 것이요? 만주 어디에 설치하면 되는 것이요?”.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이 웃으면서 말한다; “오늘날은 미사일의 시대요. 만주의 일부를 가지고서는 서로가 위험해요. 그러니 만주전체를 하나의 완충지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

그 말을 들은 시딩핑이 눈을 질끈 감는다. 그 대가가 너무나 비싸게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만주 땅마저 떼주어야 하는가?... 그때 윤 대통령의 말이 들려온다; “나는 극동공영권을 우리 대조선의 것으로 만들 생각이 없어요.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공영권의 주인은 그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지요… “.

잠시후에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설명이 들려온다; “국가의 주권이 그곳의 인민들에게 속하고 있어요. 더구나 그들은 두가지 신기술도 무료로 사용하고 있지요. 그러니 안심하시고 만주에 극동공영권을 세우는데 동의해주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의 국경을 침입한 중국의 군사들을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해줄 것이요”.

윤 대통령의 말이 끝났다. 이제 시딩핑 주석이 할 수 있는 일은 공산당 정치국원들과 그 문제를 상의하는 것 뿐이다. 급히 소집된 회의에서 시딩핑 주석이 침통하게 대조선 윤창윤 대통령의 요구사항을 알려준다.

모두의 얼굴에 낭패의 빛이 역력하다. 그렇지만 단 한사람 소수민족 출신인 리샤오스의 안색만은 결코 어둡지가 않다. 그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되었다. 만주에 극동공영권이 생긴다고 하면 운남에도 하나 세울 수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그 일을 추진해야 한다… “.

그날 회의에서 일단은 대조선의 요구에 응하고 북한 땅에 갇혀 있는 40만명의 중공군을 빼내는 것으로 결정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서남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쟁과 중국내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요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