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4(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13. 07:20

소설 대조선4(작성자; 손진길)

 

북한의 김주석은 노동당 정치국원 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윤창윤의 제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로에 서게 된다. 그 이유는 한민족공동체의 구성에 합의하는 경우 남한의 신기술의 혜택을 받는 것은 좋은데 그 대가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한이 원하고 있는 것은 핵무장하고 있는 북한의 군사력을 새로 구성이 되는 한민족공동체 정부에 이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연방정부의 형식이면서도  더욱 강력한 새로운 정부의 모습이다.

한민족공동체 정부는 전세계가 탐내고 있는 신기술을 보유하는 한편 그것을 지킬 수 있는 무력을 동시에 보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민족공동체에 소속이 되는 남한과 북한의 정권은 무엇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 점에 대하여 북한의 정치국원 김한남이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나선다; “세계가 탐내고 있는 신기술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지키기 위하여  핵무력을 가진 군사력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게 되는 한민족공동체라는 정부는 당연히 외교권을 장악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

한번 침을 삼킨 다음에 김한남이 말한다; “우리 공화국에 있어서 최고의 존엄이신 친애하는 김주석 동지는 내치만을 책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수모를 과연 감수하실 수가 있겠습니까?... “.

김주석의 어심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소문이 난 김한남의 이상한 논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설혹 어버이와 같으신 김주석께서 자식과 같은 인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신다 하더라도 저희들은 반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울분을 토하는 듯한 그의 음성이 좌중을 압도하고 있다; “이 세상에 어버이를 팔아서 호강하고자 하는 자는 벌써 호로자식입니다. 저희 공화국의 2,700만 인민들은 굶어 죽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패륜아가 되기는 싫습니다… “.

그 말을 들은 김주석이 거룩하게 손을 흔든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비장한 음성으로 말한다; “나는 우리 공화국의 인민들이 잘 먹고 살면서 번영을 누릴 수만 있다고 하면 내 한 몸을 희생하겠다고 그 옛날에 벌써 맹세를 했습니다... “.

김주석의 결론이 다음과 같다; “그러니 더 이상 논의하지 마세요. 설혹 내가 내치만 담당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여러 정치국원들이 이같이 한마음으로 나를 지지해준다고 하면 그 힘은 핵무력보다 더 강한 것이 될 것입니다”.

  김주석이 마침내 그러한 선언을 하자 갑자기 정치국원들이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그들은 내심 이 좋은 기회를 김주석이 자존심 하나 때문에 날려버리지나 않을까?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제 스스로 남한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으니 뒤로 물러설 수는 없을 것이다.

일사천리로 그날의 노동당 정치국원 전원회의는 한민족공동체에 가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삼일 후에 개최가 된 인민대회는 이미 결정이 된 노동당 정치국원 전원회의의 결과를 추인하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의 윤창윤 대통령이 제안하고 북한의 김주석이 합의한 한민족공동체가 빠른 속도로 조직된다. 남한과 북한이 조속히 공동체를 구성하고 새로운 연방정부를 세우고자 하는 이유는 주위에 있는 4강들의 시선이 따갑기 때문이다.

서쪽에 있는 중국은 북한의 자원과 저임 노동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세계 제2의 핵무력을 자랑하고 있는 북쪽의 러시아는 좋은 항구를 얻기 위하여 북한 땅을 탐내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극우 정한론자들은 제국시대의 꿈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한반도와 만주는 자신들의 영토가 되어야 한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본섬 북쪽이 완전히 못쓰는 땅이 되어버린 지금은 그 꿈의 실현이 절실한 것이다.

한편 태평양 건너 북아메리카의 초강대국인 미국은 태평양 연안국들을 전부 자국의 영향권 아래에 두고자 한다. 그래서 일찍이 하와이 섬을 미합중국의 50번째 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세계 제2차대전을 끝내면서 한국을 전진기지로 만들고 끝까지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솔직히 말하자면, 한민족이 지니고 있는 오래된 민족주의 정서이다. 같은 말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한민족이 하나가 되어버린다고 하면 일시에 한반도에 있는 미국의 주둔군과 그들의 영향력이 사라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힘은 동아시아에서 크게 약화가 되고 나중에는 태평양상의 섬들인 괌, 사모아, 하와이로 제한이 되고 말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미국의 패권을 지탱해주고 있는 하나의 기둥 곧 태평양 항로의 제해권과 그로 인한 막대한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이익이 일순간에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한민족공동체 정부의 구성을 좋아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낌새를 윤 대통령과 김주석이 피부적으로 느끼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남북한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두차례 개최한 후에 전격적으로 연방정부의 구성에 합의하고 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아예 연방정부의 조직과 헌장까지 마무리하고 만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이 심히 간단하다;

첫째, 한민족공동체 정부의 초대 대통령에 윤창윤이 취임한다.

둘째, 대한민국의 내치는 정도훈 총리가 맡고 북한의 내치는 김주석이 맡는다.

셋째, 윤창윤이 연방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즉시 독점적으로 신기술을 보유하고 핵무력을 위시한 군사력을 통수한다.

넷째, 한반도공동체 정부가 연방대통령 중심제로 운영이 되고 대외적으로 남북한을 위하여 외교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한다.

다섯째, 연방정부를 감독하기 위하여 연방의회를 둔다. 그 구성은 남한과 북한 그리고 해외동포의 인구 100만명당 한사람 씩 연방의원을 선출하고 그들이 연방의회를 운영한다.

여섯째, 연방대통령은 초대를 제외하고 제2대부터는 연방의회에서 선출한다. 연방대통령 당선자는 필요한 경우 연방의원 중에서 각료를 선임할 수가 있다.

일곱째, 연방대통령과 연방의원의 임기는 4년이며 재선이 되는 경우 계속 연임할 수가 있다.

그와 같이 전격적으로 남북한 정상회담을 통하여 한반도공동체 정부가 구성이 되고 만다. 그리고 윤 대통령이 일사천리로 신기술을 보유하고 핵무력을 비롯한 군사력을 독점하고 만다. 더구나 빠른 속도로 조각까지 마치고 만다.

이제 한반도공동체 연방정부야 말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정부이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을 사용하면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가 있고 전력문제가 깨끗하게 해결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대가 도래하고 말았기에 한동안 한반도 주변의 4대 강국들이 숨을 죽이고 그 추이를 살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오래 탐색전만 하고 있지는 않는다. 가장 먼저 행동으로 나선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이다.

중국에서 오래 집권하고 있는 시딩핑 주석이 한반도공동체 정부의 수장인 윤창윤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친서를 보내어 요청하고 있다; “우리 중국은 세계 80억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인민을 먹여 살리고 있소 그런데 세계적인 이상기온과 병충해 때문에 금년 농사가 절망적이오. 그러니 귀국이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을 우리에게 공유하도록 해주시오. 왜냐하면… “.

정작 중요한 이야기를 그가 꺼내고 있다; “그 기술은 어느 한나라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되고 온 인류를 먹여 살리는데 공헌해야만 하는 것이요. 나는 윤 대통령이 나의 뜻을 받아들일 것으로 믿고 있는 바이요. 만약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선린우호관계가 사라지고 서로 적대관계가 되고 말 것이요”.

말은 점잖게 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대단한 협박이다. 중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자신들이 살기에 바빠서 세계의 가난한 나라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을 때에 별로 기부한 적이 없다. 그러한 역사를 전부 잊어버렸는지 지금 힘으로 한민족공동체에게 신기술을 내어놓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윤 대통령이 비서실장 임달성을 통하여 과학기술담당장관인 임지상, 국방담당장관인 차인구, 외교담당장관인 김인국을 전부 대통령 집무실로 불러들인다. 그 자리에는 비서실장 외에도 정책수석 한송수와 정보과학수석 김엽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윤창윤 대통령이 먼저 무겁게 입을 뗀다; “나는 중국의 시딩핑 주석이 보낸 친서를 읽어보았어요. 그 내용이 무례하기 그지없어요. 만약 신기술을 공유하게 해주지 아니하면 군사력을 행사하겠다는 협박이기 때문이요.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어요?... “.

그 말을 듣자 좌중이 조용한 가운데 먼저 임지상 장관이 일어나서 발언한다; “그 기술은 사실 인류의 식량난과 연로난을 해결하기 위하여 개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의로 그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힘으로 그 기술을 가지려고 달려드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먼저 그러한 방침을 확실하게 천명해야 할 것입니다… “.

그 말을 들은 국방담당장관인 차인구가 발언한다; “만약 중국이 군사력으로 우리를 핍박한다고 하면 그 위협에 굴복할 필요가 없습니다. 핵무력을 위시한 우리의 국방력도 충분히 그들을 억제할 수준이 되고 있으니까요다만 다소의 충돌과 희생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

그 말을 듣고 있던 외교담당장관인 김인국이 발언한다; “군사력의 사용이 아니더라도 이 문제는 외교적으로 풀 수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은 세계적인 특허를 취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소정의 특허사용료만 우리 정부에 지불하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정책수석인 한송수가 조용히 손을 든다. 윤 대통령이 그를 쳐다보고서 고개를 끄떡이자 그가 담담하게 발언한다; “차제에 중국측에 두가지 내용을 담아서 답서를 보내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내용이… “.

좌중의 인물들이 일제히 한송수를 쳐다본다. 그가 정책수석을 맡고 있는 이유는 정책의 실시와 그 파급효과의 분석에 대한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과연 어떠한 의견을 구체적으로 피력하는 것일까?...

일동이 경청하자 그의 말이 들려온다; “첫째로, 전세계적인 특허를 얻고 있는 신기술을 사용하자면 특허사용료를 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어떤 강압으로 그것을 공유하겠다고 하는 생각은 옳지가 못하다는 뜻을 먼저 담아서 답신을 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

그것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 다음이 무엇인가? 그의 설명이 이어진다; “둘째로, 만약 특허사용료를 내지 아니하고 식량문제와 연료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하면 한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공동체 정신에 찬성하고 또다른 공동체로 참여하면 된다. 그 옛날 고대의 조선은 중국의 북방을 아우르고 있었으니 지금이라도 그 개념을 되살려서 같은 공동체로 함께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 말을 듣자 모두가 어안이 벙벙하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아니한 방법론이 대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그들의 귀에 도도한 한송수 수석의 부연설명이 들려 오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뛰어난 재사로 손꼽히고 있는 한송수 정책수석의 설명의 내용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일까?... 한민족공동체에만 머물고 있던 한민족 지도자들의 생각을 크게 확장하고 있는 그의 논리와 역사적인 진술이 너무나 의미심장한 것이다. 이제부터 그의 논리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