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조선(작성자; 손진길)

소설 대조선1(작성자; 손진길)

손진길 2020. 6. 11. 10:10

소설 대조선1(작성자; 손진길)

 

1.    동해안으로 밀려드는 일본인 난민들

 

2030715일 새벽에 갑자기 한국의 영해인 동해에 수십만명의 보트 피플이 출현하고 있다. 그와 같은 보트 피플이 아시아에서 등장한 것은 선례가 있다. 1975년 동남아에 있는 월남이 북쪽 월맹에 의하여 무너지자 월남의 기득권 인사들이 가족을 데리고 보트 피플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는 그때와 두가지 점에서 크게 다르다; 첫째, 동남아에 있는 월남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동북아에 살고있는 일본인들이다. 둘째, 전쟁의 피해를 피하여 보트 피플이 된 것이 아니고 일본 열도에 확산되고 있는 방사성 오염을 피하여 무작정 한국으로 탈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 일본인 보트 피플은 조류를 타고서 북한의 영해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김일성 일가가 대를 이어가면서 통치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일본과 교류 자체를 하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오는 난민에 대하여 엄청난 불이익을 강제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난민들은 대한민국의 영해인 동해안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한국이 일본과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극동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일본과 협력하고 있는 친밀한 우방이기 때문이다.

물론 10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의 극우정권이 그 옛날 일본제국시대의 정한론에 심취하여 한국에 대한 적대행위를 서슴지 아니했다. 하지만 5년전에 정권이 바뀌어 그때부터 한국과의 우호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그러므로 피난을 가자면 한국이 가장 좋은 대상인 것이다.

일본인들이 갑자가 보트를 타고서 한국의 동해안으로 몰려들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최근 일본에서 10년 이상 비밀문건으로 처리했던 하나의 극비자료가 유출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자료를 일본내각 조사실의 비밀금고에서 빼내어 기자회견을 한 자가 관료인 요시다이다. 따라서 그 문건을 일명 요시다 문건이라고 부르고 있다.

도대체 그 내용이 무엇이기에 내각조사실의 유망한 관료인 요시다가 양심선언을 하고서 감옥으로 들어간 것일까? 그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한마디로, 일본 열도의 대부분이 해저지진의 발생과 쓰나미로 인하여 파괴된 바 있는 여러 개의 핵발전소에서 계속 유출이 된 방사성물질에 크게 오염이 되어 있어 이제는 사람들이 살아서는 안되는 땅이라는 것이다.

계속 거주하게 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첫째로, 방사성에 가장 민감한 식물들이 먼저 변형이 되고 그 다음에는 그것을 먹이로 삼고 있는 동물들이 방사성물질을 축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여 기형적인 모습으로 신체가 달라지고 그것이 후세대에게 유전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둘째로, 일본정부는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핵발전소의 폐기물과 오염물질을 지하 저장고에 콘크리트로 처리하여 영구히 묻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 하지만 재정의 한계 때문에 불가능했다. 그 결과 바다로 오염수의 형식으로 계속 방사성물질을 흘려 보내고 있다. 당장은 희석이 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사실은 그것이 아니다. 이제는 방사성오염에 일본열도 전체가  노출이 되고 만 것이다.

셋째로, 동물 가운데 그 유전자가 가장 복잡한 것이 인간이다. 그러므로 방사성에 의한 유전자변이가 가장 늦게 발생하고 있다. 일본사람들이 쓰나미로 원자력발전소가 붕괴가 된 그 당시에는 유전자 변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자 그것이 아니다.

아기들이 기형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병약한 어른도 방사성 오염에 의한 각종 심각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유전자변이가 일본사람들에게 먼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북쪽이 아니라 남쪽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그 피해를 더 크게 입기 전에 피난을 가야만 하는 것이다.

넷째로, 일본의 정부는 계속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붕괴가 된 핵발전소가 안전하게 관리가 되고 있으며 일본땅은 환경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환경단체들은 그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일본사람들은 정부의 말을 신뢰하고 있다. 그랬는데 사실을 그것이 아니다. 일본정부가 특급비밀이라고 분류하여 오랜 세월 감추고 있던 진실이 소위 요시다 문건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부유한 자들이 먼저 움직였다. 자본을 가지고 선진국으로 이민을 떠난 것이다. 그 다음에는 투자이민을 갈 수가 없는 일본사람들이 단체로 보트를 구입하여 바다로 나간 것이다. 그들이 향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자유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만큼 잘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므로 자신들을 바다에 버리지는 아니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그 사실을 처음으로 보도하고 있는 기자가 연합통신의 장후재이다. 나이 30세의 장후재는 그날 새벽에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소리에 잠이 깼다. ‘누가 이 야심한 시간에 전화를 걸고 있는가?’ 생각하고서 얼른 습관적으로 핸드폰으로 손이 갔다.

그 순간 장후재는 급박한 소리를 듣는다; “후재야, 박상규. 여기는 동해상의 경비함이다. 지금 우리나라 동해안으로 일본에서부터 오는 것으로 보이는 보트 피플이 수만 명 몰려들고 있다. 네가 기자이니 우선 보도부터 해라. 급하다… “.

특종이다. 장후재는 재빨리 세수하고 연합통신 상황실에 연락부터 한다; “장후재 기자입니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동해안에 수만명의 보트 피플이 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빨리 현지로 달려가야 합니다. 제가 출발하면 30분내에 도착합니다. 급히 헬기를 준비해주세요”.

상황실장이 보도국장에게 집으로 연락하고 급히 헬기를 준비한다. 장후재가 촬영기자와 함께 포항 쪽으로 날아간다. 그의 생각으로는 토끼꼬리처럼 생긴 영일만에서 동해를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이 적중하고 있다. 그쪽으로 많은 보트가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장후재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일찍 마치고나서 기자가 된 지 5년째이다. 그는 특히 외국어에 능통하다. 따라서 현지에서 몰려들고 있는 일본인 보트 피플과 급히 일본어로 인터뷰를 한다. 그 내용을 촬영기자가 급히 화상으로 보도국에 전송하고 있다.

조금 후에 한국의 해군과 해병대 그리고 해경과 현지경찰이 총출동을 하고 있다. 언제 도착을 했는지 도지사와 시장 그리고 군수들이 회의를 거친 후에 보트 피플을 일단 인근 학교의 강당에 분산하여 수용하고 있다.

장후재와 촬영감독이 가장 먼저 내보낸 영상이 그날 아침 특종이 된다. 장후재의 낭랑한 목소리가 깔려 있다; “오늘 새벽 동해안에  출현한 일본인 보트 피플을 처음 발견한 배는 해군의 모 경비함입니다. 그 수가 무려 수만명에 이르고 있으므로 우리 연합통신에서 급히 보도를 해드립니다. 그들이 일본 열도를 탈출하여 집단적으로 한국의 동해안으로 몰려온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취재하여 추후 상세하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는 영일만입니다. 이상 연합통신의 보도국 장후재 기자입니다”.

아침 출근길에 전철을 타고 이동하던 수많은 서울시민들이 핸드폰을 통하여 그 보도영상을 보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윤창윤이 그 보도를 유심히 보고 있다. 그 옆에서 아침 일찍 출근한 안보수석 한기웅이 말한다; “각하, 하룻밤 사이에 놀라운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긴급하게 안보회의를 열어야 합니다… “.

그 말을 듣자 윤 대통령이 침착하게 응수한다; “한수석, 우선 해군참모총장에게 연락하세요. 지금 동해안에 도착한 보트 피플보다 얼마나 더 많은 일본인들이 동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는지 파악하세요. 이것은 전쟁의 발발만큼이나 위기상황입니다. 수만명의 피난민 자체가 무기가 되고 있는 것이니까요그러므로 일본대사를 통하여 곧바로 일본총리의 입장을 파악하세요… “.

한국정부의 전시상황실에서도 그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 안보수석을 보좌하고 있는 장선재 과장이 전시상황실에 파견되어 그곳의 실무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기자인 장후재의 형이다. 나이 35세에 불과한 그가 벌써 일반직 공무원 4급 서기관이 되어 있는 것은 그가 일찍 행정고시에 합격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행정부에서 5급 사무관이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하자면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린다. 하지만 장선재는 청와대에 파견되어 안보수석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기에 일찍 승진한 경우이다.

형제인 장선재장후재의 부친이 그 유명한 경기도 출신의 4선 국회의원인 장재상이다. 그가 지난번 대선에서 당내의 대권후보 윤창윤을 적극 밀었다. 대학 선배이면서 정치적으로도 선배인 당대표 윤창윤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장재상에게 말했다; “다음 차례는 재상이 자네야. 내 뒤를 이어서 남북통일을 해야 해 “.

대학 때부터 함께 민족통일의 꿈을 키우던 선배 윤창윤이 정치적인 입장이 같은 신뢰하는 후배 장재상에게 한 말이다. 지금도 4선의원 장재상은 그때 그 말을 생각하면서 싱긋 웃고 있다. 그리고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윤 선배, 부디 통일에의 첫걸음을 잘 떼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은 제가 마무리를 할 것입니다… “.

장재상 의원이 속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자신의 두 아들이 다 총명하다는 것이다. 부친의 뒤를 이어 장남 장선재와 차남 장후재가 모두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장남은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공무원의 길을 걷고 있다. 차남은 기자가 되어 연통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한 가정사를 익히 알고 있는 동료의원들이 4선인 장재상 의원을 부러워한다. 때로는 한마디씩 하기도 한다; “인동 장씨 집안에 여전히 인재가 많이 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 “.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장재상 의원은 괜히 기분이 좋다.

장재상은 젊은 시절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한국의 정치계에 뛰어들어 30년 세월을 보내는 동안에 4선의원이 되어 있다. 자신의 선거구인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장재상의 인망이 가장 높고 그 영향력이 크다. 이제 60대 초반인 장재상은 그래서 여의도 의원회관으로 출근하는 일이 즐겁다.

20307월 중순 서울의 하늘은 그 옛날 시골의 하늘처럼 깨끗하고도 푸르다. 그동안 환경회복정책이 그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1970년대와 80년대의 경제개발과 산업화정책으로 서울의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것을 다시 환경 복구하느라고 산업개발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하지만 깨끗한 하늘을 되찾고 좋은 공기를 마시고 있으니 서울은 이제 살 만한 곳이다. 장재상 의원은 그러한 아름다운 강토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또한 민족적으로는 남북을 통일하여 한반도가 새로운 비약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옛날 부여와 고구려, 그리고 발해가 사라지면서 한반도에 갇혀 살아가고 있는 한민족에게 새로운 대조선의 시대는 언제나 열릴 것인가?”, 그것이 대학시절 장재상이 학과 선배인 윤창윤과 깊이 토론하던 주제였다. 그들은 이제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준비가 어느 정도나 되어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