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출애굽기 강해 제111강(출26:23-37)(작성자; 손진길 목사)

손진길 2023. 4. 26. 11:40

출애굽기 강해 제111(26:23-37)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915()

 

성막의 널판들을 하나의 구조물로 튼튼하게 묶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기술(26:23-30)

 

동양화를 보게 되면 여백의 아름다움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공간을 모두 그림으로 채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땅과 공기로 채울 수 없는 하늘이 있기에 그 공간을 바라보면서 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안식의 복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그와 같은 여백과 절제의 아름다움이 여기 성막의 설계도에서도 엿보이고 있습니다. 하늘의 성소와 지성소의 모습을 시내 산 정상에서 모세에게 보여주시면서 하나님께서는 다음 몇 가지를 기억하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첫째, 정확한 치수와 꼭 필요한 자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백성들에게 지시할 수 있도록 말씀으로 기억시키고 있습니다. 둘째, 그 밖에 튼튼한 구조물로 만들기 위하여 필요한 작업에 대해서는 그 완성된 하늘의 성막의 모습을 환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셋째, 그와 같은 입장에서 너는 산에서 보인 양식대로 성막을 세울지니라”(26:30)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말의 의미는 모세에게 이미 완성된 성막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므로 그것을 머리 속에 기억하여 미처 말로써 전하지 아니한 부분을 보완하라는 뜻입니다.

이제 모세는 꼭 필요한 사항만을 기록으로 남기고 또한 건축현장에서 일꾼들에게 지시해줄 것입니다. 하지만 모세의 머리 속에는 일일이 말로 설명을 하지 아니하고 있는 부분도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직접 만나고 대화를 나눈 모세가 보너스로 얻고 있는 것들입니다. 말로 다하지 아니하더라도 그 말씀의 이치를 헤아릴 수 있는 지혜와 같은 것입니다. 마치 동양화의 여백과 같은 그 부분이 사실은 성막을 튼튼하게 완성시킬 수 있는 노하우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관점에서 성막의 뼈대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성막의 남쪽과 북쪽 그리고 서쪽에는 단단한 아카시아 조각목을 나란히 세워서 벽을 만들고 있습니다. 모두 28개의 널판입니다(26:18, 20, 22-23). 각각 치수가 길이 10규빗, 너비 1.5규빗입니다(26:16). 서로 연결하기 위하여 돌출부위인 촉과 오목부위인 받침을 만들고 있습니다(26:17, 19). 일단 널판과 널판이 서로 접합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널판이 땅에 닿는 부분에는 역시 두 개씩의 촉을 만들고 마치 신발을 신기듯이 은 받침을 만들어서 일일이 그곳에 끼우고 있습니다(26:19, 21, 25).

둘째로, 그러나 그 정도의 접합으로는 무거운 3중 덮개의 무게를 지탱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널판들을 마치 하나의 구조물처럼 단단하게 동여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크로스바인 띠를 15개 만들고 있습니다(26:26-27). 남북과 서쪽 벽에 각각 5개씩 사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띠를 수평으로 마치 빗장처럼 두르기 위해서는 고리가 필요합니다(26:24, 29). 그런데 문제는 띠의 치수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리고 고리가 몇 개인지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또한 띠의 수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남쪽과 북쪽 면은 각각 20개의 널판으로 되어 있으므로 30규빗입니다. 그러나 서쪽 면은 8개의 널판으로 되어 있지만 2개는 양쪽 끝에 널판을 두 겹으로 겹치도록 되어 있습니다(26:23-24). 따라서 그 길이가 9규빗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왜 똑같이 5개의 띠가 필요한 것일까요?

이제부터 그 수수께끼를 추적해야만 합니다. 그 이유는 성소 및 지성소로 들어가는 문의 구조와 장치에 대하여 모세의 설명이 완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26:32, 37). 과연 모세는 역학적으로 튼튼한 성막을 짓도록 어떠한 구조적 결합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그가 시내 산에서 환상 가운데 정확하게 보았지만 그 부분을 기록으로는 생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왜 그렇게 조치하고 있는 것일까요? 구태여 그러한 구조화의 실마리를 찾아내자면 그가 설명하고 있는 설계도에 어떤 모습으로 반영이 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단지 그 실마리는 띠와 고리라고 언급이 되고 있을 뿐입니다(26:26, 28, 29).

먼저 구조역학적으로 생각을 해봅니다; 첫째, 10규빗의 높이에 폭이 1.5규빗인 널판들이 나란히 대충 접합이 되어서 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26:15-25). 그것을 단단하게 결합이 될 수 있도록 마치 나무조각으로 하나의 물통을 만드는 것처럼 수평으로 이중으로 테를 둘러야만 합니다. 둘째, 그 방법이 여기 성막을 짓는데 있어서 응용이 되고 있습니다. 물통의 테와 같은 것이 빗장에 해당하고 있는 띠입니다(26:26-28). 그 띠의 위치를 고정하고 있는 것이 고리들입니다(26:29). 높이가 10규빗 곧 4.5미터나 되므로 맨 위에 띠를 두르고 그 다음에는 중간쯤에 또 전체적으로 띠를 둘러야만 합니다(26:28). 셋째, 성소로 들어오는 문과 지성소로 들어오는 문이 역시 구조적으로 벽면과 연결이 되어야만 합니다. 성소로 들어오는 동쪽 문은 5개의 기둥으로 되어 있으며 지성소로 들어오는 문은 4개의 기둥으로 되어 있습니다(26:32, 37). 그것들을 윗부분에서 연결하는 빗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중간부분에도 띠를 둘러야만 합니다(26:28-29). 사람이 휘장을 헤치고 출입을 할 수 있도록 중간 띠의 높이는 문의 높이 곧 2미터 이상이 될 것입니다. 넷째, 휘장의 제작방법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기술이 되고 있습니다(26:31-33, 36-37).  

 

성소로 들어가기 위한 휘장 문 그리고 지성소로 들어가기 위한 휘장 문의 특징(26:31-37)

 

첫째로, 성막의 동쪽에는 문이 있습니다. 처음 문은 성소로 들어가기 위한 것입니다. 다음 문은 지성소로 들어가기 위한 것입니다. 두 군데 모두 미닫이 문이 아니라 천으로 만들어진 휘장입니다. 그런데 두 군데의 휘장은 차이가 있습니다. 성소를 가로막고 있는 휘장은 수수합니다. 그 소재가 청, , 홍 등 세 가지 실과 가늘게 꼰 베 실로 수를 놓아서 짠 것이기 때문입니다(26:36). 반면에 지성소를 가로막고 있는 휘장은 무척 화려합니다. 그 휘장에는 그룹들이 정교하게 수 놓아져 있기 때문입니다(26:31).

둘째로, 그 휘장을 문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명 휘장 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26:37). 그런데 9 규빗 곧 4.05미터나 되는 동쪽 면 전체를 문으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너무 넓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정도로 간격을 두고서 기둥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성소의 문에는 기둥 5개를, 지성소의 문에는 기둥 4개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둥을 많이 설치하고 있는 이유는 세 겹으로 되어 있는 덮개의 무게를 견디기 위한 것입니다.

셋째로, 모든 건축물에는 기둥과 대들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지붕을 지탱하기 위한 삼각형의 구조물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성막은 이동식이라서 그러한 완벽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그래서 단단한 아카시아 나무로 널판을 만들고 그것을 서로 접합시켜서 단단한 벽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남북과 서쪽 면 등 삼면은 그렇게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쪽 면에는 양 끝에 널판을 한 장씩 더 포개어서 기둥의 역할을 겸하고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동쪽의 문입니다. 휘장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얹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대들보 대신에 벽을 바깥에서 하나로 조이고 있는 크로스바를 이용합니다. 10규빗의 높이에 하나, 그리고 5규빗 높이인 중간위치에 또 하나를 띠처럼 두르고 있습니다. 기둥에 고리를 달고 그 안으로 띠를 넣어서 마치 빗장처럼 설치하게 되면 그것이 대들보나 문인방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모세는 휘장을 매다는 방법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지성소로 들어가는 휘장 문에 대한 묘사입니다; “금 갈고리를 네 기둥 위에 늘어뜨리되, 그 네 기둥을 조각목으로 만들고 금으로 싸서 네 은 받침 위에 둘지며 그 휘장을 갈고리 아래에 늘어뜨린 후에 증거궤를 그 휘장 안에 들여놓으라. 그 휘장이 너희를 위하여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하리라”(26:32-33). 다음은 성소로 들어가는 휘장 문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 휘장 문을 위하여 기둥 다섯을 조각목으로 만들어 금으로 싸고 그 갈고리도 금으로 만들지며 또 그 기둥을 위하여 받침 다섯 개를 놋으로 부어 만들지니라”(26:37).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성소와 지성소의 기둥은 세 가지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첫째, 휘장 문을 유지하는 기능입니다. 갈고리를 기둥에 만들어 그것으로 휘장을 매달고 있습니다(26:33, 37). 둘째, 성막의 사면 가운데 마지막 면인 동쪽에 기둥을 세우고 그것을 띠로서 함께 연결함으로써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이 되고 있습니다(26:28). 구조적으로 성막이 비로서 견고하면서도 튼튼한 건물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일꾼이 기둥이라면 그들은 휘장 문을 지키는 문지기들입니다. 그들은 속된 것이 성소로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를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 지성소에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보전하는 기능까지 수행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26:33).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일꾼들이 바로 교회의 기둥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보전하며 세속적인 것과 하나님의 것을 구별하는 삶의 모범을 보여주어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