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 제196강(창36:1-3)
작성자; 손진길 목사(갈릴리한인교회 담임)
작성일; 주후 2014년 2월 17일(월)
에서 곧 에돔의 족보가 제36장에서 기록이 되고 있는 이유(창36:1)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첫째로, 아버지 이삭이 180세로 이 땅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있습니다(창35:29a). 따라서 이제는 장남인 에서가 족장의 지위를 승계합니다(창35:29b). 그러므로 이삭의 이야기는 제35장에서 끝을 맺고 이제는 제36장에서부터 에서와 그의 자손들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둘째로, 쌍둥이 에서와 야곱은 그들의 나이가 97세가 되었을 때에 서로 얍복 시냇가에서 형제상봉을 합니다(창33:4). 무려 20년 동안이나 떨어져있다가 다시 만나게 되자 그들은 모두 자수성가를 하여 큰 재산과 자식을 거느리고 있는 어엿한 족장들이 되어 있음을 발견합니다(창33:9). 한 마디로, 이삭의 두 아들이 모두 자수성가를 하고 나름대로 족장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에서는 주로 세일 산에서 활동하고 있었지만(창32:3, 6, 33:16) 그래도 부친 이삭이 헤브론에 살고 있는 관계로 그의 본거지는 역시 헤브론입니다(창35:27). 야곱이 헤브론 아버지 집으로 들어오자 형제 사이에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재산이 많은 두 족장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사는 것이 그러한 것입니다. 더구나 목축지가 좁아서 그 지역에서는 도저히 함께 동거할 수가 없습니다(창36:7). 그래서 형 에서가 처가 곳인 세일 산으로 아주 이사를 하고 맙니다(창36:6, 8). 그러므로 세일 산에서 번성하게 되는 에서 곧 에돔 족속의 족보를 이어서 제36장에서 기술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셋째로, 에돔의 족보 이야기가 끝나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족장이 되고 자신의 운명과 세상을 이기는 이스라엘로 우뚝 서게 되는 야곱의 가문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가 있게 됩니다. 모세는 야곱이 이스라엘로 어떻게 살아가게 되며 그 신앙을 열두 아들들이 어떻게 계승하게 되는지를 빨리 기록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그는 제36장에서 에서 곧 에돔의 족보를 한꺼번에 모두 싣고 있습니다. 모세가 무척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그 이유는 아버지 이삭이 별세하기 12년 전의 야곱 집안의 이야기가 버젓이 제37장에 실려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순서로 말하자면 제36장과 제37장은 서로 선후가 바뀌어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삭이 별세하기 12년 전 곧 야곱이 108세가 되었을 때에 이스라엘의 집안에서 발생했던 이야기를 시간적으로는 에서의 족보이야기 서술 이전에 싣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그렇게 서술하고 있지를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이스라엘 집안의 이야기를 다시 소급해서 처음부터 설명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열두 지파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그가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참고로, 그 때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17세가 된 철부지 요셉입니다. 그리고 먼 훗날 형제들 사이에 그리고 그들의 자손들 사이에 갈등과 쟁투를 가지고 오는 사건의 발단의 핵심은 누가 과연 이스라엘에 이어서 대 족장이 되며 열두 지파의 왕이 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것이 철부지 요셉의 두 가지 꿈 이야기로 먼저 제37장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에서는 헷 족속에게서 두 아내를 얻고(창26:34) 또 백부 이스마엘의 딸을 아내로 삼고(창28:9) 나아가서 히위 족속의 한 갈래인 세일 산 호리 족속의 족장 아나의 딸 오홀리바마까지 아내로 취하고 있는데(창36:2) 그가 그렇게 여러 아내를 얻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에서 곧 에돔의 족보는 에서의 아내 이야기로부터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창36:2-5). 그것은 족보의 또 하나의 원천인 모태를 따지는 가장 정확한 서술방식입니다. 에서는 아내를 세 번 얻은 것으로 모세가 창세기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에서는 나이 40이 되자 한꺼번에 두 아내를 얻습니다(창26:34a). 부모님과 함께 가나안 남부 브엘세바에 살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에서는 당시 가나안 땅의 지배족속인 헷 족속의 딸, 곧 브에리의 딸 유딧과 엘론의 딸 바스맛 두 사람을 아내로 취합니다(창26:34b). 그는 아버지가 40세에 아내 리브가를 얻은 것처럼 그 전철을 밟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창25:20). 아버지 이삭과 장남인 에서는 서로 마음이 잘 맞았습니다(창25:28). 이삭은 씩씩하고 늠름한 에서가 떠돌이 호족의 장자로서는 적격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에서는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을 하고자 동일한 나이가 되었을 때에 자신도 성가를 한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그렇지만 에서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습니다; “그의 부모님의 집안이 평범한 집안이 아니고 하나님의 선지자의 가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입니다”(창17:19, 26:3-5, 28). 에서는 그 점을 아주 경시하고 살았기에(창25:34) 그가 제멋대로 부모님의 며느리로 데리고 온 가나안 헷 족속의 딸들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를 못했습니다(창26:35). 믿음이 없는 이방여인들이 하나님 신앙을 독실하게 파수하고 있는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흡족할 리가 없는 것입니다.
둘째로, 그래서 에서는 77세에 세 번째 아내를 얻습니다. 그녀는 하나님 신앙을 그래도 조금은 지니고 있는 이스마엘의 딸 마할랏입니다(창28:9). 에서는 부모님께서 동생 야곱에게 부디 외삼촌 라반에게 가서 믿음이 있는 아내를 선택하여 집으로 데리고 오라고 떠나 보내는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창28:1-2). 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즉시 깨달았습니다. 야곱이 믿음의 아내를 데리고 집에 돌아오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백부 이스마엘의 집안으로 찾아가서 따님 가운데 마할랏을 아내로 얻어서 온 것입니다. 이스마엘은 자신처럼 사내답고 용감한 들 사람 에서이기에 믿음직하다고 생각하여 딸을 그의 세 번째 아내로 준 것으로 보입니다(창16:12, 21:20, 25:27).
셋째로, 에서는 그 후에 사해 남쪽 세일 산에 출입을 하면서 그 지역의 지배자인 호리 족속의 딸 오홀리바마를 또 아내로 맞이합니다(창36:2). 에서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지배족속의 집안에서 아내를 얻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적으로는 아주 뛰어난 처세술입니다. 혼맥을 활용하여 출세를 해보고자 하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 점에 있어서 야곱의 경우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야곱은 사랑이 우선입니다(창29:18). 그러나 에서는 세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처가의 세력이 우선인 것입니다.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이 사라지고 그 대신에 호리 족장 아나의 딸 오홀리바마가 에서의 아내로 추가가 되고 있는 이유(창36:2, 26:34), 그리고 에서의 먼저 얻은 아내 이스마엘의 딸 바스맛의 서열이 뒤에 얻은 아내 오홀리바마에게 밀리고 있는 이유(창36:3, 28:9)
에서가 이스마엘의 딸 마할랏을 세 번째의 아내로 취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복수(複數, plural)의 본처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에 에서가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 본처들 외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라”(창28:9). 헷 족속 유딧과 바스맛이 에서의 아내들입니다(창26:34). 여기서 유딧은 브에리의 딸이며 바스맛은 엘론의 딸입니다. 그런데 제36장에 수록이 되고 있는 에서의 족보를 보면 어느 사이엔가 브에리의 딸인 유딧의 이름이 사라지고 없습니다(창36:2a). 그 대신에 마지막으로 얻은 부인 호리 족장 아나의 딸인 오홀리바마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창36:2b). 도대체 에서의 집안에서 무슨 일이 발생을 한 것일까요? 자세한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이 그 사이에 사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헷 족속으로서는 유일하게 엘론의 딸이 제1아내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은 애초 ‘엘론의 딸 바스맛’으로 기록이 되었으나(창26:34) 여기서는 ‘엘론의 딸 아다’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창36:2). 그렇게 다른 이름으로 등재가 된 이유는 고대사회에서는 몇 개의 이름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모세의 장인의 이름도 ‘르우엘’이지만(출2:18) 동시에 ‘이드로’라고 불리고 있습니다(출4:18).
그런데 세일 산 호리 족장 아나의 딸인 오홀리바마의 서열이 이스마엘의 딸인 바스맛을 앞서고 있습니다(창36:2-3). 분명히 바스맛이 먼저 에서의 아내가 된 여자인데 어떻게 해서 후에 결혼한 것으로 보이는 오홀리바마가 서열이 앞서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지금 모세가 에서의 족보를 세일 산에서 번성한 에돔 족속의 입장에서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창36:1). 에돔 족속은 훗날 세일 산과 그 주변의 들판을 지배하고 있는 호리 족속의 땅을 점령하고서 그들과 하나의 민족을 이루게 됩니다. 제36장에서는 그 조상이 되고 있는 에서가 장인 아나의 온천을 보호하고 오아시스의 이권을 지키고자 아예 세일 산으로 이사를 하고 있습니다(창36:6, 8, 24). 그는 이주 전에도 호위군사 400명을 거느리고서 장인의 재산을 보호하고 있었던 것입니다(창32:3, 6).
다시 말씀을 드리지만, 에서는 장인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그 온천과 주변의 오아시스’가 탐이 나서 장차 그것을 차지하고자 아예 세일 산으로 이사까지 한 사람입니다(창36:6-8). 그러므로 처가동네에서 입신을 하기 위해서는 세 아내 가운데 호리 족장의 딸인 오홀리바마에게 가장 잘 보여야만 합니다. 그 결과 그녀의 서열을 이스마엘의 딸인 바스맛보다 앞세우는 것은 에서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요컨대, 모세는 에서의 처세술이 어떠하다는 점까지 그의 기록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성경말씀이 그러하지만 모세의 오경 역시 철두철미하게 의미 중심으로 서술이 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창세기 강해(작성자; 손진길 목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세기 강해 제198강(창36:10-19)(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1.12.29 |
---|---|
창세기 강해 제197강(창36:4-9)(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1.12.28 |
창세기 강해 제195강(창35:28-29, 36:6-7)(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1.12.27 |
창세기 강해 제194강(창35:23-27)(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1.12.27 |
창세기 강해 제193강(창35:21-22)(작성자; 손진길 목사) (0) | 2021.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