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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흠 목사의 설교에 대한 정인교 교수의 설교비평

손진길 2023. 9. 15. 09:47

옥한흠 목사의 설교에 대한 정인교 교수의 설교비평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옥한흠 목사만큼만"  - '설교의 모범 답안' 옥한흠 목사의 설교

 

[미션라이프] 미래의 설교자를 교육시키는 설교학 교수의 입장에서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경쟁력 있는 설교자로서의 토대를 마련해 주는가 하는 점이다. 이런 고민 끝에 나름대로 도달한 방법이 모범적인 설교자들을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그들의 설교를 분석하므로 그들의 장점을 학생들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필자는 4-5명의 설교자를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가운데 하나가 한흠 목사이다.

 

사실 목사의 설교는 마디로 규정짓기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 그의 설교는 크게 두드러진 특징을 찾기 힘들다. 놀랄만한 어떤 굉장한 무엇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꼬집을 만한 단점이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개성을 이야기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설교의 어느 요소하나 부족한 점을 찾기도 힘든 목사의 설교이다. 그의 설교는 튀지 않으면서도 모자람이 없는 모범생같은 분위기이다. 미스터 코리아의 근육질은 아니지만 신체 어느 부위 군데도 모자랄 것이 없는 균형 잡힌 스탠다드형 몸매 같은 느낌 말이다.

 

이것에 주목하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옥한흠 목사는 여러 가지로 한국 교회사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목회 세습이 사회적인 문제로 회자되는 시점에서 과감히 정년을 단축하면서까지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과단성이 그렇다. 선교단체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제자훈련을 교회론의 틀에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하여 교회에 적용하고 성공적으로 정착, 폭발적으로 활성화시킨것도 그의 공헌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옥목사를 모범적인 목회자로 세우는데 있어 일등 공신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설교이다. 그의 설교가 사랑의교회를 부흥시킨 핵심 요인임을 부인할 자가 어디 있으랴? 설교로 회중을 사로잡고 그것이 제자훈련으로 이어지면서 교회성장이라는 옥동자를 낳은 것이다.

 

그렇다면 옥한흠 목사의 설교가 갖는 강점은 무엇이며 우리는 그의 설교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우선 주목할 것은 설교를 대하는 옥목사의 진지성이다. 목사는 자신이 설교를 준비하는 작업을 십자가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말하는 십자가란 벗어버리고 싶은 부담을 의미한다. 그가 설교를 이토록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전하는 설교 말씀이 과연 하나님의 바른 말씀인가' 대한 근본 질문에서 오는 고통이다. 옥목사는 바로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설교자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고민과 고통이 그의 설교를 균형 잡힌 모범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었다. 그의 설교에 묻어나는 설교자의 고민 그리고 말씀과의 치열한 전투 흔적이라는 진지성은 옥목사 설교를 설교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이다.

 

하나 목사에게 주목할 것은 그의 신학과 열린 사고이다. 서중석 교수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목사는 종교개혁적 전통을 계승하고있는 정통주의 경건주의의 교리적 입장에 있는 인물이다. 이러한 복음주의적인 신학외에 그의 설교를 빛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는 그의 열린 사고이다. 그는 복음주의적 신학, 하나님 중심적 신앙이라는 테두리 안에 분명히 머물면서도 고정적이고 기계적인 사고와 해석을 거부한다. 예를 들어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노동철학이라는 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있는 대로 술공장이 아닌 직장에서 일을 하면 좋기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굳이 그곳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술을 만다는 공장에도 잃어버린 영혼이 너무나 많습니다. 술공장에도 크리스천이 들어가야 합니다. 맥주를 시음하는 곳에도 크리스천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크리스천이 소금 노릇을 있습니다.”

 

목사는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강력한 테두리를 설정해 놓고 그리스도의 제자가 들어가지 못할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는 열린 사고 대문을 활짝 열어놓음으로 복음 안에 담긴 진정한 자유를 회중에게 소개한다. 바로 이러한 건전한 신학과 열린 해석은 목사의 설교를 규정짓는 매우 중요한 틀이다.

 

목사의 설교가 가진 다른 강점은 철저히 성경 중심적이라는 사실이다. 목사가 성경 본문을 다루는 방식은 해돈 로빈슨이 주창한 강해설교의 본문 연구 방식인 문법적, 역사적 그리고 신학적 해석과 궤를 같이한다. 목사는 본문의 단어를 문맥에 맞춰 연구하고 핵심적인 개념을 집중적으로 주석함으로 본문에 대한 불확실성을 철저히 제거한다. 본문의 역사적인 배경을 밝힘으로 청중으로 본문 당시의 역사적인 지평을 수용할 정도로 넓은 시야를 가지도록 준다. 때로는 너무 전문적이고 신학적인 내용을 소개함으로 회중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고 권성수 박사가 지적하는 것처럼 때로 단어 풀이에 있어 부당축의’(illegitimate totality transfer) 뿌리를 착각하는 오류’(root fallacy) 범하기도 하지만 목사는 개혁주의적인 성경 해석의 원리에 따라 성경을 가장 건전하게 강해하는 설교자 사람이다.

 

목사의 설교 구성 방식에서 주목할 만한 점으로는 핵심 개념과 주제에 대한 집중을 있다. 그는 본문 속에서 핵심적인 개념을 포착하면 개념을 하나의 축으로 삼아 다양한 소재를 동원하여 회중으로 주제를 철저히 소화하도록 한다. 특히 어떤 개념을 설명할 목사는 비근한 예를 들어 그림으로 그려주는 방식을 도입한 그것의 신앙적 신학적인 의미를 핵심적으로 풀어 설명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설교를 들으면서 그림이 그려지는 소위 묘사의 기법을 목사는 즐겨 사용한다.

 

목사에게서 배울 있는 설교의 또다른 장점은 회중들을 형이상학의 세계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설교는 매우 사실적이다. 말하자면 설교를 듣고 나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손에 쥐어 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틀에서 보면 목사가 경건주의의 전통에 따라 신앙의 실천과 경험을 강조함을 의미한다. ‘하나님 ’, ‘거룩한 소수의 무리 목사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은 그가 회중에게 거는 제자로서의 삶에 대한 기대인 동시에 실천적 책임의 부과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목사에게서 보여지는 설교자로서의 특징은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설교자로서의 기품이다. 기품이란 본질적으로 그의 신앙적 인격과 투명한 삶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에게서 배어나오는 진지함과 장중함은 범접할 없는 하나님의 사신으로 그를 각인시킨다. 이것은 최근 강단을 희극화시키고 가볍게 만드는 일부 코미디형 설교자와는 대별되는 모습이다. 그는 강단에서 결코 자신을 과장하지 않을 뿐더러 회중의 귀를 즐겁게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회중을 몰아붙이고 성도의 치부를 드러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접근은 일부 과도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말씀 전달자로서의 설교자에 대한 자각과 온전한 삶과 균형 잡힌 인격을 모토로 하는 것이다.

 

굳이 지적하자면

 

필자는 목사의 설교에서 그리고 그의 목회사역에서 설교자와 목회자의 모범을 보았다. 하지만 균형 잡힌 성경해석, 시대와 인간을 읽어내는 통찰력, 성경본문과 회중의 상황을 연결하는 적용의 적절성 두드러진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설교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지나친 가부장적 권위에서 오는 엄격함이다.

 

이런 가부장적 분위기는 자연 설교의 건조함으로 연결되기 쉽다. 실제 목사의 설교에서는 위트나 유머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적 날카로움과 예리함에 비해 감성적 터치가 부족한 역시 목사의 설교가 갖는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젊은 설교자들이 목사를 모방하여(imitatio) 설교의 기초를 바로 세우고 자신만의 창조적인(creatio) 설교로 발전시킬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모든 설교자들이 바라는 이상이 아니겠는가? 거기에다 성령의 강력한 개입에 대한 개방성이 살아 있다면 설교야말로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능력 있는 말씀이 되지 않겠는가?

 

정인교 서울신대 설교학 교수(한국설교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