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논쟁했던 바리새인 학파, 힐렐보단 ‘샴마이’(류관석 교수의 글)
[이스라엘과 성경 16-4] 바리새인과 사두개인(4)
로마시대, 율법 적용 간단치 않아
해석 중요해져, 두 학파가 체계화
예루살렘 멸망 전후 주도권 변화
샴마이, 힐렐.
[3] 이혼 문제
신명기 24장 1절은 “수치되는 일(Something Indecent)”이 아내에게서 발견되면 모세가 명한 이혼증서를 써주고 내보낼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무엇이 이혼의 기준이 되는 ‘수치되는 일’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데, 샴마이는 오직 아내가 ‘부정한 짓(즉 간음)’을 한 경우에만 이혼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힐렐은 ‘음식을 태우는 것’ 같은 작은 실수만으로도 이혼할 수 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이혼에 대하여 샴마이와 비슷한 가르침을 주셨는데(마 5:32), 오늘날 힐렐 해석을 따르는 유대인 사회에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이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③ 정리
예수님의 가르침은 이혼 문제(마 5:32) 등을 제외하면 대체로 힐렐 학파와 유사성을 보입니다. 마태복음 7장 12절에 나오는 황금률(Golden Rule)도 힐렐의 가르침(Silver Rule)과 유사성이 있습니다. 또 이방인에 대한 열린 자세, 율법의 문자보다는 정신을 강조하는 점, 교만에 대한 경고와 겸손에 대한 칭찬, 가난한 자들에 대한 배려 등은 샴마이보단 힐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예수님이 세리나 죄인들과의 식사, 엄격한 안식일 준수 등에 대하여 바리새인들과 논쟁할 때, 그 상대 바리새인들은 샴마이 학파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공생애 마지막 무렵 바리새인들을 일곱 번 저주하셨을 때(마 23장), 당시 산헤드린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것은 샴마이 학파였습니다. 따라서 저주 내용은 특별히 샴마이 학파를 향한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