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서 제 6장 주석(요약자; 인내로 결실하는 자)
=====6:1
여리고 - 구약 성경에 나오는 '여리고'(Jercho)는 오늘날 텔 에스 술탄(Tell es
Sultan)이란 곳으로 판명되었는데, 그 위치는 사해(死海)에서 북쪽으로 12km, 요단에
서 서쪽으로 9km, 또 예루사렘에서 동북 방면으로 약 30km지점이다. 그리고 고고학적
발굴 결과, 당시 여리고 성의 넓이는 대략 8에이커(1 에이커 = 약 4 평방킬로미터) 정
도로 추정되는데, 이느 므깃도의 14에이커(acre), 라기스의 18에이커, 특히 하솔의
200에이커에 비하면 작은 도시 국가이지만, 여호수아 시대에는 가나안의 평균 도시 크
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그 성읍 규모에 비하여 여리고 성의 비중은 매우 컸다. 즉 여
리고 지역은 좋은 샘들을 가진 '오아시스'(oasis) 지대인 만큼 일찍부터 개발된 고대
도성으로서 성경은 일명 '종려의 성읍'(The city of palm trees)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신 34:3). 그리고 요단 대평원 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여리고 성은 그 전략적 위치상
매우 중요한 가나안의 방어 거점으로서 군사 요충지일 뿐 아니라 가나안 중부로 통하
는 교통의 요로(要路)였다. 따라서 여호수아 군대가 가나안 도시 국가들의 남북 연합
작전을 미연에 차단하고 가나안 정복의 주요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리
고 성을 장악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여리고 성은 직접적인 군사 작전으로서는 거의
공격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 천연 요새였다. 즉 가파른 경사지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여리고 성은 적들의 침입에 대비하여 성 밖으로 3-4m 높이의 석조 장애물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그것을 본성의 중앙 벽과 약 35도 각도로 경사지에 만들었다고 한다
(Kathleen Kenyon, Digging up Jericho, New York : Frederick A. Praeger, 1957). 따
라서 그 가파르고 미끄러운 경사지와 여러 방해물 때문에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접근
하는 행위는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유일한 방법으로써는 장기간의 포위 작
전을 구사할 수 밖에 없었으나, 그렇게 하자면 오랜 기간이 지체되어 나머지 가나안
족속들이 연합, 반격할 기회만을 줄 뿐 이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여리고 성은
성문을 굳게 닫고 마냥 버티는 작전을 구사했던 것이다(Leon Wood, A Survey of
Israel's History). 그러나 여호수아 군대에게는 하늘 만군의 군대 장관 여호와가 함
께 하고 계셨다.
여리고는 굳게 닫혔고 - '닫다'의 히브리어 '사가르'(* )는 '문을 닫다', '빗
장을 질러 잠그다'를 뜻하는 말로서, 원문에서는 이 말이 반복 사용됨으로써 그 의미
를 강조해 주고 있는데, 영역본인 KJV, NIV, Living Bible과 그리고 공동 번역은 모두
'굳게 닫다'로 번역하였다. 성문을 굳게 잠그는 것은 전시(戰時)에 특별한 경계를 펴
는 것을 뜻하는 표현으로(Calvin), 이는 여리고 사람들이 전투 태세에 들어갔음을 알
게 해준다. 그러나 이미 하나님께서 친히 여리고 성을 멸망시키려고 계획하셨기 때문
에(5:13-15; 6:2-5), 그들이 성문을 닫는 일 뿐 아니라 그외 어떠한 조치를 취한다 할
지라도 이미 작전에 들어간 하나님(군대 장관)의 계획을 취소시킬 수는 없었다. 실로
흐르는 요단 강을 멈추게 하신 하나님에게 있어 닫힌 성문을 열게 하는 것 쯤은 더욱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Calvin).
출입하는 자 없더라 - 앞에 기록된 '굳게 닫혔고'라는 말을 보강하는 말로서, 여기
서 '출입'은 성 밖으로 '나가는'(go out) 행위와 성 안으로 '들어오는'(come in) 행위
를 합하여 표현한 말이다. 성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성문을 굳게 닫아
놓았으므로 아무도 드나들 수 없었던 것이다(Keil). 이와같이 여리고 사람들이 성문을
굳게 닫고 출입하지 않은 것은 출애굽 사건과 요단 동편의 아모리 족속 두 왕의 전멸
사건(2:10), 그리고 요단 강 도하 사건 등으로 인해 정신을 잃고 간담이 녹았기 때문
이다(5:1).
=====6:2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 2-5절의 말씀은 5:14, 15의 말씀과 연결되는
말씀이다. 따라서 1절은 단순히 괄호와 같은 삽입 구절임을 알 수 있다(Keil, Velde,
Vonk, Clarke, Goslinga). 따라서 여기서 '여호와'는 '여호와의 군대 장관'(5:14)이라
고 볼 수 있다(Keil, Clarke, Lias).
보라 - 히브리어 '레에'(* )는 주위를 환기시키는 간투사(間投司)로서, 바로
뒤에 상술되어 있듯이, 여리고 성은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 무너질 운명임을 강조해주
고 있다.
왕과 용사들 - 여리고의 왕(2:2)과 용사들이 언급되었다고 하는 사실은 성(城)이
무너진 후에 군사적인 저항이 있었음을 암시해 준다. 24:11에서 여리고 사람들이 이스
라엘과 싸웠다는 기록은 이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Woudstra).
네 손에 붙였으니 - 여기서 '손에 붙이다'란 용어는 군사적 의미로는 '권력이나 통
치권을 넘겨주다', '어떤 사람에게 승리를 허락하다'를 뜻하는 말이다(Westmann). 일
찍이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가나안의 왕들을 이스라엘 사람의 손에
'붙이실' 것이라고 말하였는데(신 7:24), 본절은 하나님께서 이미 '붙이셨다'고 말하
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승리가 이미 확정되었음을 선언하는
행위로서, 하나님의 주권을 나타낸 표현이다(Woudstra, Maxwell). 곧 그 성취가 아직
도 미래적인 일이긴 하지만, 그 일이 하나님의 작정 가운데 있으므로 이미 성취된 것
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Keil). 이같이 표현은 가나안 정복과 관련하여 10:8, 12,
19, 30, 32; 11:6, 8; 21:44; 24:11; 삿 1:2, 4; 3:10, 28; 4:7, 14; 7:7, 9, 14, 15;
8:3, 7 등 여러 곳에서 사용되었다.
=====6:3
성을 둘러 성 주위를...돌되 - 여기서 '두르다'(* ,사바브)와 '돌다' (* ,
니카프)는 종종 함께 사용되가어 '에워싸다','둘러싸다'를 뜻한다.(시 22:16). 따라서
이말은 경쾌한 음악에 맞추어 행진을 했다기 보다는 성을 빙 둘러싸고 그냥 천천히 도
는 행위를 묘사한 것이다(Fisher).
=====6:4
제사장 일곱...일곱 양각 나팔...제 칠일...일곱번 - '일곱'(* , 쉬브아)이
라는 숫자가 4절에만 네 번, 6장 전체에 걸쳐 열 네번이나 언급되었다. 성경이 함축하
고 있는 숫자의 상징적 의미상 '일곱'(7)이란 숫자는 하나님께 속한 신성한 숫자로서
보통 '완성', '완전', '극치', '성별'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신적
섭리나 사역과 관련하여 이 단어는 성경에서 수없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창 21:28,
30; 출 20:10, 11; 23:15; 25:37; 29:30; 왕하 5:10; 시 119:164; 계 1:20; 10:3). 따
라서 우리는 여기 이 숫자를 통해 가나안 정복은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시는 성전(聖
戰)이며, 또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로 하여금 가나안을 정복케 하되 완전히 정복케 하
도록 하심을 알 수 있다(Campbell). 한편 여기서 '양각 나팔'은 '나팔'을 뜻하는 '요
벨'(* )과 '뿔'을 뜻하는 '쇼파르'(* )의 합성어인데, 특히 '요벨'은
보통 전쟁 때 사용하는 은 나팔(민 10:1 이하)과는 달리 '수양의 뿔로 만든 나팔
'(trumpet made from a ram's horn, Living Bible)을 가리킨다. 이 양각 나팔은 회중
을 불러 모으거나, 어떤 사람의 출현을 알리기 위한 경우(본절과 출 19:13)와 희년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경우(레 25:9, 10)에 주로 사용되었다(Goslinga,
Alexander). 한편 혹자는 여리고 전투에서 이처럼 '양'의 뿔로 만든 나팔을 사용했다
는 사실에서, 이것은 '이방 세력에 대한 그리스도의 복음의 승리'를 예표하는 행위로
보기도 한다.
언약궤 - 3:3 주석 참조.
=====6:5
길게 울려 불어서 - 이 말은 원어상 '존재한다'는 뜻의 '하야'(* )와 '뻗치다
', '길게 늘어뜨리다', '연장하다'는 뜻의 '마솨크'(* )로 이루어진 단어로, 문
자적으로는 '오랫동안 늘어뜨리다'라는 말이다. 이처럼 침묵 속에서 길게 울려 퍼지는
나팔 소리는 여리고 사람에게는 공포심과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며, 또한 이스
라엘 백성에게는 커다란 확신과 격려의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큰 소리로 외쳐 부를 것이라 - '큰 소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테루아'(*
)는 함성을 뜻하는 말로서 본절을 포함하여 삼상 4:5; 삼하 6:15 등에서 언약궤와
관련하여 사용되었다(Woudstra). 또한 '외쳐 부르다'의 히브리어 '루아'(* )는 '
귀먹게 할 정도로 소리지르다', '개가를 올리다' 등을 뜻하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러한 큰 소리는 이미 마음이 녹았고 정신을 잃고 있던 가나안 사람들로 부터 그 남
아있는 마지막 전의(戰意)마저 송두리째 빼앗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에
게 있어 그 소리는 승리를 예고하는 큰 함성이 되었을 것이다.
<여리고 성벽의 흔적>
성벽이 무너져 내리리니- - 직역하면 '성벽이 편편하게
깔려질 것이다'란 의미로,
곧 여리고 성의 성벽이 그
밑바닥 기초까지 철저히
무너져 내릴 것이란 뜻이다.
한편 가나안의 중요 거점인
여리고 성의 멸망은 마지막
날에 하나님에 의해서
이루어질 이세상 심판의
모형이다. 즉 아무리 오랫
동안 세상 권세가 그 철옹
성을 자랑하며 하나님의 나라에 대항한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그 나라가 일순간에
멸망된다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적들에게 분명히 입증해 주셨던
것이다(Keil & Delitzsch, Vol.
II. p. 71).
각기 앞으로 올라갈지니라 - 즉 좌우를 두리번 거리거나 머뭇 거릴 필요 없이 힘차
게 곧장 성 안으로 공격해 들어가라는 뜻이다(20절 ; Keil)
=====6:6
이스라엘의 군대 장관(지휘자)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군대 장관 여호와의 작전 명령
을 받들어 그대로 전달했다. 여호와를 전폭 신뢰하는 여호수아의 신앙이 돋보일 뿐 아
니라, 이는 가나안 정복 전쟁의 실질적인 총지휘자는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사실
을 보여 준다. 4절 주석 참조.
=====6:7
무장한 자들이...궤 앞에 행할지니라 - 이 말은 3-5절에는 빠져 있는 내용으로 행
군의 순서를 보다 자세히 상술한 말이다(Keil). 그리고 여기서 '무장한 자'에 해당하
는 히브리어 '헤할루츠'(* )는 '전쟁에 대비하다', '싸울 준비를 갖추다'란
뜻을 가진 '할라츠'(* )에서 파생하였는데, 혹자들(Kimchi, Rashi)은 이들을 요
단 강 동편을 차지한 르우벤, 갓, 그리고 므낫세 반 지파에서 선발된 군인으로 보고
있다(1:12-15; 4:12, 13; 민 32장). 이런 맥락에서 영역본 NEB는 'men drafted from
the two and a half tribes'라고 번역하였다(Maxwell).
=====6:8
양각 나팔 - 4절 주석 참조.
여호와 앞에서 - 4, 6, 7, 13절의 '여호와의 궤 앞에서'와는 달리 '궤'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그러나 '궤(櫃, the ark)는 하나님의 임재를 뜻하기 때문에 이 말은 '
여호와의 궤 앞에서'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다(4:13;민 10:35, 36;삼하 6:14;
Wodstra).
여호와의 언약궤 - 3:3 주석 참조.
=====6:9
후군은 궤 뒤에 행하고 - 여기서 '후군'(* , 마아세프)은 본절과 1절의 '무
장한 자들'(* , 헤할루츠)과 대조되는 말로, 곧 무장한 자들인 르우벤, 갓,
그리고 므낫세 반 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지파에서 선발된 군인들을 가리킨다(Kimchi,
Rashi, Keil). 한편 공동 번역은 '무장한 자들'을 '정예 부대'로, '후군'을 '후위 부
대'로 번역함으로써 그 의미를 살리고 있다.
나팔을 불며 행하더라 - 여기서 '불다'에 해당하는 '타카'(* )는 원래 '때리
다', '손으로 치다', '못을 박다'란 뜻이지만, '나팔'이란 말과 함께 사용될 때는(8,
13, 16, 20절) 항상 '불다'(blow)란 뜻으로 사용된다. 여기서는 '계속', '진행'을 뜻
하는 '할라크'(* )와 같이 사용되어 '나팔을 계속하여 불다'(blow continually,
RSV)를 뜻한다(Keil).
=====6:10
너희 음성을 들레지 말려 - '들레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솨마(* )는 '듣다'
를 뜻하는 말로서, 곧 이 문구는 '너희 음성을 들리지 않도록 하며'를 뜻한다(KJV,
RSV, NTV). 이와같이 성 주위를 돌 동안 완전히 침묵을 지키도록 한 것은 (출 14:14;
슥 2:13) 거룩한 나팔 소리를 보다 주의깊게 듣고 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Matthew Henry).
외치라 하는 날 - 이 날은 제 7일째 되는 날이다. 이 날에 제사장들이 나팔을 길게
울려 불면, 그 소리에 맞춰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크게 소리를 지르도록 되어 있었다
(4, 5절).
=====6:11
진에 돌아와서...자니라 - 진(陣)의 위치가 어디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길갈' 근처
임에는 틀림없다(4:19; 5:10; Maxwell). 그리고 여기 '자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룬
'(* )은 대개 어떤 장소에서 밤을 보내려고 숙박하는 사람에 대해 사용되는 말
로, '숙박하다'(lodge, KJV), '밤을 지내다'(spend the night, NTV)를 뜻한다(창
19:2; 28: 11; Kaiser).
=====6:12,13,14
제사장들이...진에 돌아오니라 - 본문은 8-11절에 나타난 행동 요령을 백성들이 여
호수아의 명령을 좇아 그대로 엿새동안 계속 반복한 사실을 서술하고 있다.
=====6:15
여전한 방식으로 - 직역하면 '이와같은 방법으로'인데,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
나님의 지시대로 끝까지 순종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실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명
령이 떨어지기 전에는 그 어떠한 행동도 제멋대로 하지 않는 '정돈된 열성'(regulated
zeal)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원하고 계셨던 것이다(Calvin).
일곱번 돌기는 그날 뿐이었더라 - '제 칠일에는 성을 일곱 번 돌며'(4절)라는 명령
의 실천을 보여주는 문구이다. 한편 여기서 '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크'(* )
는 부사로서 '오로지', '확실히'를 뜻하는 말인데, 이에 따라 직역하면 '오직 그날에
만 일곱 번 돌았다'(KJV, RSV, NTV, 공동번역)라는 의미이다.
=====6:16
일곱번째에...외치라 - 성을 일곱 번 돈 후 제사장들이 나팔을 길게 울려 불 때 이
스라엘 모든 백성들이 일제히 큰 소리로 외치면 성은 무너질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
여리고 성 함락 사건에서는 특히 '일곱'(7)이란 숫자가 많이 등장한다. 즉 일곱 제사
장, 일곱 양각 나팔, 제 칠 일, 일곱 번 등이 그것이다(4절). 그런데 성경상에 나타난
숫자의 상징성을 고려 할 때 '일곱'(7)은 흔히 '하나님의 거룩한 사역'을 의미한다.
따라서 여리고 성 함락 사건은 하나님의 계획과 작전하에 진행된 하나님의 성전(聖戰)
임을 알 수 있다.
너희에게...주셨느니랴 - 미래에 확실히 일어날 사건을 이미 이루어진 과거처럼 표
현한 소위 '예언적 완료형'(prophetic perfects)으로서, "네 손에 붙였으니"(2절)란
표현과 같다.
=====6:17
모든 물건은 여호와께 바치되 - 여기서 '바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하람'
(* )의 기본적인 의미는 '사람이 어떤 물건을 사용하거나 오용하지 못하도록 따
로 구분시켜 오로지 하나님께 넘겨주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 넘겨준다는 것은
(1)하나님을 섬기는 데 바치는 '봉헌'의 의미와 (2)철저히 파멸시키고 저주하는 '진멸
'의 의미 등 2가지 의미를 동시에 내포한다. 한편 어떤 대상을 전적으로 구분시켜 오
직 하나님께 바친다는 이 '헤렘'의 개념은 레 27:28, 29에서 처음 나타나는데, 그후
이러한 개념은 본절과 민 18:14; 겔 44:29 등에도 나타나며, 철저한 파멸의 뜻으로는
여호수아의 군대가 진멸한 거의 모든 성읍들에 대해 사용되었다(6:21, 여리고;8:26,
아이;10:28, 막게다;11:11, 하솔). 레 27:28; 신 2:34 주석 참조.
기생 라합과...동거하는 자는 살리라 - 이는 두 정탐꾼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
한 서약(2:14)의 실천에 따른 것으로, 가나안 거민 가운데 오직 기생 라합과 그녀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 식구들만이 죽음을 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6:18
바칠 물건을 스스로 삼가라 - 직역하면 '바쳐진 물건(* , 헤렘)으로부터 너희
자신을 보호하라'로서(NTV, RSV), 바로 뒤에 부언되어 있듯이 '바쳐질 것을 취함으로
써 화(禍)를 당하지 않도록 하라'는 뜻이다.
이스라엘 진으로 바침이 되어 - 직역하면 '이스라엘 진영으로 하여금 파멸을 당하
게 하여'이다(RSV, NTV). 그러므로 개역 성경은 여기서 '헤렘'을 '바치다'는 뜻으로
해석했으나, KJV처럼 '저주'(Curse), 또는 RSV와 NTV 및 공동 번역처럼 '파멸
'(destruction)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17절>.
화를 당케 할까 두려워 하노라 - 여기서 '화를 당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카
르'(* )는 '문제를 일으키다', '슬픔의 원인이 되다', '격노케 만들다'를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문구는 얼마후 아간(Achan)의 범죄 사건으로 말미암아 현실화되고
말았다(7:24-26;Maxwell). 원래 한 개인의 죄는 그 자신만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의 유기체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일
개인의 죄는 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 영향을 미쳤다.
=====6:19
은금과 동철 기구 - 레 27:29의 '헤렘'(cherem) 규정에 따라 모든 여리고 거민과
가축들은 진멸의 대상이었으며(21절), 성읍 안의 모든 재산도 소각되어야만 했다(24
절). 그런데 금, 은, 동, 철 등의 금속만 예외적으로 '여호와의 곳간', 즉 '성막'에
보관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민 31장에도 나타나 있는데,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이 특별
히 금속을 보관한 이유는, 분명치는 않으나 아마 다윗이 전쟁에서 노획한 금속과 쇠붙
이를 성막 곳간에 보관했다가 솔로몬의 성전 건축 때 사용한 것으로 보아(삼하 8:11;
왕상 7:51; 대상 29:2), 이 당시에 보관된 금속도 성막용으로 준비된 것이라고 추측해
불 수 있다(Matthew Henry).
여호와께 구별될 것이니 - '구별될 것'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코데쉬'(* )는
'거룩하게 하다', '신성한 것으로 구별하다'란 뜻의 '카다쉬'에서 유래된 말로, 곧 평
범한 것이나 속된 것과는 완전 구별되어 온전히 하나님께 바쳐진 것을 뜻한다(레
10:10; 겔 22:26).
=====6:20
이에 백성은...크게 소리질러 - 여기서는 5절에서 주어졌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
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Galvin). 히 11:30에서는, 성(城)이 무
너지게 된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믿음 때문이라고 말함으로써 이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Woudstra, Velde).
성벽이 무너져 내린지라 - 앞의 문구에서 말씀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순종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이 문구에서는 약속 이행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하신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Calvin). 실로 여리고 성의 멸망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믿음에 의한 것인 동시
에 하나님의 능력에 의한 것이다. 한편, 성서 고고학적으로 파괴된 여리고 성읍에 대
한 발굴 작업은 가스탕 교수(prof, John Garstang) 팀의 발굴 작업(1930-1936)과 캐넌
여사(Miss Kathleen Kenyon) 팀의 발굴 작업(1952-1958)으로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
다. 비록 가스탕 교수가 파괴된 연대를 B.C. 1400년 경으로 캐넌 여사가 B.C. 1500년
경으로 달리 추정하고는 있으나, 여하튼 여호수아 시대를 즈음하여 파괴된 것으로 추
정되는 여리고 성터에서는 여러 가지 집기류(什器類)를 비롯하여 무너진 많은 건물 파
편들 및 불에 타고 금이 간 많은 벽돌들이 발굴되었다. 그리고 성의 몰락 원인도 지진
등으로 인한 큰 진동인 것으로 판명되었다(Garstang, J. The Story of Jericho ;
Kenyon, K. Digging up Jericho). 결국 이 모든 고고학적 발굴 결과는 성경의 사건들
이 모두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라는 사실을 생생히 입증해 준다.
=====6:21
성 중에 있는 것을 다 멸하되...칼날로 멸하니라 - '멸하다'의 히브리어 '하람'(
* )은 '철저히 파멸시키다'를 뜻한다<17절>. 한편 신 7:2; 20:16, 17의 규정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진멸하도록 설정한 대상은 가나안 거민들 뿐이고, 또 실제로 가나
안 동편 땅의 시온과 옥의 성읍을 정복할 때에도 그렇게 하였다(8:26, 27; 10:28; 신
2:34, 35; 3:6, 7). 그런데 여리고 성의 정복에서는 거민 뿐 아니라 가축과 노략물까
지 모조리 진멸하였는데, 그이유는 여리고 성은 가나안의 첫번째 성읍, 곧 가나안의
첫 열매로서 하나님께 전적 구별되어 바쳐져야 했기 때문이다(Calvin, Keil). 그리고
진멸할 때 칼날로 진멸한 것은 신 13:15의 규례에 의거한 것이다.
=====6:22
맹세한 대로...이끌어 내라 - 정탐꾼들은 여리고를 탐지할 때 라합에게 은혜를 입
은 대가로 이스라엘 군대가 여리고를 정복할 때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을 살려주기로
여호와의 이름으로 약속했었다(2:12-21). 이제 정탐꾼들은 자신들의 정탐 사실이 누
설되지 않았으므로(2:14, 20), 자신들의 맹세한 대로 라합과 그 일가 친족들을 구출할
의무가 있었다.
=====6:23
정탐한 소년들 - 여기서 '소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아르'(* )는 '어린
남자 아이', '소년', '젊은이' 등의 뜻을 모두 포함 하지만, 두 정탐꾼의 대담한 활약
상으로 미루어 보아 이들은 어린 소년이라기 보다는 분명 20세가 넘는 담대한 청년들
이었을것이다. 70인역(LXX)도 이들을 '호이 듀오 네아니스코이'(*
)라고 하여 '두 젊은이'임을 밝혀 주었고 영역본 KJV, RSV, NTV 등도
모두 '소년들'(boys)로 번역하지 않고 '젊은이들'(young men)로 번역하여 같은 입장을
취했다.
이스라엘 진 밖에 두고 - 여기서 '밖'(outside)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미후츠'(
* )는 일반적으로 '집이 없는 바깥 장소'를 가리킨다. 사실 라합과 그 가족들
은 이방인으로서의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언약 백성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얼마동안 '이스라엘 진(陣)' 밖에 머무를 필요가 있었다(민 5:3; 신 23:14).
이처럼 기생 라합이 언약 백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 사실은 후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말미암아 이방의 세리와 창녀들이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것에 대한 예
표이기도 했다(pierson).
=====6:24
불로...사르로 -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사라프(* )는 번제(레 4:12), 인신
제사(렘 7:31), 처형의 경우(레 20:14; 21:9) 등에 사용되었는데, 본절에서는 성읍의
파괴에 사용되었다(Harris). 한편 여리고 성을 불사른 것은 '성읍과 그 탈취물 전부를
불사르라'는 신 13:16의 규례에 의한 것이다.
=====6:25
그가...이스라엘 중에 거하였으니 - 라합 및 그 가족은 얼마 후(7일; 민 32:19) 이
스라엘 백성의 일원이 되었다. 특히 라합은 후일 유다 족장 살몬과 결혼하여 다윗의
조상 보아스를 낳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그 이름이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된
다(마 1:5). 이처럼 비록 그 신분은 이방인이었으나 믿음으로 행동함으로써(히 11:31;
약 2:25), 결국 그녀의 가계(家系)는 구속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복된
계열에 속하게 된 것이다(마 1:5, 6, 16).
오늘날까지 - 이 말은 여호수아서가 기록될 때까지를 뜻하는 말로, 여호수아서가
여리고 진멸 사건이 있은지 얼마되지 않은 때에 기록되었음을 보여 주는 동시에
(Velde, Keil), 또한 여호수아서가 기록될 당시에 라합이 아직 생존해 있었음을 보여
준다(Goslinga).
=====6:26
일어나서 건축하는 자 - '일어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쿰'(* )은 물론 단
순히 일어나는 것도 뜻하지만, 본장과 같은 군사적 문맥에서는 흔히 전쟁을 위한 준비
(삿 7:15)나 전쟁 수행(출 2:17)등을 뜻한다(Coppes). 그리고 '건축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바나'(* )는 성읍의 요새화 작업과 관련하여 자주 사용되는 낱말로(왕
상 15:17; 대하 11:5;14:6), 단순히 일반 집을 짓는 것을 뜻하지 않고 성을 요새(要
塞)로서 튼튼히 세우는 것을 뜻한다. 이 사실은 뒤이어 나오는 '(성의 기초를 쌓으며
', '(성의)문을 세우고'라는 문구를 통해 더욱 분명해진다(Keil & Delizsch, Vol. II.
p. 73).
저주를 받을 것이라 - 파괴된 여리고 성을 재건하는 자는 저주를 받게 되리라는 이
선언은 신 13:16의 규례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즉 그 규례에는 불살라 진멸된 성은
영영히 무더기가 되어 다시는 건축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 기초...장자...계자를 잃으리라 - 본절에서 선포된 여호수아의 이 예언적 저주
는 후일 아합 왕 때(B.C. 870년경) 실제로 벧엘 사람 히엘에게서 일어났다. 즉 히엘은
여리고를 견고한 성읍으로 다시 재건하려고 여리고 성의 터를 쌓다가 맏아들 아비람을
잃었고, 성문을 세울 때에 막내 아들 스굽을 잃었던 것이다(왕상 16:34; Keil,
Maxwell, Velde, Campbell, Woudstra, Fay). 실로 그 사건은 하나님의 뜻에 불복하는
자의 결과가 어떠한가를 잘 보여 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Calvin). 한편 여기서 '계
자(季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차이르'(* )는 '가장 적은', '나이가 어린'이라
는 뜻이다. 그러므로 성경상에서 이 '차이르'는 창 25:23에서 '어린 자'로, 창 48:14
에서는 '차자'로 번역되기도 했으나, 실제로 이 예언이 성취된 왕상 16:34에서는 '말
째 아들'로 번역되었다. 또한 KJV, RSV, NTV, 공동 번역 모두 '막내 아들'(the
youngest son)로 번역하였다. 한편, 혹자들은 여기 여호수아의 저주를 보다 확대 해석
하여 장자는 성의 터를 쌓을 때에, 막내 아들은 성의 문을 세울 때 잃을 것이며, 나머
지 그 사이의 자식들 역시 그 중간 단계의 작업 진행 중 모두 잃을 것이라고 해석하기
도 했다(Masius, Munsterus).
=====6:27
명성이...퍼지니라 - '여호수아와 함께 하심으로 그를 형통케 하실 것'이라는 하나
님의 약속(1:5-7)이 성취되고 있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요단 도하(渡河) 사건이 여
호수아로 하여금 이스라엘 민족에게 높임을 받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면, 여리
고 함락 사건은 여호수아를 가나안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공포스런 존재가 되게 하기에
충분했다(Matthew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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