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제9장 주석(요약자; 인내로 결실하는 자)
=====9:1
사울의 집에 오히려 남은 사람이 있느냐 - 다윗 왕이 이처럼 사울 가문에 대하여
관심을 표명하게 된 때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분명치 않다. 때문에 혹자들 간에는 이
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논란이 있다. (1)혹자는 이스보셋이 암살당한 직후(4:5-12)였
을 것이라고 주장한다(Thenius).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그때는
다윗이 통일 이스라엘 왕국을 이루기(5:1-3) 전으로서 고작해야 므비보셋(4:4)이 13세
에 불과한 때였기 때문이다(2:10, 11;5:5). 그러나 본문은 므비보셋이 젊은 아들을 둔
장성한 성인임을 밝히고 있으니(12절) 이치가 맞지 않는 것이다. (2)또 다른 학자들은
이스라엘과 블레셋 간의 길보아 전투(삼상 31장)가 있은 지 약 20여년이 지난 때 곧
다윗의 40년 통치 기간 중, 중반기 때(5:4, 5)의 일일 것이라고 주장한다(Pulpit
Commentary). 왜냐하면 길보아 전투 당시 므비보셋은 고작 5세에 불과했으나(4:4) 지
금은 어엿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있기 때문이다(12절). 따라서 지금 므비보셋의
나이는 아무리 적게 쳐도 20세는 넘었음이 분명한 것이다. 한편 이때는 다윗이 어느
정도 이스라엘을 안정 궤도에 올려 놓은 때이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본 견해를 지
지한다(Keil & Delitzsch, Lange, Matthew Henry). 즉 그들은 모두들 그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강력한 통일 이스라엘 왕국 건설에만 전념했던 다윗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권
에 들어서자 그 옛날 절친했던 친구 요나단과의 언약(삼상 20:14, 15, 42)을 기억했을
것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3)한편, 러스트(Rust)는 이 사건이 21장에 기록된 기
브온 사람들의 보복 사건 이후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한다. 즉 과거 사울 왕은 이스
라엘을 위한 지나친 열심으로 기브온 사람들을 무참히 학살한 적이 있었다(21:1). 그
런데 이제 시대가 바뀌자 기브온 사람들이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다윗에게 사울 왕의
아들들의 생명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21:7에 보면, 다윗은 그때 므비보셋을 아
껴 그를 그들에게 내어주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곧 므비보셋이 이 사건 이전
부터 다윗의 보호를 받았다는 분명한 증거가 된다. 그러므로 러스트(Rust)의 견해는
근거없는 것이 되고 만다.
내가 요나단을 인하여...베풀리라 - 다윗이 이처럼 사울의 후손, 그것도 특별히 요
나단의 후손을 찾아 선대(善待)하려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였다. 즉 첫째, 요나단
은 다윗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이었기 때문이다(삼상 18:3, 4;19:1-3;20:4-42). 둘째,
다윗은 요나단 생전에 그의 가족을 보호해 주기로 언약한 바 있기 때문이다(삼상
20:14, 15, 42). 아무튼 다윗이 은혜를 베풀기 위해 사울 가문의 남은 자를 찾고 있음
은 요나단과 다윗 간의 우정이 죽음 이후에도 계속될 만큼 깊고도 성실한 것이었음을
증거해 준다(삼상 18:1-3;20:42).
은총 - 구약에서 은총 또는 은혜에 해당하는 말로는 '헨'(* )과 '라촌'
(* ), '헤세드'(* ) 등이 있다. 이 중 '헨'(* )은 단순히 '즐겁고
아름다운 것'을 의미하며, '라촌'(* )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호의'
를 의미한다. 그러나 본절의 은총에 해당하는 '헤세드'(* )는 이와는 달리 언
약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2:6 주석 참조. 즉, 이 말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언약(출 19:
5, 6)대로 택한 백성에게 부어 주시는 것과 같은 풍성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출
15:13;20:6;34:6;신 5:10, The Interpreter's Bible).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서
다윗이 지난번 요나단과의 언약을 기억하고 그의 후손에 대한 지극한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삼상 18:3;20:8, 42).
=====9:2
사울의 종...시바 - 종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에베드'(* )는 그 당시 사회에
서 가장 비천한 자를 의미한다. 한편, 사울의 종 시바(Ziba)는 훗날 압살롬의 난을 피
해 유랑길에 나섰던 다윗에게 자기의 주인 므비보셋을 모함하고선 그 재산을 차지하
는데 이로써 그가 간특(奸慝)한 자였음을 알수 있다(16:1-4;19:24-30).
=====9:3
하나님의 은총 - 이는 곧 다윗이 요나단의 후손에게 베풀고자 하는 은총이 하나님
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의미한다. 즉 이제 다윗은 하나님께서 지금껏 자신에게 베풀어
주신 은총을 기억하고 그도 타인에게 그 같은 은총을 베풀려 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다윗이 요나단과 맺은 맹세가 곧 하나님을 증인으로 삼은 것이었는바(삼
상 20:14, 15, 42) 이제 그 하나님 앞에서 맹세한 대로 신실히 이행하려 한다는 의미
도 지니고 있다(Matthew Henry's Commentary, Vol. II, p. 489). 즉 다윗은 사울 가문
에 은총을 베풀려는 것은 비록 자신이지만 은총을 베풀도록 자신을 주장하신 이는 오
직 하나님이심을 이 말을 통해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무슨 일에서든 먼저 하
나님께 영광 돌리기를 잊지 않는 아름다운 하나님 제일주의의 신앙자세가 아닐 수 없
다(고전 10:31).
요나단의 아들...절뚝발이 - 므비보셋(Mephibosheth)을 가리킨다(6절). 그는 다섯
살때에 사울과 요나단의 전사 소식을 듣고서 급히 도망하던 유모의 팔에서 떨어져 불
행히도 절뚝발이가 되었었다(4:4). 한편 본장에는 므비보셋이 절뚝발이란 사실이 두
번이나 언급되고있다(13절). 이는 곧 더 이상 사울 가문에 희망이 없음을 의미함도 있
지만(4:4 주석 참조) 여기서는 무엇보다 므비보셋이 절뚝발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친
아들처럼 사랑한 다윗의 사랑과 인격을 강조하기 위함이다(11절). 그런데 이는 오늘날
영적 절뚝발이와 같은 우리들에게도 그리스도와의 언약을 기억하고선 영생의 축복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시사해 주기에 충분하다(사 36:5;렘 31:8;요 3:16; 엡
2:12, 13;히 12:12).
=====9:4,5
로드발 - 이곳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17:27에 의하면 로드발
(Lo-debar)은 요단 강 건너편 마하나임 부근의 한 성읍이었을 것이다. 혹자는 이곳이
수 13:26에 언급된 '드빌'(Debir)이라고도 주장하는데 확실한 증거가 없다(Keil &
Delitzsch). 한편 '로드발'(* )이란 말은 '목초가 없는'이란 뜻으로서 그곳
은 일종의 황무지와 같은 척박한 지역이었음을 시사해 준다.
마길 - 그의 이름이 17:27에도 언급되어 있는데, 거기에서 그는 압살롬의 난을 피
하여 마하나임에 도착한 다윗과 그의 종자들에게 후히 선대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런 사실을 통해 볼 때 마길(Machir)은 곤경에 처한 자를 돌볼 줄 아는 사랑의 정신
을 지닌 자이자 그에 필요한 재물도 넉넉히 지녔던 자임을 알 수 있다.
=====9:6
므비보셋 - 본명은 '므립바알'(Meribbaal)이다(대상 8:34). 그러나 '바알'이란 말
이 이방 신의 이름이란 이유로 이는 후대에 '므비보셋'으로 개명(改名)되었다. 4:4 주
석 참조.
주의 종 - 이처럼 므비보셋은 자기를 가리켜 다윗의 종이라고 겸허한 자세를 취하
였다. 여기서 '종'이란 이미 앞에서 나온 '에베드'(* )로 '노예'를 의미한다. 2
절 주석 참조. 즉 므비보셋은 다윗에 대하여 자신을 노예와 같이 완전히 자유가 없는
자로 칭하였던 것이다.
=====9:7
무서워 말라 - 왕위에 오르면 일단 정적(政敵)과 그 일가 친족들을 모조리 진멸하
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한 일반적 관례이다. 따라서 므비보셋은 그 같은 관습에 따라
다윗 왕이 자기를 죽이지 않을까 염려하였을 터인데 본절은 바로 그러한 므비보셋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려는 다윗의 애정어린 분부이다(Keil, Lange).
사울의 밭을 다 네게 도로 주겠고 - 사울의 밭은 기브아에 있던 그의 사유지를 의
미하는데(삼상 10:26) 아마도 이 말은 그 동안 시바가 관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따
라서 다윗의 이러한 약속은 간교한 시바에게는 큰 실망거리였겠으나 마길의 집에 숨어
살던 므비보셋에게는 더 없는 기쁨이었을 것이다.
내 상에서 먹을지니라 - 이말의 의미는 이중적으로 볼 수 있다. 즉, 이말은 말 그
대로 다윗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말은 또한 상호간의 아름다운
교제를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시 69:22;128:3;단 11:27). 따라서 이 말은 다윗과 므
비보셋이 함께 식사를 나누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서로 아름다운 교제의 왕래가
있을 것을 뜻하기도 한다(Rust).
=====9:8
죽은 개 같은 나 - 유대인들은 개를 멸시하였다(출 22:31;삼상 17:43;24:14;왕하
8:13;시 22:16, 20). 더구나 '죽은 개'란 시체를 의미하는데 모세 율법에서 시체는 아
주 부정한 것으로 간주하여 가까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레 22:4). 따라서 본
절은 가장 보기싫고 하찮은 인간을 비유한 말임을 알 수 있다. 3:8 주석 참조. 한편
이처럼 므비보셋이 자신을 극도로 비하시켜 표현한 것은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
을 것이다. (1)다윗 왕의 큰 은혜에 감격하였기 때문이다. (2)또한 그 자신이 다윗 왕
의 은혜를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임을 알았기 때문이다(Keil, Lange).
=====9:9
아들 - 여기에서 아들은 손자(grandson)를 의미한다. 즉 므비보셋은 요나단의 아들
로서 사울의 손자인 것이다. 히브리인들은 아들이나 손자를 모두 '벤'(* )이란
말로 표현한다.6:3 주석 참조.
=====9:10
네 주인의 아들을 공궤하라 - 여기서 '아들'이란 말은 므비보셋 한 개인을 의미한
다기 보다는 아내와 자식들을 거느리고 있는 한가족의 대표자 므비보셋을 의미한다고
보아야한다. 왜냐하면 므비보셋 개인은 다윗과 한 식탁에서 식사를 하도록 되어있
는바(7, 13절) 시바가 공궤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절의 실제적인 의미
는 '네 주인의 가족들을 공궤하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Keil, Lange).
시바는...종이 스물이라 - 본절은 적어도 다음 두가지 사실을 시사해 준다. (1)시
바가 므비보셋과 그 가족을 공궤하기 위하여 밭을 경작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노동
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Lange, Matthew Henry). (2)사울의 종 시바가 그 동안
사울의 유산 중 상당 부분을 유족(遺族)에게 돌리지 않고 착복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Pulpit Commentary). 시바의 이 같은 사악하고 간교한 성품은 후에도 여실히 나타난
다(16:1-4;19:26, 29).
=====9:11
므비보셋은...먹으니라 - 이와 똑같은 구절이 본장에서 모두 4회나 반복되어 있다
(7, 10, 13절). 이는 본서 저자가 요나단과의 언약(삼상 20:14, 15, 42)을 철저히 이
행하는 다윗의 의리와 사랑을 잘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록한 것임에 분명하다.
한편, 혹자는 다윗이 이처럼 므비보셋을 선대한 이유에 대하여 다윗이 므비보셋의 세
력을 처음부터 견제하기 위해 그를 자기 가까이에 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Hertzberg). 그러나 그 같은 주장은 본서 전체에 나타난 다윗의 인품과는 너무나도
상반된 것이다.
=====9:12
젊은 아들...미가 - 여기서 '젊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카톤'(* )은 정확
히 어떠한 연령층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대개 나이 어린 층을 지칭하
는 것으로 보면 무난하다. 한편 이러한 므비보셋의 아들 미가(Micha)는 후에 많은 자
손들을 갖게 되며 이 자손들은 이스라엘의 용사(勇士) 및 지도적인 인물들이 되었다
(대상 8:35-40;9:40-44).
=====9:13
그는 두 발이 다 절뚝이더라 - 므비보셋의 약점과 그에 대한 다윗의 은혜를 서로
대조시키고 있는 구절이다. 즉 이와 같이 본서 저자는 이 둘을 대조시켜 놓음으로써
므비보셋에 대한 다윗의 사랑이 극진하며 또한 헌신적인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The Interpreter's Bible). 3절 주석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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